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유로화 커버드본드로 조달 안정성 입증 [Deal Story]시장 변동성 고조, 안전자산 각광…그린본드로 투심 배가, 한국물 최초
피혜림 기자공개 2021-10-18 08:47:32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4일 12: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5억유로 규모의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최근 글로벌 투심 위축 등으로 이슈어들의 조달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지만 유럽 커버드본드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무난히 자금을 마련했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높아진 점 등이 도리어 투심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쳤다는 평가다.한국물(Korean Paper) 최초로 그린(green) 커버드본드를 찍는 쾌거도 이뤘다. 조달 자금은 유럽 재생에너지 관련 여신 등에 배분된다. 글로벌 기관의 경우 ESG 중에서도 그린에 대한 관심이 높다. 투심에 힘입어 KB국민은행은 유통물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발행을 성사시켰다. KB국민은행만의 조달 안정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변동성 고조 속 커버드본드 안정성 부각, 타이밍 빛났다
KB국민은행은 이달 19일(납입일 기준) 5억유로 규모의 커버드본드를 발행한다. 13일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에서 11억달러 가량의 주문을 확보한 결과다. 트랜치(tranche)는 5년 단일물이다.
투심은 뜨거웠다. 북빌딩 개시 후 한나절도 채 되지 않아 모집액의 2배가 넘는 자금이 몰렸다. 유로화 채권시장의 경우 기관들이 실수요 중심으로 주문을 넣는다는 점에서 상당한 흥행세였다.
이번 딜은 최근 선순위채 발행시장 분위기와는 상반된 결과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금리 변동성 심화와 중국발 크레딧물 리스크 고조 등으로 최근 글로벌 채권 투심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앞서 12일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북빌딩에 나섰던 하나은행은 달라진 분위기에 발행 규모를 줄이는 방법 등을 고심하기도 했다.
반면 커버드본드를 택한 KB국민은행은 안전자산 선호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커버드본드의 경우 상환 안정성이 높아 투심 위축에서 비껴갈 수 있었다. 도리어 변동성이 높은 분위기 탓에 커버드본드가 더욱 각광받았다는 후문이다.
커버드본드는 주택담보대출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설정해 상환 안정성을 높인 채권이다. 발행사 파산시 담보자산으로 우선 변제하는 것은 물론, 상환 재원이 부족할 경우 다른 자산으로 채무를 갚는다. 이같은 점을 반영해 S&P는 KB국민은행 커버드본드를 AAA 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발행사(A+) 등급 대비 4노치(notch) 높은 수준이다.
◇한국물 최초 그린 커버드본드 등장, 투심 배가…금리절감 성공
그린본드 형태로 ESG 투자 기관을 동시에 겨냥한 점도 주효했다. 특히 이번 딜로 KB국민은행은 한국물 최초로 그린 커버드본드를 등장시켰다. 그동안 유로화 커버드본드는 대부분 소셜본드(social bond) 등의 형태로 발행됐다. KB국민은행은 이번 조달자금을 친환경 사업 등에 투자할 전망이다.
글로벌 기관들은 ESG 중에서도 그린본드에 대한 관심이 높다. ESG의 시작이 기후변화 이슈였다는 점에서 환경 파트가 관련 조달의 정통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기관의 경우 친환경보단 서민·중소기업 자금 지원 등의 활동에 조달 자금을 배분하는 것이 보다 수월해 소셜본드·지속가능채권 발행에 더 집중해왔다.
반면 KB국민은행은 과감히 그린 커버드본드 발행에 나섰다. 커버드본드의 안정성과 그린본드의 정당성이 더해져 KB국민은행은 유통물 금리를 밑도는 수준까지 금리를 끌어내릴 수 있었다. 최근 선순위채 시장 분위기와는 상반된 결과를 만들어낸 셈이다.
이번 채권의 가산금리(스프레드)는 유로화 미드스왑(EUR MS)에 14bp를 더한 수준이다. KB국민은행이 과거 발행한 커버드본드 유통물 금리가 15bp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층 개선된 조건을 드러낸 모습이다. 당초 이니셜 가이던스(IPG, 최초제시금리)로 18bp를 제시했으나 투심에 힘입어 조달금리를 끌어내렸다.
이번 딜은 BNP파리바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트스위스, ING증권, JP모간, KB증권이 주관했다. KB증권은 이번 딜로 첫 유로화 커버드본드 트랙 레코드를 쌓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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