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중견그룹]심텍홀딩스, 동남아 거점 확장 진두지휘 '존재감 톡톡'②싱가포르 '특수목적법인' 활용, 자금 조달+중장기 회수 고려
윤필호 기자공개 2021-08-09 08:30:24
[편집자주]
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5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쇄회로기판(PCB) 전문업체 심텍그룹이 동남아시아지역에 생산거점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경로로 자금을 끌어모아 말레이시아 생산법인(SUSTIO SDN. BHD·이하 '서스티오')에 신공장 건설을 준비 중이다. 이 과정에서 심텍홀딩스가 자금 확보부터 공장 건설까지 진두지휘하며 중심 역할을 수행하며 지주회사로서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는 평가다.심텍그룹은 올해 동남아 생산 거점 확장을 위해 심텍홀딩스 주도로 다양한 준비를 추진했다. DDR5 등 반도체용 PCB 시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급능력을 늘려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핵심 투자 대상은 2019년 설립했던 계열사 서스티오로 말레이시아에 페낭 지역에 위치한 제조업체다.
심텍홀딩스는 서스티오의 신공장 건설을 위해 올해 초부터 사전 작업에 돌입했다. 최근까지 심텍홀딩스가 자회사로 보유한 싱가포르의 중간지주회사(Simmtech SE Asia PTE. Ltd·이하 'SAO')가 서스티오의 지분 99.99%를 보유했다.
하지만 심텍홀딩스가 올해 3월 서스티오 지분을 인수하면서 최대주주로서 직접적인 경영권을 강화했다. 이후 4월에 싱가포르에 또 다른 중간지주사 (SIMMTECH INTERNATIONAL PTE. LTD·이하 'SI')를 새롭게 설립하며 핵심 플레이어들을 구성했다.
투자 재원 마련도 지주사의 몫이었다. 심텍홀딩스는 지난달 신한자산운용 등을 대상으로 29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신주발행가액은 2680원으로 정했고 주권 교부일로부터 1년간 보호예수를 걸었다. 아울러 비슷한 시기 핵심 제조 자회사 심텍의 보유 주식 75만주(지분율 2%)까지 처분해 181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여기에 기존 보유 현금까지 더해 900억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했다.
심텍홀딩스는 이렇게 마련한 자금 8000만달러(약 915억원)를 SI에 넘겼다. 일부 자금(171억원)은 SI가 추진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투입했다. 나머지(748억원)는 자금을 대여하는 방식으로 넘겼다.
SI는 지주사로부터 받은 자금을 다시 SAO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전달했다. 유상증자는 8월부터 10월까지 3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SAO는 이를 가지고 서스티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종적으로 신공장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심텍홀딩스-SI-SAO-서스티오'로 이어지는 자금조달 고리를 완성했다.
서스티오는 우선 4000만달러(약 459억원)를 받아 신공장 건설에 투자한다. 이후 공장 건설 진척 상황 등을 감안해 4000만달러를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공장 건립 이후에는 기계설비와 인력 확충 등을 위해 현지 금융기관으로부터 4000만달러를 추가 조달해 활용할 계획이다. 신공장 건설과 생산능력(CAPA) 확장에 총 1억2000만달러를 쓰는 셈이다.
서스티오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7만2000㎡ 부지에 총 4만2000㎡ 규모의 신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신공장은 내년 상반기 중에 완공할 예정이다. 이후 2023년 상반기까지 양산 체제 구축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기술개발, 품질관리 등 각 부문에 필요한 현지 인력을 총 1200여명 채용할 예정이다.
심텍홀딩스가 이처럼 싱가포르에 중간지주사를 추가로 설립하고 유상증자와 지분으로 연결고리를 구축해 지원한 배경에는 추가 자금 확보와 함께 중장기 자금 회수까지 고려한 측면이 있다.
서스티오가 공장 건설을 진행하며 4000억원을 추가로 차입하기 위해서는 위치한 말레이시아보다 금융이 발전한 싱가포르가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자회사의 현지 상장을 통해 지분을 일부 매각하면서 수익을 실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데, 이 역시 싱가포르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심텍홀딩스 관계자는 "서스티오가 추가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말레이시아보다는 금융이 발달한 싱가포르가 조달에 용이하기 때문에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한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현지 증권시장에 자회사를 상장해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계획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싱가포르가 유리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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