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GA 성장전략]하나금융파트너, 혁신 DNA로 GA 업계 '차별화'메타버스·라이브커머스 탑재 플랫폼 개발…GA 3.0 시대 연다
이은솔 기자공개 2021-07-19 13:14:04
[편집자주]
2021년은 독립보험대리점(GA)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해다. 초년도 수수료를 제한하는 일명 '1200%룰' 도입으로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다. GA 채널이 판매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원수보험사들도 저마다 자회사형 GA에 사활을 걸고 있다. GA도 제도권 금융업으로 인정받으면서 조직과 내부통제에 대한 감독 기준도 강화될 예정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을 고민하는 GA들의 성장전략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5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손해보험이 법인보험대리점(GA)을 만든다고 했을 때 업계에서는 고개를 갸웃했다. 다른 보험사들이 앞다투어 단행하는 '제판분리' 개념에 들어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나손보는 설계사가 200여명에 불과한 소형사다. 제판분리를 위해 따로 회사를 만드는 수고를 감행할 이유가 없었다.그럼에도 하나손보는 GA를 세우고 디지털 플랫폼까지 준비 중이다. 오히려 몸집이 작은 소형사기 때문에 판매채널을 획기적으로 혁신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었다. 하나금융파트너는 기존의 GA를 넘어선 3.0 시대를 연다는 목표를 세웠다.
◇메타버스·보이스채팅…차별화된 인슈어테크 플랫폼 '시동'
하나금융파트너는 하나손보의 자회사형 GA로 올해 3월 설립됐다. 과거 더케이손보 출신인 정한섭 상무 등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작년부터 조직을 준비했다. 자회사형 GA는 소속 보험사의 상품만을 취급해야 하는 전속 설계사와 달리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하나금융파트너는 출범과 동시에 첫 수장으로 리치앤코의 마케팅 법인인 리치플래닛의 남상우 대표를 선임해와 눈길을 끌었다. 남 대표는 싸이월드를 서비스하던 SK커뮤니케이션즈와 교육 콘텐츠 사업을 하는 청담러닝을 거쳐 2015년부터 기업형 GA인 리치앤코에서 일했다.
GA 업계의 초기 멤버이자 기업형 GA 중 유일하게 플랫폼에 성공한 리치앤코 출신의 대표를 선임하면서 보험업계에서는 하나손보가 디지털에 특화된 GA를 만들 것으로 예상해왔다. 실제로 남 대표는 선임 직후부터 인슈어테크 플랫폼을 설계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하나금융파트너는 하나금융그룹의 자원을 활용해 보험영역 외로 확장이 가능한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굿리치나 보맵, 보닥 등 타사 인슈어테크 플랫폼을 벤치마킹하는 동시에 고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능을 붙이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대부분의 B2C(Business to Customer) 플랫폼이 갖춘 보험 분석, 청구, 비교 견적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여기에 더해 설계사들이 플랫폼 안에서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프로필 등록 기능을 더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설계사가 자신의 전문분야와 자격증 등을 드러내고 고객이 이를 보고 나와 맞는 설계사를 고를 수 있게 하겠다는 의미다.
◇"GA=Growth Agency"…고객과 구성원 성장 돕는다
하나금융파트너는 GA 3.0을 새로 열겠다는 포부를 다지고 있다. 대형 GA가 등장하며 보험상품을 하나의 브랜드에 국한되지 않고 접할 수 있었던 시기를 1세대로, 디지털 채널을 통해 보험상품 접근성이 향상된 테크지향 GA들이 등장한 시기를 2세대로 정의했다. 하나금융파트너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보험이라는 가치를 기반으로 콘텐츠와 사람들이 만나는 플랫폼으로 3세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GA는 원래 General Agency의 약자다. 하나금융파트너는 GA를 Growth Agency로 새롭게 정의했다.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디지털 GA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제 막 문을 연 하나금융파트너 홈페이지에서도 '탈권위'적인 면모가 드러난다. 팀원 소개 페이지에 들어가면 직원들의 사진과 프로필을 눌러볼 수 있는데, 이들은 연차와 직급에 따라 정렬돼 있지 않고 랜덤으로 섞여있다. 남 대표는 네 번째 줄에, 정한섭 경영지원본부장은 다섯 번째 줄에 가서야 나타난다.
직원들은 스티브, 에밀리 등 영어 이름을 하나씩 갖고 있다. 남 대표이사의 이름은 마틴이다. 직원 한 명 한 명을 클릭하면 이들의 사진과 소개 문구, 커리어를 확인할 수 있다. 거대한 기업의 부품이 아니라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전문가로서 존중한다는 표현이다.
하나금융파트너는 내년 플랫폼 론칭에 발맞춰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설계사 리크루팅에도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손보의 전속 설계사는 현재 200명대로 업계 하위권이다. 전신인 더케이손보가 그동안 자동차보험을 주로 판매했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은 설계사 없이 고객이 온라인으로 직접 가입하는 다이렉트채널과 텔레마케팅(TM) 채널로 판매됐다.
하나손보의 기존 설계사 조직이 매우 적기 때문에 오히려 하나금융파트너가 시작과 동시에 새로운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게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기존 설계사들의 문화가 확고하면 디지털이나 플랫폼에 적응시키기 쉽지 않다. 작은 조직이라는 약점을 강점으로 바꿔서 다른 보험사나 GA들이 제대로 하지 못했던 혁신을 구현하겠다는 포석이다.
남상우 하나금융파트너 대표는 "메타버스, 보이스채팅 등 새로운 기능을 탑재한 금융 플랫폼을 준비중"이라며 "플랫폼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고객과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젊은 설계사들을 유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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