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중견그룹]'PCB 국대' 심텍홀딩스, 과감한 투자 승부수 '점유율 1위'①'선택과 집중' 전략, 경쟁력 확보…주요 고객사 파트너십 눈길
윤필호 기자공개 2021-08-06 08:57:49
[편집자주]
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3일 13: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심텍홀딩스는 오랜 기간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을 앞세워 성장했다. PCB는 전자기기의 부품을 표준화된 방식으로 고정·연결하기 위해 배선을 패턴화한 기판을 말한다. 2000년대 정보화 시대에 들어 다양한 전자기기의 보급으로 시장이 확장하면서 PCB 제조업도 규모를 키웠다. 심텍은 PCB 관련 기술 경쟁력을 높여 국산화를 이뤘고 세계 PCB 시장 점유율 1위의 대표주자로 올라섰다.심텍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맡은 심텍홀딩스는 1987년 설립한 충북전자를 모태로 한다. 설립자인 전세호 회장은 고려대와 미국 FDU경영대학원을 거쳐 부친이 세운 섬유제조회사 청방에서 기획관리실장으로 근무했다. 경영 수업을 받던 전 회장을 창업의 길로 이끈 건 PCB였다. 그는 회사를 나와 심텍을 설립하고 PCB 제조 사업에 뛰어들었다. 1995년 사명을 지금의 심텍으로 변경했다.
심텍은 설립 이후 꾸준히 확장을 추진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2개의 상장사와 14개 비상장사를 갖춘 중견기업으로 키웠다. PCB 중심의 사업 기조를 놓치지 않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의 자리에 올랐다. PCB는 용도에 따라 부품 실장용 메인보드 PCB와 중간에 버퍼 커넥터(Buffer Connector) 역할을 하는 서브스트레이트(Substrate) 기판으로 분류된다. 제품은 주문자생산방식(OEM)을 통해 반도체, 통신기기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심텍은 반도체용 PCB 개발·양산에 집중했고 현재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췄다. 메모리 모듈 PC와 D램 패키지용 BoC는 30% 수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통해 PCB 제품 공급처는 PC를 비롯해 서버, 스마트모바일, SSD, 스마트웨어러블기기 등으로 다변화를 이뤘다.
하지만 성장 과정은 쉽지 않았다. 각종 위기에도 PCB 사업에 확고한 신뢰를 바탕으로 과감한 투자를 통해 반전을 만들었다. 설립 10년차인 1997년 터진 IMF 외환위기 사태로 혹독한 적자를 감내했다. 하지만 경쟁사들이 투자를 축소할 때 과감하게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당시 신기술 연구개발(R&D)에 주력해 기존 메모리 모듈, 반도체용 기판에서 네트워크용 초고다층기판, 휴대폰용 빌드업 기판, BoC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2000년대 들어 이 같은 전략이 빛을 발했다.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서 BoC가 비중을 늘리며 주력 제품으로 급부상했고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2000년 코스닥 시장 상장에도 성공했다. 직후 신규공장 부지로 2800평 규모의 토지를 매입하며 확장을 꾀했다.
꾸준히 수익을 늘리며 순항하던 심텍은 2000년대 후반 다시 위기를 맞이했다. 2008년 환율 급등에 따른 키코(KIKO·파생상품부채) 평가손실 확대로 2009년 관리종목에 지정되는 위기에 처했다. 심텍은 이듬해 자사주를 매각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확보한 현금으로 조기 청산에 나서면서 리스크를 해소했고 재무구조도 개선했다. 직후 중국 생산법인 '신태전자'를 설립하고 투자도 유치하면서 다시 정상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이후 빠르게 확장을 펼쳤는데 여기에는 반도체 시장 주요 기업들과의 파트너십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1992년부터 PCB를 공급했던 삼성전자와는 긴밀한 협력관계를 쌓으면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2010년대 PCB 시장은 판도는 PC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상황이었다. 심텍은 2011년 삼성전자가 시행한 강소기업 프로그램에 선정돼 컨설팅을 받으며 기술 성장을 이뤘고 스마트폰 시대에 안착했다. SK하이닉스도 2010년부터 협력사로서 체질개선 컨설팅을 제공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심텍은 2015년 지주사 전환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지주회사 심텍홀딩스와 제조업을 전담하는 심텍으로 분리해 지금의 체제를 갖추게 됐다. 덩치를 키운 만큼 사업과 투자를 분리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심텍홀딩스는 그룹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해외 시장 확장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빛과전자, 70억 전환사채 소각 결정
- [i-point]티로보틱스, '대한민국 MRO 국제컨퍼런스' 참가
- [i-point]FSN, 마이원픽 10월 MAU 전년대비 1000% 증가
- 알테오젠, 첫 ADC SC는 ‘엔허투’…ALT-B4 새 활용법 장착
- 휠라그룹, '적자' 미국법인 결국 수술대로
- [SK스퀘어 밸류업 구상 점검]드림어스, 음원 사업 확대 사활 '플로 AI 기능 강화'
- [글로벌 파이낸스 2024]"농협만의 길 걸으며 차별화된 성장 동력 발굴"
- [다시 뛰는 통신소부장 기업들]'광중계기 원조' 삼지전자, LG유플러스와 30년 인연
- 크라우드웍스, 삼성·현대차 출신 사외이사 영입
- 클로잇-우리에프아이에스, 금융 클라우드 전환 협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