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 자본확충, 5년뒤 리스크 놓고 투자자 '고심' 안정적인 배당 수익 이면, 산업 잠재 위험에 집중
서하나 기자공개 2021-09-07 07:10:27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6일 13: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 E&S가 추진중인 2조원 규모 자본 확충 딜의 관건은 5년 뒤 도시가스 산업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메이저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한 SK E&S가 도시가스 사업 매각을 타진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만큼 5년 뒤 현금 엑시트 대신 도시가스 자회사 지분을 선택하는 투자자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이는 뒤집어 생각하면 재무적투자자(FI) 입장에서는 5년 뒤 도시가스 산업의 잠재 리스크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도시가스 산업은 앞으로 수요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액화석유가스(LPG)와 가격 경쟁에 직면해 녹록치 않은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점 등을 FI들이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6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SK E&S 2조원 규모 자본 확충 예비입찰에 참여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IMM프라이빗에쿼티(PE), IMM인베스트먼트, EMP벨스타 등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4곳은 10월 초 본입찰을 앞두고 이번주 SK E&S 경영진과 인터뷰를 진행한다.
온라인 면담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도시가스 사업과 관련한 다양한 질문을 쏟아낼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딜이 표면적으론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누릴 수 있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증자에 참여하는 구조지만, 결국 도시가스 사업 지분을 매각하는 구조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SK E&S는 실제로 RCPS의 만기가 도래하면 투자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대신 도시가스 등 자회사의 지분으로 지급하는 선택지를 마련해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일부 투자자는 현재 논의되는 2조원 가격대를 고수하는 대신 하방 리스크를 보완하는 장치를 마련해줄 것을 포함하는 딜 구조를 SK E&S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도시가스 산업은 독과점 구조로 안정적인 실적이 보장되지만 성장 잠재력은 그리 밝지 않다. 송재호 한국도시가스협회장은 지난해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도시가스 업황은 성장 한계에 봉착했을 뿐 아니라 한마디로 사면초가"라며 "수요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민수용 뿐 아니라 산업용 역시 LPG와 가격 경쟁에 직면해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도시가스 산업은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ESG 경영 확대 움직임 등 체질 개선에 대한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정부는 △2017년 10월 에너지전환정책 △2017년 12월 재생에너지 3020정책 △2018년 7월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강화, △2019년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등 정책을 내놓은 데 이어 지난해 10월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에너지 관련 강도 높은 규제 정책을 내놓고 있다.
한국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4개 도시가스사의 누적판매량은 약 230억㎥수준으로, 2018년 255.6억㎥, 2019년 244억㎥ 등과 비교해 2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올해 도시가스 판매량은 276억㎥로 뛸 것으로 예상됐으나,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여파로 도시가스 소비가 감소하는 상황이 올해도 이어지면서 이를 실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SK E&S는 국내 도시가스 시장에서 업계 1위(점유율 22.5%) 사업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SK E&S의 도시가스 사업부를 잠재 매물로 인식해왔다. 도시가스 사업이 SK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친환경 ESG 경영이나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기업 등 비전과 거리가 먼 탓이다.
추형욱 SK E&S 사장은 최근 취임 후 첫 간담회를 통해 4대 핵심 사업으로 △수소 △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친환경 LNG를 꼽고, 2025년까지 글로벌 1위 수소 사업자로 도약하겠단 포부를 밝혔다. 다만 SK그룹 차원의 18조원 투자만 언급했을 뿐 구체적인 투자 금액과 재원 마련 방안 등을 밝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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