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택표 행동주의 통했다...트러스톤, 6년만에 최대 성과 [자산운용사 경영분석]①주주행동주의 담은 ESG 펀드 흥행…사모펀드 성장에 수수료 급증
허인혜 기자공개 2021-09-01 07:33:42
이 기사는 2021년 08월 30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상반기만에 당기순이익 100억원을 넘기며 선전했다. 트러스톤운용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00억원을 넘은 것은 6년 만이다. 사모펀드 설정액이 8000억원 이상 확대되며 수수료 수익이 대폭 늘었다.황성택 대표가 뚝심있게 이끌어온 주주행동주의가 상반기 빛을 봤다. 트러스톤운용의 지배구조 개선 철학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트렌드와 맞아떨어졌다. 행동주의를 담은 ESG 펀드를 출시하며 자금을 빨아들였다.
◇트러스톤운용, 6년만에 상반기 당기순이익 100억 넘겼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02억753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수익이 207억5000만원으로 이중 172억7600만원이 수수료 수익으로 집계됐다. 자산관리 수수료가 71억8800만원,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가 98억5600만원으로 나타났다.
트러스톤운용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00억원을 넘은 것은 6년 만이다. 2015년 상반기 167억1900만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100억원을 넘기지는 못했다.
펀드 수수료 수익이 3배가량 늘면서 상반기 좋은 성과를 냈다. 자산관리수수료도 이 기간 확대됐지만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는 지난해 상반기 32억78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3배 성장했다. 자산관리수수료는 지난해 같은 기간 58억2900만원으로 12억원 가량 늘었다.
펀드 잔고가 크게 늘면서 수수료 수익을 견인했다.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기준으로 투자일임액과 펀드 순자산을 합한 운용잔고(AUM)는 이 기간 9조6203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7조6995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한 해 만에 24.94%의 성장을 이룬 셈이다.
사모펀드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트러스톤운용의 상반기 펀드 순자산총액은 3조5946억원으로 이중 전문투자형사모집합투자기구의 설정액이 2조7100억원을 차지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합계 순자산총액은 2조4595억원, 전문투자형사모집합투자기구는 1조7930억원을 기록했다. 순자산총액을 기준으로 9000억원, 8100억원의 자금을 더 끌어모았다.
이중 1000억원은 행동주의 전략을 담은 ESG 펀드로 몰렸다. 나머지 6000억원은 정부 기관이 운영하는 자금 유입고라고 트러스톤운용은 설명했다. 영업비용은 84억32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3억4800만원 대비 소폭 늘었다.
◇황성택표 '주주행동주의' 담은 ESG 펀드 흥행
트러스톤운용의 주주행동주의 철학이 빛을 봤다. 트러스톤운용의 주주행동주의 철학이 최근 투자 트렌드인 ESG 투자와 궁합이 잘 맞았다. 그 중심에는 2008년부터 주주행동주의 철학을 이어온 황성택 대표(사진)의 뚝심이 자리잡고 있다.
트러스톤운용은 올해 초 ESG 전략의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를 동시에 설정했다. 공모펀드인 'ESG 레벨업'에 230억원이, ESG 사모펀드에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 상반기 ESG 펀드가 쏟아졌던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황성택 대표가 출시기념 기자간담회를 직접 진행할 만큼 ESG 펀드에 공을 들였다. 황 대표는 트러스톤운용의 적극적인 주주활동과 ESG에 대한 고유 철학을 접목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차별화된 포트폴리오가 투자금을 끌어들였다. 트러스톤운용의 ESG 펀드에는 주주행동주의 철학이 담겨 있다. 단순히 ESG 스코어만 반영하기보다 ESG 개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나 주주행동주의로 지배구조 개선이 가능한 회사를 골라 투자한다. 적극적인 주주행동주의로 기업의 ESG 가치를 개선해 추가 수익을 노리는 펀드다.
트러스톤운용이 기업탐방과 리서치 등으로 자체적으로 구축한 ESG 등급도 활용한다. 트러스톤 자체 ESG등급은 리더, 모멘텀, 레거드A, 레거드B 총 4개 등급으로 구분된다. ESG 레벨업 펀드는 ESG개선이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모멘텀 및 레거드A 등급에 50% 이상을 투자한다.
BYC와 태광산업 투자로 행동주의의 물꼬를 텄다. ESG 레벨업펀드는 6월을 기준으로 BYC와 태광산업의 지분을 각각 9.53%, 9.25% 보유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지배구조 측면에서 ESG 스코어가 낮은 편에 속한다. 트러스톤운용은 태광산업과 BYC의 지배구조 개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투자를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행동주의 ESG 펀드는 트러스톤운용의 상반기 성과를 이끈 주역이다. 트러스톤운용 관계자는 "펀드 수수료 성장은 ESG 공·사모펀드 수수료에 기인했다"며 "ESG 사모펀드의 규모가 1000억원이 넘는 등 흥행하면서 수수료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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