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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엔지니어링, 칠러 국산화 시동 건다…시리즈A 유치 SK하이닉스 스핀오프 벤처, 메디치인베 등 40억 투자…글로벌 범용 칠러시장 정조준

조영갑 기자공개 2021-09-03 08:07:13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1일 13: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 사내 벤처로 출발해 스핀오프한 '차고엔지니어링'이 4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차고엔지니어링은 반도체·산업 공정용 칠러(chiller)를 개발, 제조하는 회사다. 투자 유치를 기점으로 칠러 국산화에 속도를 낸다는 포부다.

칠러는 반도체 공정용 온도 조절 장치로, 테스트 공정에서 극저온 환경을 만들어 극한 환경에서도 장비가 일정한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장비다. 기술적 장벽으로 인해 반도체 공정 영역에서는 사실상 글로벌 제조사가 장악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차고엔지니어링은 최근 메디치인베스트먼트, L&S벤처캐피탈, 메가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4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20억원(RCPS), L&S벤처캐피탈, 메가인베스트먼트 각각 10억원(보통주, CPS)을 투자했다. 독보적인 기술력과 향후 칠러 시장 내에서의 파괴력을 감안, 신생기업이지만 200억원가량의 가치(포스트밸류)를 인정받았다.

차고엔지니어링은 이번 투자금을 활용해 고객사 대상 칠러 공정 테스트를 심화하고, 제품 라인업을 늘려 국내 및 글로벌 칠러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내 주요 반도체 파운드리 내 칠러는 독일, 일본 등의 회사들이 공급망을 독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칠러를 제조하는 국내 제조사는 일부 존재하지만, 반도체 공정상 해외 제조사의 메인 장비와 칠러 간 통신 프로토콜이 확보되지 않아 글로벌 메이커에 칠러 시장을 빼앗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차고엔지니어링의 강점은 반도체 공정과 연계된 칠러 제조의 '전문성'과 향후 예상되는 안정적인 '공급망'이다.

차고엔지니어링은 2019년 8월 SK하이닉스 엔지니어 출신 김형규 대표가 설립했다. 시작은 2018년 SK하이닉스의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HiGarage(하이개라지)'이다. 당시 SK하이닉스에 재직하면서 '칠러 국산화'를 구상하던 김 대표는 사내벤처 1기에 지원, 회사의 도움을 받아 창업의 기반을 닦았다.

김 대표는 업계에서 공인받은 '칠러 명장'이다. 2007년 10월 SK하이닉스 N-WT 제조기술팀 엔지니어로 입사한 김 대표는 입사 15년 차 이상의 권위자에게 부여하는 '기술명장' 타이틀을 11년 차에 획득, 사내 최연소 명장이 됐다. 이후 SK하이닉스 칠러 전문강사, 칠러 국산화 프로젝트 책임자 등을 지내면서 후학도 양성하고 있다.

차고엔지니어링이 개발·출시한 칠러 제품은 총 3가지(Iron-3, Iron-7, Iron-10)다. 사양에 따라 온도 커버리지가 넓어지는 식이다. 특히 해외 제품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영하 70도 이하의 극저온 냉각방식 칠러 기술까지 보유(Iron-7)하고 있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극저온 부품을 탑재해 장비 뿐만 아니라 부품에서도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여지도 마련했다. 고온 제어가 가능한 열교환(Heat Exchanger) 장비 'HEX시스템'도 개발된 상황이다.

현재 SK하이닉스와 손잡고 공정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정에 대해 이해가 매우 깊고, 사내 벤처 등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내년께 양산공급 단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산공급에 성공하면 강력한 '레퍼런스'가 확보되는 만큼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VC업계 관계자는 "칠러가 산업 전반에서 사용되는 만큼 미세한 공정 컨트롤이 요구되는 반도체 영역에서 레퍼런스를 마련하면 범용 시장으로 나갈 수 있다"면서 "SK하이닉스 공급을 기점으로 매출액을 키우고, 자체 생산설비를 마련해 내년 본격적으로 '스케일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차고엔지니어링의 매출액은 약 15억원 수준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까지 전 직장과 회사(차고엔지니어링) 일을 동시에 보다가 올해 초 SK하이닉스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칠러 양산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개발과 양산공급에 속도를 내 궁극적으로 범용 칠러 시장을 제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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