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사 경영분석]한국토지신탁, 도시정비사업 급성장…'수익원 다각화' 부각④상반기 도시정비 수주 비중 40%…리츠 운용규모 2조 육박
고진영 기자공개 2021-09-02 07:46:43
이 기사는 2021년 08월 30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작업에 한창인 한국토지신탁이 도시정비와 리츠사업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특히 수주 구성을 보면 도시정비가 기존 주력인 차입형토지신탁과 비등한 수준으로 올라섰다.과거 차입형토지신탁에 치중된 사업구조가 불안요소로 지목되기도 했으나 무게 중심을 분산하는 데 어느정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투자 등으로 수익원을 넓힌 덕분에 보유현금도 대폭 늘었다.
한국토지신탁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1438억원을 수주했다. 이중 도시정비사업이 556억원(38.7%)으로 가장 많고 그 뒤로 리츠가 369억원(25.7%), 차입형토지신탁이 280억원(19.5%) 등을 채웠다. 도시정비사업이 차입형토지신탁을 크게 앞지른 결과다.
다만 차입형토지신탁의 경우 하반기에 수주가 몰리고 도시정비사업은 하반기에 상반기 정도의 수주를 유지하면서 연간 수주규모는 양쪽이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차입형토지신탁 몫이 압도적이었던 과거와 비교하면 포트폴리오 구성이 상당히 달라졌다.
실제 2016년만 해도 한국토지신탁은 수주에서 차입형토지신탁 비중이 86%에 육박했다. 이후 차츰 줄어들긴했으나 지난해 역시 차입형토지신탁이 53.8%로 절반 이상이었는데 도시정비사업이 이와 견줄 정도로 커진 셈이다.
차입형토지신탁은 신탁사가 개발에 필요한 자금, 공사발주, 관리 및 운영 등을 대신하고 발생한 수익을 토지소유자에게 돌려주는 사업방식이다. 수수료율이 총 분양 외형의 3~4%로 높지만 신탁사가 자기계정에서 자금을 투입하기 때문에 고위험 사업으로 분류된다. 게다가 신생 신탁사들의 등장으로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업환경이 예전만 못해진 상황이다.
한국토지신탁은 다각화 통로로 도시정비사업을 점찍었다. 2016년 처음 160억원어치의 일감을 따낸 이후 꾸준히 수주를 늘려왔다. 도시정비사업은 자금조달이 원활한 데다 조합원들이 일부 물량을 책임지는 만큼 일반 개발사업보다 분양 리스크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분양 매출의 2~4% 수준을 수수료를 챙길 수 있어서 대단지 사업장의 경우 수수료만 100억원을 가볍게 넘긴다.
현재 한국토지신탁은 사업대행자 방식으로 18건, 사업시행자 방식으로 건의 도시정비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업시행자 방식은 신탁사가 시행자 역할까지 하는 반면 사업대행자 방식은 조합이 사업을 주도하고 신탁사가 사업비 조달 및 정비사업 업무만 맡는다. 서울 신림 1구역 재개발(4061가구), 서울 흑석 11구역 재개발(1509가구) 등이 대표적인 사업장이다.
리츠사업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운용자산 규모가 2018년 3893억원에 불과했으나 올 상반기 말에는 1조9968억원까지 확대됐다. 특히 리츠사업 내에서도 자산 포트폴리오가 주택 중심에서 오피스 빌딩 중심으로 눈에 띄게 바뀌었다. 현재 오피스 빌딩 비중이 74.1%로 압도적이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리츠는 오피스와 물류센터 2개 섹터를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매입을 추진 중인 판교 H스퀘어 규모가 8000억원 수준으로 워낙 크기 때문에 자산규모 측면에서는 오피스 중심의 구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임대주택 리츠 역시 운영수익보다는 매각시점의 차익을 노리고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국토지신탁은 도시정비사업, 리츠뿐 아니라 투자사업 역시 병행하면서 현금이 유입되고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232억원을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1915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이 늘었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수익권 투자 사업이나 개발사업과 연계한 투자사업들을 같이 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차입형신탁만 하는 회사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토지신탁은 동부건설을 인수한 사모펀드(키스톤에코프라임스타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합자회사)의 최대 출자자(87.0%)이기도 하다. 수익 극대화 차원의 투자였으며 통상 분기마다 60억~70억원 정도가 지분법이익으로 들어온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동부건설에 대손충당금 200억원 정도가 환입되면서 한국토지신탁 역시 일시적으로 지분법 이익이 300억원대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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