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소수지분 노리는 하림그룹 셈법은 [우리금융 민영화]배당 이익·주가 저평가 주목, 자본 이득 노려
김경태 기자공개 2021-10-14 12:12:21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4일 10: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그룹이 우리금융지주 소수지분 인수전에 참여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우리금융의 주가가 저평가 상태에 있다는 분석과 향후 안정적인 배당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자본이득의 관점에서 참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해운업황이 호황을 맞이하면서 주력사 팬오션의 상황이 호전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1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접수 주체로는 팬오션을 내세웠다. 다른 곳들과 컨소시엄을 이루지 않고 단독으로 서류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하림그룹 사정에 밝은 투자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LOI 제출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추후 이사회에 참여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지만 김 회장은 FI적 관점에서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인수할 실익이 크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인수하면 안정적인 배당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019년 1월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출범한 뒤 고배당을 지속하고 있다. 2019년에는 1주당 700원을 배당했고, 배당성향은 27%에 달했다. 작년에는 금융감독원의 배당자제 권고로 배당성향이 19.89%로 낮아졌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출범 후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하며 주주환원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중간배당 금액은 주당 150원으로 총 배당금은 1083억원이다.
여기에 향후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LOI를 제출하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실제 우리금융은 호실적을 거듭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4배 수준이다. 0.4배가 넘는 KB·신한·하나금융지주 등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서 낮은 편이다.
과거 다수의 M&A를 하며 쌓은 자신감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림그룹은 M&A 카드를 적극 활용해 대기업으로 성장한 곳으로 익히 알려져있다. 이번에 LOI를 접수한 팬오션 역시 하림그룹이 2015년 인수한 곳이다.
당시 하림그룹은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팬오션을 품었는데 인수금액이 1조원에 달했다. 대규모 자금 투입으로 인한 일부 우려가 불거지기는 했지만 팬오션은 안정적인 실적을 거두며 하림그룹의 주력사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해운업황이 호황을 맞이하면서 팬오션의 실적도 덩달아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다. 올 상반기 연결 매출은 1조8099억원, 영업이익은 160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45.7%, 57.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457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올 상반기 연결 상각전이익(EBITDA)는 2942억원으로 37.3% 신장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 3분기에도 큰 폭의 실적 향상을 이뤘을 것으로 전망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은 그간 여러 건의 M&A에서 성공 사례를 남겨 투자 감각을 주목받았다"며 "이번에도 제1금융권 지주사의 소수 지분을 공개적으로 매입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는 점에서 베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신균 LG CNS 사장 승진, 'IPO 완수' 중책
- [2024 이사회 평가]'호황 수혜' 일진전기, 부진 속 희망 '경영성과'
- [2024 이사회 평가]'행동주의 타깃' DB하이텍, 선방 항목 수두룩
- LG전자, 달라진 인사코드 '최소 승진·대폭 재편'
- '침묵 길어진' 이재용 회장, 최후진술에 쏠린 눈
- [조주완의 밸류업 승부수]기업가치 상승 키워드 '신사업·주주환원·인도'
- [조주완의 밸류업 승부수]저평가 극복 시급한데…'EV 캐즘·중국 LCD 공습' 고심
- 물적분할·유증 넘치는 국장, 삼성전자가 보여준 '격'
- [Company Watch]'M&A 대어' HPSP, 호실적·고객사 다변화 잰걸음
- '삼성전자 이어 물산까지' 주담대 초유의 압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