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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금감원 MOU를 바라보는 시선들 [thebell note]

김현정 기자공개 2021-11-18 07:37:26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7일 08:1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뱅크가 당국과 이행약정을 맺었다는데 업비트가 부럽습니다. 우리도 은행만 찾으면 잘 할 수 있는데요.”

얼마 전 케이뱅크가 금융당국과 MOU를 맺고 자금세탁방지(AML) 운영체계를 점검받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러자 생각지 못했던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당국은 MOU가 업비트 제휴와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는 달리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케이뱅크가 AML 체계를 개선하면 가상화폐 계좌 서비스의 안정성이 더해지고 이는 업비트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MOU 자체가 '관리의 대상으로 끌어안는다는 의미'라는 질투어린 시선도 있었다.

코인 생태계에는 생각보다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엮여있었다. ‘MOU라니, 케이뱅크 참 고단하겠네’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를 트로피로 받아들이는 쪽도 있다. 시장의 양면성이랄까.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제가 시행된 지 50여일이 지났다. 당국이 유도한 구조조정 덕분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거래소들이 싹 정리됐다. 시장이 정화된 부분도 분명 있다.

다만 부작용 역시 있다. 독과점 현상이 대표적이다. 케이뱅크와 거래를 튼 업비트는 신고제 이후 더욱 승승장구 중이다. 원래도 독보적 1위였는데 폐업하거나 원화거래를 중단한 거래소 이용자들 대부분이 업비트로 유입됐다. 케이뱅크가 비대면 거래로 계좌 개설이 용이하니 업비트의 고객 쏠림 현상은 짙어져 간다.

계좌를 열어줄 은행을 찾지 못한 거래소들은 수면 아래서 서러움을 토로한다. 코인 간 거래만 가능한 코인마켓을 운영하며 곤궁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파트너 은행을 찾을 때까지 시간을 버는 것이라지만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은행들이 계좌 개설에 손사래를 치게 된 건 거래소의 안정성을 자신들이 보증해야 하는 ‘연대책임’ 구조 때문이다. 가상자산 사업자에 귀책이 있으면 은행이 일차적으로 책임지도록 하니 쉬이 나설 리 만무하다. 거래소들은 차라리 책임을 본인들이 오롯이 짊어지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사실은 계좌 개설을 원하는 은행들도 많다. 한 은행 고위 관계자는 “2030세대 고객 확보에 더할 나위 없는 기회지만 당국이 뒷짐지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이 판에 들어갈 수 있겠는가”라고 귀띔했다. 지방은행들은 니즈가 더하다. 수도권 리테일 고객층을 단번에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가상화폐 시장에 정리가 필요했다는 것에 공감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독과점으로 운용되고 있는 시장 역시 미완성이라고 본다.

당국은 은행을 가상화폐 시장의 구조조정 '수단'이자, 훗날 일어날 수 있는 사고의 '방패막'으로 앞세웠다. 은행에 책임을 지운 취지는 알겠으나 그게 시장을 불균형 상태로 만들었다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가상화폐 시장엔 570만명 투자자들이 들어서있다. 여러 시장참여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합리적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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