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몸값 최대 50% 깎는다…거품 논란 대응 '승부수' 공모가 적용 할인율 21.51~48.49% 제시…금융감독원 심사 문턱 넘는 카드 될까
최석철 기자공개 2021-07-06 13:34:43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5일 1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페이가 기업가치에 적용하는 할인율을 역대급에 가까운 수준으로 책정했다. 공모가 밴드 상단을 결정짓는 할인율은 약 20%로 통상적인 수준이지만 밴드 하단을 결정하는 할인율은 50%에 가깝게 제시했다. 최근 5년간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IPO 기업 중 최대치다.뜨거운 공모주 시장의 투심과 카카오페이의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감안하면 의외의 선택이다. 최근 대형 IPO를 중심으로 공모가 거품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만큼 시장 친화적인 공모가 밴드 하단을 제시해 시장의 온전한 평가를 받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5년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할인율 최대...할인율 상·하단 폭 27%p
5일 카카오페이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번 IPO 희망 공모가 밴드는 6만3000~9만6000원으로 책정됐다. 전체 공모금액은 1조710억~1조6320억원이다. 이는 할인 전 기업가치 16조6192억원에 할인율 21.51~48.49%를 적용한 수치다.
일반적으로 IPO 기업은 산정한 기업가치에 20~30% 수준의 할인율을 적용한 공모가 밴드를 제시한다. 상장 이후 주가 상승여력을 남겨둬 공모주 투자자의 수익률을 일정부분 보장해주기 위해서다.
최근 5년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44곳(이전상장과 리츠상장 제외)의 평균 평가액 대비 할인율 역시 19.06%~31.01%다.
다만 이번 카카오페이의 할인율의 경우 통상적인 수준과 비교해 공모가 밴드 하단이 크게 내려간 모습이다. 최대 할인율이 48.49%에 달해 사실상 기업가치의 절반 가까이를 할인했다. 절대 값 기준으로도 두산밥캣(40.90~48.10%)을 제치고 역대 유가증권시장 IPO 기업 중 가장 큰 할인율이다.
특히 카카오페이와 주관사단이 제시한 이번에 할인율의 하단과 상단의 폭은 27%p에 달한다. 밴드 상단은 그대로 둔 채 하단만 내렸기 때문이다. 이는 역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발행사 중 최대 차이다. 최근 5년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이 제시한 평균 할인율의 상하단 격차는 13%p다.
조 단위 공모를 진행하는 발행사의 경우 할인율 폭을 키워 공모가 밴드를 넓히는 사례가 종종 있다. 하지만 다른 대형 딜과 비교해도 이번 카카오페이의 할인율 폭이 두드러지게 크다.
과거 조 단위 IPO기업이 제시한 할인율을 살펴보면 2017년 ING생명 1.25~22.24%(20.99%p), 2020년 SK바이오팜 18.05~39.79%(21.74%p), 2021년 SK바이오사이언스 20.99~40.44%(19.45%p), SK IET 19.58~40.26%(20.68%p) 등이다.
◇넓어진 공모가 밴드, 시장 가격 결정 기능 작동 여지...100% 균등배정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기업의 경우에는 할인 전 기업가치에 50% 내외의 할인율을 적용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공모주 시장이 좋지 않거나 전통적 산업군에 속해 투심을 이끌어내기 쉬비 않을 때 낮은 몸값을 제시해 IPO 흥행을 이끌어내는 수순이다.
반면 카카오페이의 경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대형 IPO인 데다 올해 공모주 시장의 투심이 뜨겁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아울러 카카오페이가 영위하는 금융 플랫폼 산업의 경우 미래 성장성에 대한 이견은 거의 없다.
이에 최근 대형 IPO 딜이 연거푸 공모주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거나 금감원의 정정 요구를 맞고 있는 만큼 이를 피하기 위한 카드라는 해석이 나온다. 공모가 밴드 폭을 넓혀 시장의 가격 결정 기능에 따라 적정 공모가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할인율 48.49%를 적용한 밴드 하단 기준 카카오페이의 예상 시가총액은 8조5605억원이다. 당초 시장에서 카카오페이의 몸값으로 예상했던 10억원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시장 친화적인 몸값과 자체적으로 산정한 적정 몸값을 아우르는 공모가 밴드를 시장에 내놓고 냉정한 평가를 받는 수순이다.
아울러 카카오페이가 국내 최초로 일반 청약자 몫의 공모주 물량을 100% 균등배정하기로 한 것 역시 금감원의 심사 문턱을 넘는 데 긍정적 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누구에게나 이로움 금융’이라는 카카오페이의 기업 철학과 결이 맞는 것은 물론 다수의 투자자에게 기회를 주면서 시장 친화적인 제스처를 취할 수 있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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