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최태원 회장의 인스타그램 thebell desk

최명용 기자공개 2021-07-16 08:08:44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5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야근. 설정아님
최태원 SK 회장의 인스타그램이 화제다. 야근하는 모습도 올리고 반려묘의 애교도 찍어 올렸다. 지인들과 어울려 식사를 하는 모습에, 소파에 기대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일상을 소개했다. 재벌 총수의 소탈한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묘한 쾌감을 선사한다. 재벌도 우리와 비슷하구나, 삶이란 비슷하구나.

사내 방송에선 라면 먹방을 선보였다. 국물까지 원샷하며 자막으로 '환경을 생각한다면, 음식물을 남기지 맙시다'라고 했다. 열마디 말보다 강한 인상이 남았다. SK는 어느 그룹보다 환경경영에 신경을 쓰고 있다.

#미안하다, 고맙다
재벌 총수 가운데 소통을 말하자면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으뜸이다. 정 회장은 소소한 일상은 물론 임직원들에게 메시지도 담는다. 경쟁사 매장을 슬그머니 방문해 인스타에 올린다. 매장 담당자들에게 '분발하라'는 압박이다.

정 회장이 입은 옷이나, 맛있다고 칭찬한 과자는 매진 세례다. 애용하는 맛집은 몇시간 대기를 해야 하는 핫플레이스로 등극한다. 신세계 식음 코너가 또 한번 긴장한다.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미안하다, 고맙다'란 해시태그 탓에 정치적인 해석이 오갔고 급기야 홍보실에서 인스타그램 자제 요청을 했다. 이 상황마저 인스타그램에 올려 또 회자가 된다.

# 새로운 개와 산책
외국 CEO들의 소통은 더 파격이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컨퍼런스에 참석하며 트위터에 사진 한장을 올렸다. '새로운 개와 함께 산책'이란 글과 함께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개발한 사족보행 로봇개와 함께 걷는 모습을 공개했다. 베조스의 이미지에 '첨단'이 덧씌워진 명장면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결국 현대차가 인수했다. 정의선 회장도 이런 장면 한번쯤 연출할 법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트위터를 적극 활용한다. 그의 말 한마디에 테슬라 주가가 반응한다. 최근엔 비트코인과 도지코인 등 가상자산의 시세에도 영향을 끼쳐 구설에 올랐다. 일론 머스크는 기자들의 트위터 질문에도 직접 답을 다는 쿨함을 보이기도 한다.

# 정치 4류, 관료 3류
과거 한국 1세대 총수들은 일방 통행이 많았다. 총수들의 육성을 들을 기회는 기자간담회나 사내 연설이 대부분이었다.

고 이건희 회장은 1995년 중국 베이징 특파원 간담회에서 정치 4류 발언을 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이 회장은 "정치인은 4류, 관료행정은 3류, 기업은 2류 수준"이라고 평했다. 이 평가는 여전히 유효하다.

'마누라와 자식 빼곤 다 바꿔라'는 신경영 선언도 유명하다. 이 회장은 독일 켐펜스키호텔에서 일주일간 머물며 임원들에게 자신의 경영철학을 전달했다. 수 많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반복했다.

정주영 회장은 '이봐 해봤어'라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켰고 김우중 회장은 세계가 넓다며 직원들의 글로벌 행보를 독려했다. 총수들의 신년사는 한해 동안 임직원들이 따라야 할 지상 과제였다.

#소통 그 다음 스텝
최근 재벌 총수들의 소통의 메시지는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 보다는 솔직함으로 무게감을 덜었다. 일방 통행보단 소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광고에 출연하고 유튜브에 출연하기도 한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자신에게 욕을 하는 시나리오의 광고에도 선뜻 출연하는 쿨함을 보였다.

한국에서 대기업은 여전히 개혁의 대상이고 규제의 대상이다. 부의 축적은 터부시되고 재벌은 타도 대상이다.

최근 재벌들의 소통 행보는 이미지에 작은 변화를 주는 시그널처럼 보인다. 부와 부자에 대한 이미지 개선이 결국 경제 체질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결국 경제를 살찌우고 일자리를 늘리는 건 휴먼 뉴딜이 아니라 대기업의 몫이니 말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