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우리금융]덩치 큰 곳 더 많이 성장, M&A 자회사도 안정화①은·카·캐 '핵심계열사' 성장률 우위…캐피탈 높은 점수, 소형사도 선방
김현정 기자공개 2021-12-16 08:34:19
[편집자주]
금융그룹 계열사들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최근 몇 년 사이 큰 변화를 겪었다. 위기가 컸던 시기이다 보니 수익의 양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희비가 엇갈린 곳들이 많다. 건재함을 보여주면서도 성장률은 예전만 못한 곳이 있는 반면 성장률은 커졌지만 그 규모가 미미한 곳도 눈에 띈다. 더벨은 주요 금융그룹 계열사들의 올해 누적 실적과 성장률을 토대로 한 성과를 비교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5일 10: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 각 계열사들은 올해 대체로 괄목할 만한 성적표를 거뒀다. 우리은행이 작년과 달리 올해 큰 폭의 이익 개선세를 보이며 맏형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 밖에 덩치가 큰 카드·캐피탈·종금이 높은 순이익 증가율을 보였다는 점이 특징이다.그간 인수합병(M&A)을 통해 편입된 계열사들에 대한 성과평가도 눈여겨볼만하다. 수익성 지표를 봤을 때 작년 말 인수한 캐피탈이 가장 높은 성과를 낸 곳으로 꼽힌다. 지주사 초창기 인수했던 소형 계열사들은 편입 후 2년이 지나면서 안정을 찾은 곳과 아직까지도 정상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곳으로 나뉜다.
◇대부분 계열사 '올해 좋다'...핵심 계열사, 성장률도 우위 점유
올해 우리금융 내 핵심 계열사들은 코로나19 장기화라는 외생변수를 극복하고 대체로 큰 규모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13개 계열사 가운데 우리금융경영연구소를 제외한 10곳의 계열사 순이익이 작년 대비 개선됐다. 특히 은행과 카드, 캐피탈, 종합금융 등 덩치가 큰 핵심 계열사들이 성장세가 가팔랐다는 점이 돋보인다.
전통적으로 순이익 규모가 큰 우리은행은 최대 계열사로서 제 역할을 해냈다. 우리은행은 올 3분기 누적기준 순이익 1조9867억원을 거뒀다. 작년 동기 대비 71.5% 증가한 수치로, 올 들어 3개 분기 만에 작년 한 해 총 순이익 규모(1조3703원)를 넘는 실적을 올렸다.
은행은 워낙 순이익 규모가 큰 만큼 순이익 증가율이 높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올해는 성장률까지 계열사 가운데 상위 수준이라는 점이 고무적이다. 작년 팬데믹 사태와 일련의 펀드 사태로 위축된 순이익을 모두 회복했다.
우리금융은 타 금융그룹의 비은행 ‘대장’으로 꼽히는 증권·보험 계열사가 없기 때문에 중소형 계열사들이 있는 힘을 다해 달려야 하는 구조다. 이 가운데 중형 계열사로 꼽히는 카드·캐피탈·종합금융이 올해 전년 대비 이익을 큰 폭으로 개선시키면서 그룹의 비은행 비중을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비은행 1등 계열사 우리카드는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자산 규모를 키우며 이익을 불렸다. 우리카드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746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62.6% 증가했다. 지난해 주춤했던 카드 자산이 크게 늘어났고 덕분에 신용카드수수료를 큰 폭으로 늘릴 수 있었다.
작년 말 인수를 완료한 우리금융캐피탈은 올 3분기까지 1287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올렸다. 자산 규모는 카드의 절반인데 순이익 규모는 큰 차이가 없다. 비은행 1위 카드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종합금융 역시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높은 성장세를 보인 곳으로 꼽힌다. 우리종합금융은 올 3분기 665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올렸다. 일 년 전보다 32.6% 증가했다.
나머지 소형 계열사들도 대부분 좋은 성과를 냈다. 특히 우리PE자산운용이 올해 흑자전환한 점에 눈에 띈다. 과거 우수한 성과를 낸 적도 있지만 2012년 이후 신규펀드 결성에 어려움을 겪으며 적자에 시달려왔다. 2016년 이후 4년 만에 순이익을 내면서 부활을 알렸다.
이 밖에 2019년 우리지주에 편입된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이 아직 적자를 지속 중이다. 우리금융 계열사들에 대한 전산 시스템 유지·보수 업무를 맡고 있는 우리FIS는 일 년 전과 비교해 적자로 전환했다. 다만 계열사들이 유지보수비에 대한 납입이 주로 연말에 이뤄지는 만큼 이 계열사의 경우 결산 실적으로 완결된 평가를 한다.
◇캐피탈 편입효과 톡톡...지주 초기 편입 계열사들 명암 엇갈려
우리금융은 지주사 출범 당시 인수자금 마련과 자본비율 하락 부담이 적은 중소형 계열사를 M&A 타깃으로 삼았다. 작지만 꾸준한 이익을 낼 수 있는 알짜 계열사를 우선적으로 확보하자는 게 주된 목표였다.
지주사 출범 이후 3년이 흐른 지금 총 다섯 곳을 자회사로 편입했는데 그간의 M&A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는 곳이 있는 반면 아직 제대로 된 성적표를 만들지 못했다는 평을 받는 곳도 존재한다.
우리금융캐피탈의 경우 가장 잘 인수한 곳으로 꼽힌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7.73%에 이를 정도로 수익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비은행 1등 계열사인 우리카드 ROE(6.4%) 대비 2.7배나 되는 수치다. 덩치에 비해 거둬들이는 이익이 쏠쏠하다는 뜻이다. 순이익 규모와 성장세를 볼 때 우리금융 내 계열사 순위에 대한 지각변동을 일으킬만한 곳으로 평가된다.
2019년 말 인수한 우리자산신탁과 우리자산운용·우리글로벌자산운용의 경우 희비가 엇갈린다. 우리자산신탁의 경우 우리금융 편입 이후 안정적으로 순이익을 증가시키고 있다. 올 3분기 327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올렸다. 순이익 증가율도 작년 13.5%에서 올해 19.8%로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우리자산운용은 2년 전 18조 8246억원이던 회사 관리자산(AUM)을 올 3분기 올해 3분기 26조4813억원까지 늘리면서 이익 규모를 키우고 있다. 순이익 증가율은 25.2%로 우리자산운용 역시 무난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은 3분기 기준으로 1억5100만원 가량의 순손실을 내며 아직 적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다만 매해 적자폭을 줄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부동산, 특별자산 등 대체투자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연내 흑자 전환 가능성도 있다는 평이다. 올해 말이 분위기 반전의 중요한 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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