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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10년, 삼성디스플레이의 도전]얼마나 성장했나…삼성SDI 통해 본 밸류③2013년 이후 매출 정체, 이익은 뒷걸음…대형 패널사업에서 성과내야

김혜란 기자공개 2022-01-24 15:25:53

[편집자주]

과거 삼성전자에서 분할한 삼성디스플레이가 출범 10주년을 맞는다. 그간 중국기업의 저가 공세를 고부가 OLED로 응수하며 시장지위를 꾸준히 높여왔다. 그러나 출범 당시 내세운 '제2의 삼성전자'를 운운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중소형 OLED 분야는 세계 최강이지만 대형 OLED 시장에선 이제 막 발걸음을 뗐을 뿐이다. 대형 패널 사업은 그룹 차원에서도 넘어서야 할 숙원의 영역이기도 하다. 삼성디스플레이의 10년을 짚고 미래 과제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9일 13: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에서 분할한 뒤 삼성디스플레이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매출 규모로 따지면 10년 전과 비교해 큰 변화는 없어 보인다. 출범 이듬해인 2013년 약 29조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말 약 30조원으로 3% 가량 성장했다.

그렇다면 시장에서 기업 가치는 어느 정도로 평가받고 있을까. 비상장사여서 기업가치를 정확하게 측정하긴 어렵지만 계열사가 갖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분가치를 통해 밸류에이션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경쟁사이자 상장사인 LG디스플레이와의 비교도 가능하다.

◇매출 30조의 벽…수익성은 '뒷걸음'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에스엘시디(S-LCD)와 합병한 완전체로 출범한 시점은 2012년 7월이다. 이를 감안해 2013년 매출과 작년 매출을 비교해보면 9년 간 약 3.4% 성장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도리어 약 24% 감소했다.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문에서 액정표시장치(LCD) 업황 부진이 전체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중소형과 대형 부문 매출을 따로 밝히진 않지만, 작년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LCD 판가 하락, 생산량 축소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적자가 확대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물론 이는 삼성디스플레이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10년 간 디스플레이 산업은 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이어지는 기술전환기를 지나왔다. 삼성이 세계 1위 자리를 지키는 중소형 OLED 부문에선 경쟁사들의 추격을 받았다. 대형 사업부문의 경우 LCD 공급 과잉 상황에서 '탈LCD' 전략을 마련하느라 업사이드를 일으키긴 힘들었다. 이런 문제로 삼성과 함께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양대 축인 LG디스플레이의 경우 2013년~2020년 말까지 매출이 약 10% 감소했다.

결국 삼성디스플레이가 퀀텀점프의 기반을 마련하려면 길은 하나다. 현재 적자를 내고 있는 대형 패널 사업에서 반전을 만들어내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부문에서 중국의 저가 공세에 무너진 LCD 사업을 접고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로 승부수를 던진 이유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QD-OLED 양산을 시작한 만큼 매출 기여도가 올라와 줘야 외형성장이 가능하다. 삼성 측도 지난해 컨콜에서 2022년 대형 부문 사업 계획에 대해 "QD디스플레이의 프리미엄 TV내 안착을 추진할 것"이라고 명시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산업이 고만고만한 매출 성장세를 보인 것은 시장 자체가 성장하려면 디스플레이 사용 면적이 더 늘어나야 하는데 가능한 부분이 더 없기 때문"이라며 "현재 OLED 쪽의 메인은 스마트폰 시장인데 스마트폰의 OLED 침투율이 60%가 넘어가는 상황이라 추가적인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SDI 지분가치, LGD·BOE와 비교해보니

재무적으로 보면 10년간 사업이 정체된 것 같지만 삼성디스플레이의 주주인 삼성SDI를 통해 밸류에이션을 따져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주주구성이 삼성전자(84.78%)와 삼성SDI(15.22%)로 돼 있어서 이 지분가치를 통해 기업가치를 유추해볼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종속기업이라 연결재무제표상 실적을 통합해 빌표하지만 삼성SDI는 장부금액을 명시하고 있다.

작년 9월 말 기준 삼성SDI의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15.22%에 대한 장부금액은 약 7조 60000억원이다. 지분 100%에 대한 가치는 약 50조원으로 계산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현재 순자산(약 47조원)보다 조금 높다. 2013년 장부가치는 4조6000억원 수준이었다. 9년여만에 가치가 65% 오른 셈이다.

다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LG디스플레이와 비교했을 경우 삼성SDI의 지분가치와는 간극을 보인다. LG디스플레이의 시가총액은 약 8조4000억원 수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4배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순자산(47조원)에 PBR 0.64배를 곱하면 약 30조원이 나온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각각 대형OLED, 중소형 OLED 중심으로 사업 구조가 다소 다르기 때문에 두 기업을 일대일로 비교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해외 디스플레이 경쟁사 중에선 중국에 상장된 BOE(중국명 징동팡)가 있는데 BOE의 PBR은 1.37배로 형성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의 경우 정부보조금 지원, 저렴한 인건비 등을 감안해야 하고 사업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이 멀티플을 국내 기업에 대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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