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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CXO체제 개편 '과도한 겸직' 풀리나 특정임원에 권한·책임 집중…성과기준 투명화도 핵심

원충희 기자공개 2021-06-29 08:02:31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8일 1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가 최근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계기로 CXO체계 개편을 추진키로 했다. 그간 빠른 의사결정을 우선시 해 C레벨 임원에 집중시킨 권한과 책임을 분산하는 게 골자다. 이번 기회로 C레벨 임원들의 과도한 겸직구조가 해소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네이버는 C레벨 임원 4명을 중심으로 책임리더(조직장, 임원)와 휘하 리더(부서장)로 구성된 조직체계를 갖고 있다. C레벨에는 한성숙 대표(CEO)와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 채선주 최고소통책임자(CCO)가 있다.

그 밖에 주요 사업부문을 묶어 사내독립기업(CIC)으로 운영되는 조직이 8개 존재한다. 각 CIC의 총괄임원은 대표이사란 호칭으로 불리며 하나의 별도 회사처럼 움직인다.

이런 체제로 인해 C레벨 임원과 책임리더, CIC 대표들에게 상당한 권한과 책임이 집중된 구조다. 특히 C레벨 임원들은 여러 계열사 보직도 겸하는 상태다. 최근 직원 자살사건과 연루된 최 COO의 경우 네이버 안의 비즈 CIC(광고사업) 대표는 물론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와 더불어 네이버I&S, 네이버랩스, 네이버클라우드 등 계열사 보직까지 10여개가 넘는 직책을 겸하고 있다.

박상진 CFO도 스노우, 웍스모바일, 네이버제이허브(Naver J. Hub), 네이버 차이나, 스노우재팬, 네이버클라우드 유럽, 웹툰엔터테인먼트 등의 이사를 겸직 중이다. 채선주 CCO도 비슷한 상황이다.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엔 더 없이 적합한 형태이나 소수 임원에게 권한과 책임이 쏠리면서 전횡이 가능하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기업조직 전문가는 "네이버는 속도와 효율성을 중시해 소수 경영진이 문어발식 겸직을 하는 형태"라며 "이는 조직이 신속하고 빠르게 움직이는데 효과적이지만 특정 소수임원 중심으로 견제되지 않는 이너써클이 형성되기 쉬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이사회 역시 이번 직장 내 괴롭힘 사태의 근본적 요인이 조직 체제임을 자각하고 새로운 체계와 리더십을 구축키로 했다.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연말까지 조직개편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노조는 사측만의 TF가 옥상옥 구도를 만들 뿐이라며 근로자대표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조직개편은 기본적으로 4명의 C레벨 임원에게 집중된 권한과 책임을 분산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과도한 겸직체제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아울러 인사고과,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부여, 조직편제 등 소수 임원이 재량껏 할 수 있던 권한도 시스템으로 투명화시키는 방안이 고민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앞서 2017년 임원 제도를 폐지했다가 2019년 3월 책임리더란 이름으로 부활시킨 바 있다. 내부에선 조직장으로 불리는 직책으로 인사평가권을 갖고 있다. 네이버 노조가 책임리더의 위계에 취약해지는 현 구조를 개선키 위해 성과급 기준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조직개편 계획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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