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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선 롯데 화학]화학 선두주자 향한 시선, '기다림'에서 '우려'로①M&A 타이밍 실기 지적...신사업 리드 역할 부재

박기수 기자공개 2021-07-12 11:34:33

[편집자주]

현대석유화학 대산공장과 KP케미칼, 삼성정밀화학과 삼성SDI케미칼 등 초대형 매물들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려온 롯데 화학BU의 위상에 업계의 의문 부호가 달리고 있다. 석유화학시장에서 함께 경쟁하던 동종업계 업체들이 하나 둘씩 신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와중에 롯데 화학의 신사업은 선명도가 떨어진다는 시선이 짙다. 2010년대 국내 화학업계의 상징적 존재로 거듭난 롯데 화학이 10년 뒤에는 어떤 모습으로 남아있을까. 롯데 화학의 사업 현주소와 신사업 전략, 계열사 별 재무 속사정 등을 더벨이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7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계 5위 롯데그룹에서 매출 60% 이상을 내고 있는 사업은 화학이다. 전통적인 유통 강자 이미지가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 재무적 성과 측면에서 볼 경우 화학이 가장 중요한 사업이라고 봐도 무방한 셈이다.

그 중심에는 롯데케미칼이 있다. 2021년 1분기 말 연결 기준 자산총계 21조원의 롯데케미칼은 국내 석유화학업계에서 LG화학과 함께 '리더'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석유화학업계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생산능력은 국내·외 공장을 합해 연간 450만 톤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1위다.

이런 롯데 화학 BU(Business Unit)를 둘러싸고 최근 시장이 우려하는 지점은 어디일까. '뚜렷한 색깔'이 없다는 점이다. 롯데 화학을 비롯해 국내 화학업체들은 최근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SK와 LG에는 '배터리'가 있고, 한화에는 '태양광'이 있다. 롯데에는 무엇이 있냐는 질문을 했을 때 답을 곧바로 내놓지 못하는 시장 관계자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롯데 화학이 정말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친환경·ESG·모빌리티·수소 등 현재 재계를 이루고 있는 메가 트렌드를 모두 쫓고 있다.

단적인 예로 올해 초 'Green Promise 2030'을 선언하면서 친환경 목표와 ESG 비즈니스 전략을 공개했다. 2030년까지 친환경 사업에서 매출 6조원을 창출하고, 리사이클 소재를 100만톤 확대해 생산한다는 계획이 골자다.

모빌리티 사업은 롯데 화학BU 계열사에서 '각개전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솔루스첨단소재에 지분투자를 단행했고, 롯데알미늄은 동박을 직접 생산한다. 롯데케미칼 역시 올해 5월 배터리 소재인 '전해액' 사업에 2100억원을 투자했다.

곧이어 SK가스와 함께 합작사를 세우고 기체수소 충전소 건설 및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등 수소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사업 모델을 구축하기로 했다. 우선 JV 설립 후 울산에서 부생수소를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여수와 대산, 울산에서 저탄소 부생수소를 생산하고, SK가스는 자회사 SK어드밴스드에서 부생수소를 생산한다.

이처럼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업계 일각의 우려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롯데 화학이 '선구자'로서 이슈를 선점하기보다는 메가 트렌드를 쫓아가는 '팔로워'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선이 있다.


시장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은 여전히 전통 석유화학업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시장의 지적을 계속해 받고 있다"라면서 "조(兆)원대 투자 계획이 속속 발표되고 있지만 이미 모든 대기업집단 화학사들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을 따라가는 모양새이기 때문에 큰 임팩트를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실제 2~3년 전부터 히타치케미칼 인수전 등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해 확실한 색깔을 지닐 기회가 있었지만 끝내 인수전에서 물러났다. 이후 닥쳤던 석유화학업계 다운사이클에 경영 기조가 더욱 보수적으로 기울었다.

최근 들어 화학업체들이 주목하는 신산업군에 속한 유망 기업들이 모두 몸값이 높아지면서 'M&A 타이밍을 놓쳤다'는 분석도 있다.

롯데 화학BU 내부 사정에 밝은 시장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사업을 찾는 과정에서 유망한 사업들의 몸값이 뛰어 M&A가 더 어려워진 부분이 있다"라면서 "중장기 전략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행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내놓는 것이 롯데 화학이 직면한 숙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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