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가 HAAH에 목매는 까닭은 마힌드라 인수 후 대표 3명 모두 숙원 '북미 진출' 실패···HAAH 판매망 활용시 진출 낙관
양도웅 기자공개 2021-07-26 07:31:53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2일 14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자동차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파산 신청한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인 HAAH오토모티브홀딩스(HAAH)가 새로운 법인을 만들어 쌍용차와의 협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전했기 때문이다. 협업엔 쌍용차에 대한 인수합병(M&A) 추진 등도 포함된 것으로 관측된다.HAAH는 자동차업계 안팎에서 꾸준히 언급되는 쌍용차의 여러 잠재적 투자자 가운데 쌍용차가 가장 선호하는 곳으로 전해진다. 특히 쌍용차의 숙원 중 하나인 '북미 진출'이 HAAH를 통해 가능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쌍용차가 해외 주요 시장 가운데 유일하게 진출하지 못한 곳이 바로 북미다.

이에 대해 HAAH는 중국과의 사업은 접지만 새로운 법인 Cardinal One Motors(COM)을 설립해 쌍용차 인수를 포함한 협업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자사 계획에 대해 투자자들이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 점도 강조한 것으로 알려진다. 2014년 설립돼 연 매출 230억원 수준(2019년 기준)인 HAAH 입장에선 신규 자금이 투입되는 신사업 진출 시 투자자들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중국과의 사업이 무산됐지만 신규 법인을 만들어서라도 쌍용차에 대한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이번 이틀간의 소란(?)에서 업계가 주목하는 점은 외려 쌍용차의 HAAH에 대한 높은 관심 혹은 편애이다. 그간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인 에디슨모터스, 박석전앤컴퍼니와 케이팝모터스 컨소시엄 등이 인수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 왔지만 쌍용차는 이들에 대해 별다른 접촉을 하거나 입장을 대내외적으로 표명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쌍용차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 등으로 인수될 경우 전통 완성차 업체로서 자부심 강한 쌍용차 임직원들이 이를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M&A 이후의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간 쌍용차가 북미 진출을 타진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2011년 초 마힌드라로 인수된 이후 공동 법정관리인에서 대표이사가 된 이유일 대표 때부터 북미 진출은 쌍용차의 반등을 위한 핵심 모멘텀 중 하나였다. 2014년 이 대표는 "쌍용차를 임직원의 자손대까지 물려주기 위해선 살림이 어려워도 미국에 들어가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배턴을 이어받은 최종식 대표도 2016년 "미국 시장에는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당시 미국 진출과 함께 1억 달러를 들여 사명 변경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내놨었다. 최 대표가 현대자동차에서 미국 판매 법인장(부사장)으로 재직한 바도 있어 업계 안팎에선 쌍용차의 북미 진출 현실화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 대표도 전임자와 마찬가지로 끝내 북미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2018년 예병태 대표에게 자리를 넘겼고 예 대표는 북미 진출 추진을 잠정 중단하고 호주로 눈을 돌렸다. 올해 1월 중국법인을 청산해 해외 판매 직영점은 호주법인(2018년 8월 설립)이 유일하다. 쌍용차는 2019년 641억원의 영업손실 와중에도 최초 출자금액의 40%가량인 11억원을 추가 출자했을 만큼 호주법인에 공을 들이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HAAH가 보유한 판매 네트워크는 우리와 HAAH 모두 쌍용차의 실적 향상을 이끌 동력으로 기대하는 부분"이라며 "전기차 등 친환경차 라인업 구축도 실적 반등을 위해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시장 확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런 면에서 북미 시장은 꼭 들어가야 할 곳"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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