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등급 분석]VC, 2021년 성적표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평가툴 미비로 환경 부문 사실상 디폴트, 아주IB투자 업계 톱 'B' 등급
이명관 기자공개 2021-11-02 07:34:27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9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 벤처캐피탈(VC)에 대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적표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매년 ESG 등급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공표된 성적표에서 VC들의 성적은 저조했다. 최고 등급은 아주IB투자의 'B'였다. 아주IB투자와 함께 평가 대상이 된 나머지 4곳의 VC는 'C'와 'D' 등급을 받았다.
이를 두고 VC업계에서는 획일화된 방식으로 산출된 평가 등급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벤처투자기업의 업종 특성한 현실적으로 환경부문에 대한 평가에서 점수를 받기가 어렵고 결국 전체 평가에서 불이익을 감내해야 하는 탓이다. 실제 이번 평가에서도 모든 VC가 환경부문에서 'D' 등급을 받았는데, 사실상 디폴트 값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CGS는 국내 기업의 ESG 수준을 평가해 ‘2021년도 ESG 등급’을 공표했다. 상장사 950개를 대상으로 환경(E)·사회(S)·지배구조(G) 평가를 진행하고 비상장 금융사 55개에 대해서는 지배구조만 평가했다. 이번에 평가 대상에 오른 상장 VC는 대장주 역할을 하고 있는 아주IB투자를 비롯해 나우IB캐피탈, 큐캐피탈, 우리기술투자, 리더스기술투자 등 5곳이다.
이들 기업은 KCGS의 내부 기준에 따라 선별됐다. KCGS 관계자는 "대외비라 구체적인 선정 기준을 공개할 순 없다"며 "매출과 자산규모 등 기업의 사이즈 정도 고려해 평가 대상을 선정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VC 중에서는 아주IB투자가 가장 높은 등급인 B를 받았다. 전년 C 등급에서 한 단계 올라섰다. 이외에 나우IB캐피탈 C등급, 리더스기술투자 D등급, 우리기술투자 C등급, 큐캐피탈 D 등급 등을 나타냈다. 특히 큐캐피탈은 전년 대비 유일하게 등급이 하락했다.
표면적인 결과만 놓고 보면 여타 업종과 비교할 때 평가등급이 낮은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평가 대상 중 환경(E)부문은 5곳 VC 전부 D 등급을 받았다. 이와 관련 KCGS 측은 "투자업계에 ESG 평가가 적용되기 시작한 시기가 최근의 일"이라며 "이렇다 보니 기존의 평가 툴로는 제대로된 평가에 한계가 있어, 내년부터는 투자업계에 제대로 적용할 수 있도록 적합하게 평가툴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영역별로 보면 환경부문은 전사적인 환경경영 관리 및 환경경영성과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사회부문은 준법경영 관련 법·제도의 강화와 사회 전반의 공정·인권경영 등이 제대로 이행됐는지를 살핀다. 마지막으로 지배구조부문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 자본시장의 변화에 따라 주주총회 관련 기업 관행이 적절히 개선됐는 지를 평가한다.
올해 성적표를 받아든 VC업계는 결과를 놓고 비슷한 반응을 나타냈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환경부문에 대한 평가를 사실상 D 등급으로 깔고 간다고 보면 된다"며 "나머지 부문에서만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졌다고 보면 된다"고 지적했다.
VC 투자기업의 경우 환경경영과는 다소 거리가 먼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보니 의미있는 평가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VC의 작년과 올해 평가 결과만 놓고봤을 때 상대적으로 저평가가 이뤄진 셈이다.
여기에 VC 내부적으로 ESG 관련 내부 세팅을 아직 완료하지 않은 부분도 등급 평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ESG는 점차 기업이 투자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고려해야 하는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과거엔 기업의 재무성과와 수익 극대화가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는 핵심 요소였다면 현재는 ESG를 비롯한 비재무적인 요소도 투자 의사결정의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ESG에 대한 평가 기준은 아직 체계화되지 않은 실정이다. 국내 시장을 살펴보면 대기업을 중심으로 ESG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엔 그 필요성이 커지면서 차츰 공공기관과 중소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벤처캐피탈(VC)도 예외는 아니다. VC에게도 ESG는 최근 화두로 떠오른 이슈다.
여기에 출자자(LP)의 요구도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운용사가 ESG 투자, ESG 관련 기반을 갖추길 원하면서 출자사업에 관련 준비사항들을 필수적으로 기입하는 분위기 조성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탓에 아예 내부적으로 ESG 관련 체계를 갖추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VC도 다수다. 이번에 평가 대상에 오른 5곳의 VC도 현재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창 준비가 진행 중이다 보니 KCGS의 평가에 다소 뒤쳐질 수밖에 없는 형국인 셈이다.
VC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VC가 연내 ESG 관련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며 "제대로된 ESG 평가가 이뤄지는 시기는 내년부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