[제약사 회사채 리뷰]발행 꾸준했던 녹십자·광동, 이자비용 아꼈다③녹십자 올해만 2000억 조달…채권시장 수요 재확인 및 인지도 UP
심아란 기자공개 2021-06-29 07:57:47
[편집자주]
국내 제약사들이 2018년을 기점으로 자금 조달 수단으로 회사채를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업 기반이 약한 바이오 기업들이 증자, 메자닌 등에 의존하는 것과 차이가 난다. 일정 등급 이상의 신용도를 보유한 제약사들은 레버리지 확대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분위기다. 저금리 기조를 기회로 삼아 자금 조달처를 넓히는 효과도 있다. 더벨이 국내 제약사의 회사채 발행 현황을 짚어보고 각 사별 특징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8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3년 사이 공모 회사채 시장을 주기적으로 찾은 제약사들은 이자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 녹십자와 광동제약이 대표적이며 꾸준한 회사채 발행으로 자본시장 소통 창구를 확보하고 시장 내 인지도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 제약사는 녹십자, 광동제약, 보령제약, 동아쏘시오홀딩스, HK이노엔, 대웅제약, 한미약품, 한독 등 총 8개사다.
이들 업체 중 녹십자와 광동제약은 꾸준히 차환 발행을 이어가며 이자비용 부담을 덜어내고 있다. 2019년 이후 회사채 시장에 데뷔한 보령제약, 동아쏘시오홀딩스, HK이노엔은 올해까지 만기 도래하는 사채가 없다.
녹십자의 경우 올해 3년물 1200억원, 5년물 800억원 총 2000억원어치 회사채를 찍었다. 기존에 1000억원을 목표로 했으나 투자 수요가 몰리며 발행 물량을 늘렸다. 발행금리도 개별 민평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3년물은 1.657%, 5년물은 2.304%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은행 단기차입금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상환에 투입할 방침이다. 기존 차입금 이자율이 1.7%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비용 부담은 줄였다. 회사채를 발행해 차입 기간을 늘려 재무 구조의 안정성도 높였다.
광동제약도 올해 220억원 규모의 3년물 회사채를 발행했다. 3년 전 회사채 시장에 데뷔한 이후 두 번째다. 이번 회사채 금리는 1.8%대에서 결정됐다. 일부 자금은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를 상환하는 데 투입했다. 기존 회사채 금리는 2.9%대로 이자율을 100bp 이상 낮추는 데 성공했다.
올해 첫 회사채 발행을 앞둔 종근당홀딩스도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종근당홀딩스는 내달 만기 3년짜리 5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있다. 24일 이뤄진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이 넣은 주문액은 1900억원을 초과했다. 투자 수요에 힘입어 발행 금리는 1.9%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언급된다.
종근당홀딩스도 회사채 발행으로 마련한 자금을 은행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기존 차입금의 이자율이 2%대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비용 부담은 낮아진다.
시장 관계자는 "제약사의 꾸준한 회사채 발행이 이어진다면 기관투자자의 유니버스(투자 가능 회사채)가 커질 수도 있다"라며 "발행 과정에서 투자자 대상 IR을 통해 회사 인지도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과 한미약품은 2019년 이후 회사채 시장에 발길을 끊었지만 과거에는 꾸준한 발행으로 비용 부담을 줄여 왔다. 대웅제약의 경우 2013년 이후 매년 회사채 시장을 찾던 단골 이슈어다. 2018년에 2% 중반에서 결정됐던 회사채 이자율을 이듬해 차환 발행을 통해 2%대 초반까지 끌어내렸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은행 대출을 중심으로에 단기 차입에 주력하고 있다. 작년 말 연결기준 단기차입금은 571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에 94억원, 2018년에 75억원이던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게 불어난 규모다.
한미약품도 2018년 공모 회사채 발행을 재개하며 2년 연속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마련했다. 발행 빈도수를 늘리며 최대 3% 초반에 이르던 이자율을 2% 초중반대까지 떨어뜨렸다.
다만 한미약품은 대웅제약과 마찬가지로 회사채 상환과 함께 단기 차입 규모를 늘리고 있다. 한미약품의 작년 말 단기차입금 규모는 2381억원으로 2019년 2131억원, 2018년 2015억원과 비교해 증가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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