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League Table]라임·옵티머스 극복, 헤지펀드 설정액 30조 회복했다[헤지펀드/Overview]성장세로 전환, IPO 광풍 뒷받침…KB증권 PBS 1위 고수, 레포펀드 덕
양정우 기자공개 2021-07-13 08:09:46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9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내리막길을 걷던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 부진이 지속되며 무너졌던 30조원 대의 설정 규모를 빠른 속도로 회복했다.물론 환매 중단 쇼크의 여진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하지만 공모주에 뭉칫돈이 몰리면서 기업공개(IPO)를 공략하는 공모주펀드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너도나도 공모주펀드에 뛰어들면서 헤지펀드 설정 규모가 다시 확장세로 돌아섰다.
토종 헤지펀드 시장과 성장의 보폭을 맞춰온 증권사 프라임브로커(PBS) 시장은 KB증권이 선두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본래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3파전 양상이 유지됐으나 2020년 들어 단숨에 1위로 부상했다.
◇설정액 33조, 역성장 기조서 '추세 전환'…교보증권·DS운용, 신규 결성 러시
더벨 헤지펀드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21년 6월 말 한국형 헤지펀드(PBS 사용 기준)의 설정 규모는 32조9829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말 29조6796억원보다 3조3033억원 늘어난 수치다. 시장 규모가 20조원 대로 위축된 지 반년만에 다시 30조원 대를 회복했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한 자산운용사(증권사 인하우스 헤지펀드 포함)는 모두 255곳, 펀드 수는 2654개다. 2020년 말(234곳, 2746개)과 비교하면 하우스 수는 21곳 늘었고 펀드 수는 92개 줄었다. 공모주 투자 열기에 새롭게 문을 연 운용사가 증가했으나 운용 펀드의 수 자체는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신규 헤지펀드를 가장 많이 조성한 건 교보증권 인하우스 헤지펀드다. 총 22개의 펀드를 결성했으나 대부분 레포펀드(Repo)로 집계됐다. 레포펀드의 청산과 결성을 잇따라 단행하는 방식으로 운용자산을 관리하면서 주식형 펀드를 하나둘씩 늘리고 있다.
레포펀드를 제외할 경우 DS자산운용의 공격적 펀드 조성이 두드러졌다. 코스닥벤처펀드를 비롯해 롱바이어스드(Long Biased) 전략 등 각종 헤지펀드를 총 15개 결성했다. 그 뒤를 수성자산운용(13개), 오라이언자산운용(11개), J&J자산운용(11개), GVA자산운용(10개), 씨스퀘어자산운용(10개) 등이 잇고 있다.
신생 자산운용사가 부쩍 늘었지만 공모주펀드를 제외하면 신규 펀드 출시가 녹록치 않은 여건이다. 수탁사인 시중 은행은 트랙레코드가 없는 중소 운용사뿐 아니라 기존 운용사에 대해서도 신규 펀드 설정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이 때문에 그나마 전통자산 내지 공모주펀드를 중심으로 신규 상품이 줄을 잇는 흐름이 지속됐다.
전체 헤지펀드의 연초 이후 단순 평균 수익률은 약 8.45%로 집계됐다. 증시가 V(브이)자로 반등한 2020년 하반기보다 성적이 부진하다. 하지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상반기(1.06%)와 비교해 훨씬 높은 수익률이다. 주식 열기와 IPO 인기가 이어진 덕에 평년을 웃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전체 2654개 펀드 가운데 2017개 펀드가 연초 후 플러스(+) 수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펀드 600여 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수익률이 0%인 펀드는 17개로 나타났다.
◇'따상 열풍' 공모주펀드 전성기 도래…코스닥벤처펀드, 알짜 비히클 '부활'
2021년 상반기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은 공모주펀드가 전성기를 누렸다. 코스닥벤처펀드와 공모주하이일드펀드 등 우선 배당 혜택을 받는 펀드뿐 아니라 일반 공모주펀드도 두각을 드러냈다.
IPO가 타깃인 이들 펀드는 총 837개로 집계됐다. 전년 말(620개)과 비교해 반년여 만에 35% 증가한 수치다. 펀드별 평균 설정액(45억원→67억원)마저 늘어나면서 전체 설정 규모는 2조7858억원에서 5조6158억원으로 2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사실상 전체 헤지펀드 설정액이 30조원 대를 회복하는 데 가장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20년 SK바이오팜을 시작으로 따상(공모가 대비 시초가 2배 후 상한가) 바람이 불면서 웬만한 공모주는 모두 잭팟 수익을 거뒀다. 여기에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조 단위 빅딜이 줄줄이 쏟아지면서 공모주펀드에 할당될 물량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이런 우호적 여건이 조성되면서 운용사마다 공모주펀드에 발 벗고 나섰다.
전체 공모주펀드의 연초 이후 단순 평균 수익률은 11.66%로 집계됐다. 이들 펀드의 수익률은 전체 헤지펀드 시장의 수익률보다 3%포인트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상 릴레이가 이어졌던 지난해(30.05%)보다 수익률이 낮아졌으나 공모주펀드의 매력을 여전히 드러내는 수치다.
공모주펀드 가운데 코스닥벤처펀드는 2019년까지만 해도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며 실패한 '관제 펀드'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 중소형 하우스는 물론 대형사 운용사 입장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알짜 비히클(vehicle)로 자리잡고 있다.
◇'1위 도약' KB증권, PBS 선두 고수…'삼성-NH' 경쟁 구도 주목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되살아나면서 증권사 PBS 계약고도 자연스레 증가세로 돌아섰다.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한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이 모두 PBS 규모를 늘리는 성과를 냈다.
KB증권은 2021년 상반기에도 1위 자리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PBS 전체 설정액이 총 8조4778억원으로 집계돼 2020년 말(7조2147억원)보다 1조원 이상 계약고를 늘렸다. 만년 중위권에 머물다 교보증권 레포펀드를 단번에 10개 이상 수임하면서 선두로 등극했다.
전통 강자였던 삼성증권(6조4113억원→7조5377억원)과 NH투자증권(5조9360→7조1864억원)도 PBS 계약고를 확대했다. 무엇보다 NH투자증권이 7조원 대로 도약하면서 삼성증권과 설정액 격차를 큰 폭으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은 PBS 계약고가 5조4926억원에서 4조877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의 경쟁 구도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무엇보다 '정보 교류 차단(차이니즈 월)' 규제가 완화되면서 증권사마다 독립 조직이던 PBS본부의 편제를 바꾸는 데 한창이기 때문이다. 향후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의 내부 전략 조정에 따라 PBS 비즈니스에 대한 무게감이 뒤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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