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우리금융]'은·카·종' 지각변동, 2위 노리는 새식구 '캐피탈'③서열 2위 카드, 성장성 눈길…캐피탈, 월등한 ROE 기록
김현정 기자공개 2021-12-27 07:14:59
[편집자주]
금융그룹 계열사들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최근 몇 년 사이 큰 변화를 겪었다. 위기가 컸던 시기이다 보니 수익의 양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희비가 엇갈린 곳들이 많다. 건재함을 보여주면서도 성장률은 예전만 못한 곳이 있는 반면 성장률은 커졌지만 그 규모가 미미한 곳도 눈에 띈다. 더벨은 주요 금융그룹 계열사들의 올해 누적 실적과 성장률을 토대로 한 성과를 비교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4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은 2014년 우리금융지주 해체 이후에도 우리금융그룹에 남아있던 계열사다. 은행 비중이 절대적인 가운데 카드·종금 두 곳이 그나마 유의미한 수익을 내며 그룹 내 비은행의 명맥을 이어왔다.자산 규모가 큰 우리카드의 경우 여전히 우리금융 비은행 1위사로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김정기 새 대표 체제에 들어선 올해 특히 높은 영업이익 성장률을 내놨으며 큰 폭의 자산 성장도 이뤘다.
이 가운데 새 식구가 된 우리금융캐피탈의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다. 자산규모나 실적 측면에서는 아직 카드가 우위에 있다. 다만 수익성 지표를 놓고 본다면 캐피탈이 앞선다. 우리지주 편입 이후 더욱 고공행진하면서 카드의 지위까지 위협하고 있다.
◇우리카드, 은행 다음 서열...자산·순이익 규모 우월, 성장률도 쑥
과거 우리금융은 업계 1위였던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지역 강자였던 경남·광주은행, 업계 상위권이던 우리파이낸셜(KB캐피탈) 등 알짜 자회사를 거느렸다. 하지만 2014년 민영화를 위한 분리 매각 과정에서 이들 자회사를 모두 경쟁 금융그룹에 내줬다.
우리은행에는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 등이 자회사로 남게 됐다. 카드·종금 외 계열사인 우리FIS, 우리신용정보·우리펀드서비스의 자산 규모가 워낙 미미했던 만큼 두 곳은 핵심 비은행 계열사 역할을 해왔다. 지주사가 사라졌지만 우리금융이 비은행의 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상징적인 존재였다. 2019년 초 지주사가 재건된 이후에도 ‘은·카·종’의 서열은 한동안 유지됐다.
비은행 중 자산 규모가 가장 큰 우리카드의 경우 올 초 김정기 사장이 부임한 이후 더욱 성장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2021년 3분기 누적 순이익 1750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63.6%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 증가율 역시 타 계열사보다 높은 수준으로 계열사 맏형 지위를 공고히 했다. 올 3분기까지 우리카드 영업이익 증가율은 67.4%, 우리종금은 54%, 우리금융캐피탈 49.1% 등이다.
우리카드가 선전한 배경은 지난해 주춤했던 신용카드자산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올 3분기 말 기준 신용카드자산 잔액은 9조181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다. 작년의 경우 일 년 사이 3.2% 정도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특히 법인 대상 신판액이 크게 늘었다. 최근 지방세 등을 카드로 납부하는 법인 신판 시장이 커지면서 이를 집중적으로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우리카드 법인회원에 대한 시장점유율(MS)은 작년 말 13.2%에서 13.8%로 3분기 만에 0.6%포인트 급증했다.
이 밖에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공략한 자동차금융 부문에서도 높은 성장세가 돋보였다. 우리카드의 자동차 할부금융자산은 지난해 말 1조676억원에서 올해 3분기 1조4094억원으로 32% 급성장했다.
이에 따라 우리카드는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이 2.46%로 뛰어올랐다. 2019년 말 1.29%, 2020년 말 1.46%였는데 2021년 2% 중반대로 단숨에 점프한 것이다.
◇우리금융캐피탈 자산 불리며 고공행진, 수익성은 카드 압도
우리지주는 작년 말 우리금융캐피탈 경영권 지분 74.04%를 인수한 뒤 올 8월 완전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우리금융캐피탈은 큰 자산 규모를 바탕으로 우리금융 비은행 계열사 2위에 자리를 잡았다. 올 9월 말 기준 우리금융캐피탈 자산규모는 9조4000억원 가량을 나타냈다. 우리카드(13조6000억원)와 우리종금(5조원)의 딱 중간 규모다.
아직은 순이익 면에서나 자산 규모 면에서 우리카드가 은행 다음 2위 계열사 지위를 굳건히 하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우리카드가 우리금융캐피탈 대비 영업이익·순이익 증가율과 증가폭을 모두 앞서면서 더 큰 몸집에, 성장성까지 보여줬다는 평이다.
다만 우리금융캐피탈이 과거 아주캐피탈 시절보다 더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우리카드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우리금융의 전통 서열이 뒤바뀔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지주사 후광효과를 등에 업고 최근 1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자산 증가가 오롯이 실적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당초 자동차금융 분야에 강점이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기업금융과 개인금융 부문에서 선전했다.
특히 대주주의 ‘기업금융 강자’ DNA를 물려받아 기업금융 부문을 큰 폭을 늘렸다. 우리금융캐피탈의 기업금융자산은 올 3분기 말 기준 2조 299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68%나 급증한 것이다. 개인금융자산은 1조 7720억원으로 일 년 전보다 48% 증가했다.
이 밖에 기존 자동차금융으로부터의 수익창출을 이어가 리스수익도 큰 폭으로 증가시켰다. 작년보다 경기가 나아지면서 신용손실 충당금도 적게 쌓아 대손비용도 감소했다.
이런 요소들이 맞물려 우리금융캐피탈은 올 3분기 누적 순이익 1288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수치다. 2020년 우리금융저축은행 영업권 거액 손상차손으로 인한 순이익 감소를 제외하고는 이전 증가율이 11.7% 정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증가율인 셈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우리금융캐피탈이 우리카드를 압도한다. 올 9월 말 기준 우리금융캐피탈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7.73%이고 우리카드 ROE는 6.4% 수준이다.
카드 자본이 캐피탈의 2.3배 수준인데 순이익은 36% 정도 더 많기 때문에 ROE 차이가 크다. 우리금융캐피탈이 적은 자본으로도 큰 이익을 낸다는 뜻이다. 지난달 2000억원 규모의 증자도 레버리지비율 여유가 일차적 목표였지만 이면에 알짜 계열사를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그룹의 뜻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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