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우리금융 지분 매각까지 2개월…주가저지선 지켜낼까 [우리금융 민영화]손익분기 '1만1940원', 저가 매각시 잡음 우려…사외이사 추천권 프리미엄에 거는 기대
김현정 기자공개 2021-09-10 07:01:41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9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지주 지분 10% 매각을 선언하면서 매각가는 과연 얼마 수준에서 형성될지도 이목을 끈다. 11월이 본입찰인 만큼 향후 2개월간 우리금융 주가흐름이 관건이다. 예보 손익분기 매도가인 ‘1만1940원’을 안정적으로 지지해야만 큰 무리 없이 매각이 이뤄질 전망이다.현재 주가가 저평가돼있다는 점에서 큰 할인율이 적용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사외이사 추천 조건이 달려 있어 오히려 어느 정도의 프리미엄을 걸고 매각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공적자금위원회는 본입찰에 임박해 ‘커트가격(입찰가 하한선)’을 결정하기로 했다.
공적자금위원회는 9일 예금보험공사가 보유 중인 우리금융 잔여지분(15.13%) 중 10%를 매각하기 위한 희망수량 경쟁입찰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희망수량 경쟁입찰은 입찰 참가자가 희망가격과 수량을 써내고 매각 수량에 도달할 때까지 최고 가격을 써낸 입찰자부터 희망지분을 낙찰받는 방식을 말한다. 지난 2014년 소수 지분 매각을 진행할 때와 2016년 과점주주 체제를 도입했을 때에도 해당 방법을 썼다.
예보 입장에서는 ‘10% 전량 매각’과 더불어 ‘매각가 극대화’ 역시 중요한 목표다. 원금 회수율이 너무 낮을 경우 훗날 청문회나 국정감사 등에서 책임 추궁을 당할 수 있다. 최소한의 가격 저지선이 필요한 이유다.
특히 이번에는 잔여 물량 중 상당 부분을 처분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해당 딜에서 예보가 본전을 찾을 수 있는지 여부를 확실히 결정짓게 되는 거래다. 예보는 여태까지 우리금융 지분을 매각하면서 원금 회수에 모자란 금액은 후일 잔여지분을 비싸게 팔아 충당할 계획임을 지속해 내비춰왔다. 이번 매각이 끝나면 남은 지분은 5% 정도에 불과한 만큼 벌충할 수 있는 몫이 많지 않다.
현재 손익분기 매각가는 최근 중간배당까지 고려해 1주당 '1만1940원' 수준이 거론된다. 우리금융에 최초 공적자금 투입액은 12조7663억원으로 예보는 현재까지 지분 매각 및 배당 수취를 통해 11조4383억원을 회수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태핑을 통해 시장 탐색을 해봤고 추진할 만하다는 판단 아래서 입찰을 실시하게 된 것”이라며 “다만 수요예측이 바인딩하는 것은 아니고 실제로 입찰일에 인수 희망자들이 입찰서를 제출해봐야 아는 것이라 입찰예정가액을 아직 예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예보는 10월 8일 투자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하고 11월 중 입찰을 마감해 연내 매각 절차를 마칠 예정이다. 결국 입찰가는 11월 써내는 것이어서 이 시점의 우리금융 주가가 입찰자들의 인수희망가격 결정에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된다.
최근 3개월간 변동성을 살펴보면 우리금융 주가는 대부분 1만1100~1만1400원대 사이에서 움직였다. 3개월간 장중 최저가는 1만450원, 최고가는 1만2100원이었다.
최근 2년간 우리금융 주가가 1만2000원대에 이른 적이 많지는 않다. 주가만을 고려한다면 예보가 본전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분 매입과 함께 사외이사 추천권이 따라붙는다는 점에서 매수희망가가 예상보다 높아질 여지는 있다. 5대 금융지주 중 한 곳을 간접적으로나마 경영할 기회를 얻는 것은 현 과점주주들이 우리금융 지분을 사들이 주요 이유이기도 하다.
할인율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주가가 워낙 저평가돼있기 때문이다. 태핑 과정에 잠재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현재 우리금융 주가가 저평가돼있고 인수하기가 나름 괜찮은 시기라는 공감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4월 9일 예보가 진행한 2% 블록딜 당시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할인율이 적용된 건 우리금융 주가가 그만큼 저평가돼있었기 때문이었다. 예보는 4월 8일 종가인 1만600원에 2.5% 할인율를 적용한 1만335원에 우리금융 주식을 팔았다.
우리금융 완전민영화는 우리금융 주가를 짓누르는 오버행 이슈가 해소된다는 의미도 지닌다. 예보의 지분 매각을 통한 우리금융 민영화는 투자자 입장에서 향후 주가 상승을 충분히 기대해볼만한 신호인 셈이다. 특히 우리금융의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2배로 KB·신한·하나금융지주들에 비해 현저히 낮다. 시장 멀티플은 PBR 0.4~0.45배 정도다.
공자위는 본입찰에 임박해 커트가격을 결정할 예정이다. 입찰자들의 매수희망가격이 공자위가 정한 커트가격을 밑돌면 자동 탈락하게 된다. 비밀입찰인 만큼 커트가격이 공개하진 않을 예정이다.
예보 관계자는 “통상 '입찰'이라는 변수로 해당 회사에 주가 변동이 있진 않다”며 “손익분기 가격이 중요한 참고 지표는 될 수 있겠지만 그 외에도 다른 고려할 변수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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