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3.0 리뉴얼]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 농업금융부터 CSR까지 '모범사례'②팬데믹 여파에도 성장세 유지, 한국계 '첨병' 역할 톡톡
류정현 기자공개 2021-11-22 07:42:49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단순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만난 '코로나19' 사태로 경험하지 못한 환경이 시작됐다. 금융사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언택트' 업무 정착에 주력했다. 올해는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리뉴얼'에 힘을 쏟은 시기다. 글로벌 각지에 진출한 금융사들은 1년 동안 어떤 변화를 맞이했는지, 또 어떤 전략을 준비 중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5일 12: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은 2018년 해외 시장에서 이례적인 시도를 했다. 캄보디아에 진출하며 현지 법인(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을 인수해 거점을 확보한 일이다. 농협은행이 해외 사업체를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건 이때가 처음이다.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해당 법인이 캄보디아 현지에서 영업망을 갖추고 있었던 만큼 인수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적을 내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활력을 잃지 않았다. 농협은행은 앞으로 캄보디아법인 사세를 더욱 키워 현지 전역을 아우를 수 있도록 영업망을 계속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CSR활동도 재개해 현지 고객들과 친밀도를 더욱 높이기로 했다.
◇인수 1년 만에 흑자전환, 코로나19 사태에도 꾸준한 성장
농협은행이 해외에 법인형태로 진출한 곳은 미얀마와 캄보디아 두 곳뿐이다. 두 법인은 나란히 소액대출업(Micro Finance Institution, MFI)을 영위하고 있다.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 경우 2018년 인수 직후부터 서준용 법인장(사진)이 꾸준히 이끌고 있다.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는 미얀마법인보다 높은 실적을 내고 있다.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가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은 21억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14억원을 기록했을 때보다 50% 증가했다.
2018년 9월 첫 영업점을 개점했는데 1년을 조금 넘긴 시점부터 순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보통 국내 금융사가 해외시장에 진출하면 흑자 전환까지 보통 2~3년 정도 걸린다.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의 조기 흑자 달성은 기존 사업체 인수방식을 통해 농협은행에 편입됐다는 점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덕분에 수익을 내기 위해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을 다른 곳에 비해 크게 단축했다.
서 법인장은 “신규 법인 설립과 달리 17년 전통을 가진 (현지) 회사를 인수했다”며 “기존의 시스템과 영업망을 활용한 영업확대로 의미 있는 경영성과를 이루어 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의 핵심 전략은 역시 '농업금융'이다. 주요 영업망을 캄보디아 지방 도시에 설치해놨고 주로 취급하는 고객도 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농민들이다.
캄보디아가 최근 외국에 자국시장을 적극 개방하고 있는 점도 고려한 행보다. 현재 캄보디아 내에 MFI를 취급하는 금융회사만 약 79개에 달한다. 다른 회사와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농협은행의 강점인 농업금융을 차별화 전략으로 세운 것이다.
현지 금융사정에 맞춘 노하우도 갖고 있다. 일례로 채권, 채무 관계에 대한 현지 '정서법'이 한국과 다르다. 캄보디아도 채권에 설정된 담보권을 실행하기 위한 법이 마련돼 있기는 하지만 법률보다는 상호 합의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관할 법원에서도 채권자와 채무자 간 합의를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는 현지 사정에 맞춰 대출 심사 당시 채무자의 상환능력뿐만 아니라 상환 의지도 대출심사 핵심 지표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추후에 담보권 행사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을 사전에 방지하고 있다.
◇CSR까지 잘하는 '팔방미인', 영업망 더 늘린다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의 최근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코로나19에 따른 현지 사정 악화다. 특히 캄보디아는 관광업이 국가적 전략산업이어서 타격을 크게 받은 곳이다.
서 법인장은 “캄보디아 정부에서도 코로나19 상황은 상당이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각종 모임 금지, 레드존의 지역봉쇄, 야간통행 금지 등이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는 그만큼 관련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영업방식에 변화를 꾀했다. '비대면' 업무환경 마련이 대표적이다. 대부분의 내부 업무는 물론이고 고객 응대에 있어서도 비대면 체계를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직원 간 회의는 오래전부터 화상 미팅으로 대체됐고 고객과도 대면 접촉을 피하고 영업 및 고객관리에 있어 주로 메신저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본래 강점으로 꼽혔던 사회공헌(CSR)전략도 코로나19 팬데믹에 맞춰 전면 새롭게 꾸렸다.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의 전신 회사는 캄보디아 의료지원 협회에서 출발해서 본래 비영리적인 성격이 강했다. 농협은행은 인수 이후 이러한 흐름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는 CSR 활동 일환으로 현재 진출해있는 11개 지방 소재 경찰서, 학교, 보건소 등에 방역물품을 대량 전달했다. 올해 말까지는 추가로 13개 지방에 생필품을 지원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는 기존의 CSR사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캄보디아도 수도에 주요 기능이 집중돼있다 보니 지방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은 실정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잠해지면 지방 농민을 중심으로 농업기술교육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영업망도 계속 확대할 방침이다. 인수 당시 19개 지점으로 출발했는데 올해 말까지는 지점을 약 25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아직 충분한 숫자는 아니라고 보고 있어 추가적인 지점 설립이 이어질 전망이다.
서 법인장은 “아직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췄다고 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감이 있다”며 “또한 여신과 수신이 동시에 가능한 금융회사와 비교해볼 때도 캄보디아 법인 영업망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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