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흥행 돌풍에 '10%+α' 지분 매각할까공자위 매각 물량 확대 가능성, 최종 입찰 상황 따라 변경 여지
이장준 기자공개 2021-10-22 09:14:38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1일 10: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금보험공사의 우리금융지주 보유 지분 매각이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기존 계획보다 많은 물량을 처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년 전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최대 매각 물량을 10%로 두는 원칙을 고수해왔지만 최종 입찰 상황을 보고 이를 변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지분 매각 규모가 달라질 경우 인센티브로 부여하는 사외이사 추천권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추후 공자위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정부 지분을 덜어내면 향후 주가 할인 요인도 해소되는 만큼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서다로 당장 우리금융지주 보유 지분 전량을 처분은 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는 18일 이후 우리지주 잔여지분 매각과 관련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18개사에 매수자 실사 기회를 부여했다.
금융지주 특성상 공시만으로도 충분한 정보가 제공돼 실사에 대한 메리트가 크진 않다. 특정 기업에 대한 여신이 얼마인지 등만 추가로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투자사 의사결정 과정에서 실사를 하지 않을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어 대다수가 참여할 것이란 후문이다.
이번 입찰을 두고 흥행몰이에 성공했다는 평이 많다. 우리지주가 금리 인상기 수혜를 볼 수 있고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대한 의지와 자본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지분 대량 매각에 따른 오버행 이슈 해소도 한몫했다.
기존 과점주주인 푸본생명을 비롯해 KT, 호반건설, 글랜우드PE, 유진PE, 이베스트투자증권, KTB자산운용, 우리사주조합 등이 LOI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예보의 매각 물량을 늘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우리금융지주가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정권이 바뀌기 전에 딜이 마무리된다는 점에서 시기가 좋다고 판단해 흥행에 성공했을 것"이라며 "공자위에서 10% 이상으로 추가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번 희망수량경쟁입찰에 돌입할 때 공자위와 예보는 총매각물량과 최소입찰물량을 각각 10%, 1%로 밝혔다. 앞서 8월 23일 공자위가 예보 보유 지분 최대 10% 매각 추진을 의결했기 때문이다.
이는 공자위가 2019년 의결한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 방안'에 기반한다. 내년까지 2~3차례에 걸쳐 분산 매각하겠다는 게 골자다. 당시 매각 물량은 시장 수요를 감안해 최대 10% 범위 내에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과점주주 체제의 안정성을 더하고 매각에 따른 주가 변동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추후 우리지주의 기업가치가 제고될 가능성도 반영했다.
세부 매각 조건은 매회 매각 추진 시 매각소위에서 심사한 후 공자위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그런데 이번에 시장 수요를 확인하면서 흥행몰이에 성공하자 기존에 설정한 최대 10%라는 기준에 '+α'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공자위는 다음달 22일 입찰자 평가와 낙찰자 선정을 할 예정이다. 최종 입찰에도 수요가 충분히 클 경우 매각 물량 상한선을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추가 지분 매각이) 결정된 바는 없지만 다음달에 최종 낙찰자를 선정할 때 만약 추가로 지분을 더 매각해야 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이 경우 다시 공자위 의결을 통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기존에 타깃을 10%로 삼긴 했으나 반드시 지켜야 하는 선이라기보다는 '이내'나 '수준'의 뉘앙스로 볼 수 있다"며 "상황이 좋다면 공자위 의사결정 과정에서 충분히 물량을 조절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매각 물량을 늘릴 경우 그 규모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대규모 투자자에 대한 인센티브로 4% 이상 지분을 신규로 취득하는 투자자들은 사외이사 추천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6월 말 기준 최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지주 지분율은 15.25%다. 이번에 12% 이상 지분을 매각할 경우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할 수 있는 매수자도 최대 세 곳으로 늘어난다. 이들은 이사회 참여 멤버로 우리지주 경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공자위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다만 설령 매각 물량을 늘리더라도 전량을 처분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적자금을 회수 극대화라는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잔여 지분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민영화를 하게 되면 정부 디스카운트가 해소돼 추가로 가격이 오를 힘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라며 "다만 추가 지분 매각을 할 수 있더라도 일부 물량을 남길 필요가 있다는 논리도 성립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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