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같은 증권사' 부국, DCM 틈바구니 저격 성공 [틈새 노리는 강소 증권사]①브로커리지 비중 1% 남짓…올해 사상 첫 영업이익 1000억 달성 눈앞
남준우 기자공개 2021-12-10 15:09:53
[편집자주]
국내 증권사 지형이 초대형사를 중심으로 재편된지 오래다. 신생 증권사나 소형사는 기지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색다른 비즈니스모델을 제시하며 도전장을 던지는 증권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숨 막히는 생존 경쟁 속에서 적은 자본으로도 자신만의 특화 영역·서비스를 구축해가며 강소 증권사를 목표로 걸어가고 있다. 신생·소형 증권사의 경쟁력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8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국증권은 증권사지만 운용사에 가까운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다. 다른 증권사와 달리 브로커리지보다 IB 부문 등 자기매매 분야의 사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특히 회사채(SB)보다는 금융채(FB)와 자산담보부채권(ABS) 등의 틈바구니를 파고 들어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부동산 금융에서도 전문 인력을 충원한 이후 다수의 부동산투자개발회사들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자기매매 비중 90% 이상…영업순수익 커버리지 161.3%
부국증권은 올 3분기말 기준 영업수익 5636억원, 영업이익 91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수익(6870억원)은 1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586억원)은 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460억원에서 698억원으로 증가했다.
사상 첫 영업이익 1000억원 달성을 눈 앞에 뒀다. 부국증권은 2019년 360억원, 2020년 77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순이익의 경우 2019년 274억원, 2020년 605억원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1년치를 9개월만에 달성한 셈이다.
'영업순수익 커버리지' 지표도 양호하다. 판관비 대비 수익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는 지표다. 증권사의 경우 이 지표가 140%에 근접하면 수익률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부국증권은 최근 이 지표가 최근 3년 평균 161.3%다.
부국증권은 증권사기는 하지만 운용사의 성격이 훨씬 짙다. 매출에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1% 남짓이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제공하는 해외주식서비스도 제공하지 않는다. 오프라인 지점도 2014년 3개를 폐점한 이후 5개만 운영 중이다.
DCM을 바탕으로 한 자기매매 사업에 특화됐다. 90% 가까이가 자기자금 운용수익과 인수주선 수수료 등에서 창출된다. 특히 자산담보부채권(Asse Backed Security, ABS)과 금융채(FB) 주관에서 자기자본 5000억원 내외의 중소형 하우스 중 성과가 독보적이다.
ABS란 부동산, 대출채권, 매출채권 등 즉시 현금화하기 어려운 자산을 담보로 발행된 증권이다. 기업이 보유 자산을 SPC(유동화전문회사)에 매각하면 SPC가 ABS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증권사는 ABS 주관사이면서 동시에 인수 기업이다.
◇2021년 주관 실적 FB 1조5080억, ABS 8415억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7일 기준으로 부국증권은 올해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총 2조3495억원의 주관실적을 달성했다. 이중 1조5080억원은 FB에서 나왔다. 부국증권은 FB 주관에서 더벨 리그테이블 9위에 랭크됐다.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 부국증권보다 순위가 높은 곳은 한양증권이 유일하다.
금융사들의 장기 기업어음(CP)도 꾸준히 수임하고 있다. 지난 7월 대표주관 업무를 단독으로 진행한 애큐온캐피탈이 발행한 장기 CP 400억원의 경우 인수수수료율이 2년물은 20bp, 3년물은 30bp, 4년물은 40bp에 달했다.
공모채나 카드사보다 훨씬 높다. 일반 회사가 발행하는 공모채 인수수수료는 평균 20bp에 못미친다. 여전채 인수수수료율은 15bp 미만이다. 카드사만 놓고 보면 인수수수료율은 5bp 수준이다.
ABS 주관 실적은 같은 날 기준으로 5위에 해당한다. 부국증권은 ABS에서 총 8415억원의 주관실적을 쌓았다. 올해 국내 시장에서 발행된 ABS 전체 물량(15조2454억원) 가운데 5.52%에 해당한다.
신용보증기금과의 관계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부국증권은 2012년 이후 신용보즘기금의 유동화 딜을 꾸준히 수임하고 있다. 올해도 5차부터 24차까지 대부분의 ABS 발행에 참여했다.
코로나19에 피해를 입은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 만큼 P-CBO 발행이 늘면서 실적에서 신용보증기금의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올 초까지만 해도 1조7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6조7000억원을 추가 보증하기로 했다.
부동산금융 부문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박현철 대표가 취임한 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박 대표는 취임 당시 IB부문 아래 기업솔루션 본부와 전략금융부 등을 신설했다.
더불어 대형 증권사 출신의 부동산금융 인력을 대거 충원했다. 이후 '천안 일봉산 해피트리 지역 주택조합 아파트', ‘송도랜드마크시티’ 등의 대출채권을 주선했다. 국내 다수 부동산투자개발회사와 협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국증권과 협업 중인 한 부동산투자개발회사 관계자는 "수년째 협업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데 전문 인력이 많은 만큼 업무처리가 기타 증권사에 비해 빠르고 수월하다"며 "특히 PF 대출 주선 등의 업무를 할 때 강점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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