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라운지]와인 '온라인 경매' 뛰어든 자산가들수천만원 호가 '도멘 드 라 로마네 꽁띠' 웹으로 경매, 빈티지와인 '성지'
허인혜 기자공개 2021-11-01 12:49:06
[편집자주]
고액자산가들의 자산관리와 문화 생활에도 트렌드가 있다. 이들은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 투자 상품 뿐 아니라 문화 생활에도 차별화를 추구한다. PB 비즈니스에 적극적인 금융회사들은 이들만을 위한 채널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고액자산가들의 관심사, 그리고 투자동향과 문화생활에 대해 더벨이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6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입업자에 의존해왔던 와인 애호가들이 해외 온라인 경매로도 시선을 돌리고 있다. 국내에 유입되지 않은 희귀 와인을 온라인으로, 양지에서 구매한다는 이점 덕분에 인기가 높아졌다. 잘 보관된 빈티지와인이 유통된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혔다.와인 경매는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생소한 분야다. 대표적인 경매사 K옥션에서도 와인 경매는 손에 꼽을 만큼 열렸다. K옥션은 1998년 문을 열었지만 2014년에야 처음으로 와인을 경매에 올렸다. 서울옥션에서도 2001년 열린 서울옥션 와인경매 등 특별행사 외에는 이렇다 할 경매기록이 없다.
국내에서 와인 경매가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는 우리나라와 해외의 다른 '주류판매업법'과도 관계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류판매업 면허가 없는 개인이 주류를 재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개인이 소장한 와인을 출품해 경매하는 것도 주류판매에 속한다. 국내 경매에 드물게 소개되는 와인들은 와인 수입업자 등이 출품한 것이다.
이때문에 국내의 '큰손' 와인 수집가들은 와인 수입업자를 통해 와인을 사들이곤 했다. 한 증권사 프리미엄 WM센터 프라이빗뱅커(PB)는 "와인 매니아로 꼽히는 자산가들은 개인이라하더라도 구매량이 압도적"이라며 "수입업자가 먼저 희귀 와인을 확보해 접촉하거나 자산가가 구매를 부탁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해외에서 온라인 와인 경매가 활성화되며 국내에서도 새 활로가 열렸다. 해외 와인 경매사이트를 통해 낙찰을 받아 '직구'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와인 경매의 최대 장점은 간편함이다. 구매를 원하는 와인을 음성적으로, 또는 개인적으로 찾아야 했던 과거와 달리 매물 유무를 누구나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다른 경매와 마찬가지로 운이 좋다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낙찰을 받기도 한다.
자산운용사 대표는 "고가 와인을 재테크 수단으로 눈여겨보는 한편 지인들과 즐길 만한 중고가 와인도 심심치 않게 구매한다"며 "와인 입찰 후 낙찰을 기다리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전했다.
대표적 와인경매 사이트 'idealwine'에서는 도멘 드 라 로마네 꽁띠(Domaine de la Romanee-Conti)의 '로마네 꽁띠 그랑 크뤼 2010(사진)' 한 병을 1만4600유로부터 입찰할 수 있다. 한화로 약 1990만원이다. 한해 생산량이 6000병에 불과할 만큼 희소성이 뛰어나다.
미국 5대 컬트와인으로 꼽히는 '스크리밍 이글(Screaming Eagle)' 등도 경매로 구매가 가능하다. 또 다른 글로벌 와인 경매사이트인 '와인비드'에서 거래 중이다.
2007년산 스크리밍 이글 카베르네 소비뇽(2007 Screaming Eagle Cabernet Sauvignon) 3병의 입찰가는 1만1810달러, 한화로 1380만원 수준이다. 이 와인은 매년 약 7200병만 생산한다.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100점을 매긴 와인으로도 유명하다.
같은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서 한 병에 가장 비싼 값이 매겨진 와인은 역시 도멘 드라 로마네 꽁띠의 와인이다. 1959년산 로마네 꽁띠로 7300달러, 약 854만원부터 입찰할 수 있다. 입찰가일 뿐 최종 낙찰가는 아니다.
도멘 드 라 로마네 꽁띠 와인은 병당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롯데호텔이 '도멘 드라 로마네 꽁띠 2016' 세트를 6500만원에 판매한 바 있다.
전문 셀러에서 보관된 빈티지 와인이 유통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와인은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와인이 주를 이룬다는 전언이다. 해외 온라인 경매의 경우 생산 지방 등에서 직접 와인을 출품하기도 해 적재적소에 보관한 와인을 받아볼 수 있다.
다만 국내 유통 와인보다 높은 세금은 단점으로 꼽힌다. 와인의 가격과 판매국가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지만 와인 가격의 절반, 그 이상이 매겨지는 경우도 있다. 또 원칙적으로 해외에서 개인이 직구로 들여온 와인은 '되팔기'가 불가능하다. 섬세한 와인의 특성상 온라인 구매를 꺼리는 마니아도 많다.
와인의 보관과 구매가 까다로운 만큼 펀드나 대체불가토큰(NFT)으로 투자하는 경우도 늘었다. 와인을 아예 투자 상품의 일환으로 보고 와인의 유통사나 지수, 현물 와인의 가격 상승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런던 국제와인거래소 리벡스(Liv-ex)가 발표하는 '리벡스 파인와인100' 지수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인기가 가장 좋은 빈티지와인 100종을 뽑아 만든 지수다. 9월 말 기준으로 연초대비 14.25%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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