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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 툴젠 IPO 보수 최대 86억 '잭팟' 기대 [IB 수수료 점검]인수수수료 600bp, 성과보수 100bp 제시…삼성생명 이후 역대 두 번째 규모

최석철 기자공개 2021-11-17 13:45:39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2일 0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툴젠 IPO를 통해 최대 86억원에 이르는 IPO 수수료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으로선 2010년 삼성생명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IPO 수수료 규모다. 코스닥 이전상장에 4번째 도전하는 툴젠이 후한 보수를 약속하면서다.

코스닥 이전상장에 4번째 도전하는 툴젠은 이번에 인수수수료를 무려 600bp로 설정했다. 100bp 수준의 성과 보수도 약속했다. 2015년 이후 수차례 좌절을 겪으며 이번 상장까지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는 점과 코넥스 기업의 신속이전상장을 통해 얻는 혜택이 많다는 점이 이번 후한 보상의 배경으로 꼽힌다.

◇IPO '4수' 툴젠, 할인 전 기업가치 1조3000억...보수 최소 61억 전망

툴젠은 지난 10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를 시작했다. 총 공모주식 수는 100만주이며 공모가 희망밴드는 10만~12만원이다. 상장 직수 예상 시가총액은 7842억~9410억원으로 할인 전 기업가치는 약 1조3126억원으로 책정됐다. 한국투자증권이 홀로 대표주관업무를 맡았다.

지난 9월 14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지 2개월도 채 되지 않아 거래소 심사를 통과했다. 코넥스 신속이전상장 제도(패스트트랙)를 활용하면서다. 코스닥 신속이전 자격은 최근 연도 매출액 200억원 이상, 직전년도 대비 매출액 20% 이상 증가, 최근연도 영업이익 10억원 이상 등인 기업에게 주어진다.

툴젠은 이번 기업공개 인수수수료를 600bp를 제시했다. 공모규모를 감안한 인수수수료는 밴드 하단 기준 61억5000만원에 이른다.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가 확정될 경우 73억8000만원에 이른다.

여기에 추가로 툴젠은 상장 작업의 성과에 따라 최대 100bp 수준의 성과수수료를 약속했다. 성과수수료까지 포함하면 한국투자증권이 툴젠 IPO로 최대 86억1000만원에 이르는 보수를 확보할 전망이다.

조단위 밸류를 인정받은 기업이 주관사단에게 600~700bp라는 최상위 요율 제시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주관사의 보증을 통해 증시에 입성하는 성장성 특례 방식을 선택한 소형 딜에서나 드물게 보이는 요율이다.

특히 빅딜의 경우 다수의 주관사단이 포진하는 만큼 수수료 규모가 적을 수밖에 없지만 툴젠의 경우 한국투자증권이 독식할 예정이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0년 이후 한국투자증권이 수취한 IPO 수수료 중 가장 큰 삼성생명 IPO에 버금가는 보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0년 삼성생명 IPO를 통해 보수 88억원을 받았다.

그 뒤로 펄어비스 55억원, 카카오게임즈 약 52억원, 화승엔터프라이즈 49억원, 에이비엘바이오 40억원 등이다. 툴젠이 수요예측에서 밴드 하단에서 공모가가 결정돼도 역대 2위 수수료 규모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한국증권, 자발적 풋백옵션으로 화답...성공적 IPO 향한 파트너십 굳건

툴젠이 2015년부터 여러 번 코스닥 상장 문을 두들겼지만 좀처럼 열리지 않았던 만큼 파트너인 한국투자증권에게 후한 보수를 약속한 모습이다. 2018년부터 3년여에 걸쳐 장기간 툴젠의 상장을 위한 작업을 해온 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기이도 하다.

툴젠은 ‘3세대 유전자 가위(CRISPR-Cas9)’ 원천기술을 확보한 바이오 벤처다. 3세대 기술인 크리스퍼 카스나인을 보유해 글로벌 기업들과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전자 가위란 특정 유전자를 자른 뒤 재구성해 유전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기술이다.

툴젠은 코넥스 시장에서 수년 간 시총 1위라는 타이틀을 유지해온 ‘대어’지만 그 명성에 걸맞지 않게 증시 입성기는 험난했다. 툴젠의 코스닥 상장 도전은 이번이 벌써 네 번째다.

2015년과 2016년에는 하나금융투자와 호흡을 맞췄지만 거래소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당시 최대주주와 2대주주간 지분 격차가 크지 않다는 점과 유전자 가위 기술에 대한 특허권 실효성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툴젠과 하나금융투자는 심사 불복이유서를 제출하며 이례적으로 이의신청을 제기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2018년에는 주관사를 한국투자증권으로 변경하고 상장 방식도 이익미실현(테슬라요건) 상장으로 바꿔 다시 시도했다. 하지만 이번엔 국책과제였던 유전자가위의 특허권 귀속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툴젠 최대주주인 김진수 단장이 특허권을 서울대에서 툴젠으로 이전시킬 때 헐값에 넘겼다는 논란이 확산되자 자진 심사철회를 결정했다. 툴젠 관계자는 "그 이후 서울대가 직접 헐값이 아니라고 해명에 나선 데 이어 툴젠과 서울대가 재협상을 진행해 해당 논란을 불식시켰다"며 "아울러 올해 2월 이와 관련된 1심 재판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아내는 등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한국투자증권은 툴젠에 대해 3개월간 공모주식에 대한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을 설정했다. 의무사항이 아니었지만 자발적으로 환매청구권을 설정해 툴젠의 성공적인 IPO를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 상장이라는 목표 아래 툴젠과 한국투자증권이 파트너로서 굳건한 의지를 다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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