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T 핀테크 혈맹]메타버스 얼라이언스 경쟁력 '고객 공유'시장서 플랫폼 프리미엄 기대, '엔터' 요소 보완 필요 지적도
이장준 기자공개 2022-01-20 13:47:23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9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혈맹을 맺은 KT와 신한은행의 메타버스 협업 모델은 양사의 고객을 공유하겠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별도 제휴를 맺지 않아도 플랫폼 내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동을 자유롭게 해 언제든 서로 2000만명에 달하는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KT가 인공지능(AI)과 디지털전환(DX) 역량을 살린 플랫폼을 만들어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받을지 주목된다. 다만 메타버스 플랫폼의 활동성 고객을 충분히 확보하려면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KT 무선 가입자·신한 활동성 고객 각각 2000만명
KT와 신한은행은 최근 미래성장 디지털전환(DX)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미래금융DX와 플랫폼 신사업을 중심으로 23개 공동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구축하고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해 이목을 끈다.
양사가 현재 구상하는 모델은 각자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되 공통의 포인트를 발행하고 유통하는 방식이다. 이 포인트를 활용해 결제부터 회원 간 가치 이전 등 전자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자산을 발행하고 거래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자체적인 경제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가령 게임을 기반으로 할 경우 P2E(Play to Earn) 생태계를 구축해 게임 아이템을 플랫폼 내에서 거래할 수 있다. NFT를 활용해 디지털자산을 해당 플랫폼 안에서 거래할 수도 있다. KT와 신한은행이 유통할 포인트 역시 고객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에 머물며 획득하고 거래 등에 활용 가능하다. 포인트와 현금 등 교환 비율을 얼마로 산정하느냐는 양사의 논의에 달려 있다.
KT와 신한은행 입장에서는 별도의 제휴 없이 플랫폼 내 고객들의 자발적인 교류만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는 양사가 가진 거대한 고객 기반을 고려하면 상당한 경쟁력이다.
KT의 무선 가입자 수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2273만명을 넘어섰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도 943만명, 인터넷TV(IPTV) 가입자도 912만명 수준이다. 중복 고객이 많다 해도 그룹으로 확장하면 스카이라이프, 지니뮤직, BC카드 등 계열사 고객을 캡티브(captive)로 활용해 끌어올 여지도 있다.
신한은행 역시 대표 앱 쏠(SOL)의 월 활성화 이용자(MAU)가 953만명에 달한다. 계열사인 신한카드의 앱 신한pLay, 신한금융투자의 앱 알파와 i mobile까지 합치면 MAU가 1991만명에 달한다. 중복 고객을 제외한 신한금융그룹 활동성 고객 역시 1953만명으로 이에 살짝 못 미쳤다.
파트너십을 맺은 KT와 신한은행 모두 각자 2000만명에 달하는 고객 기반을 갖춘 만큼 중복을 제외하더라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유입하는 신규 고객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전통산업 인식 씻을까…'재미' 갖춘 플랫폼 구상 관건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플랫폼 사업자로서 역량을 인정받으면 시장에서 가치도 달라질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 현재 KT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1배, 신한은행 모회사 신한지주의 PBR은 0.44배에 불과하다.
금융과 통신 부문이 전통산업이라는 인식 탓에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 양사 모두 이번 신사업을 계기로 플랫폼 비즈니스의 프리미엄이 붙기를 고대하고 있다.
다만 실제 플랫폼을 구축하고 사업화가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꽤 소요될 전망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지분 스왑을 통해 혈맹은 맺었지만 양사가 함께 수익을 내거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하는 게 중요하다"며 "서로 다른 사업 조직 수장들이 만나 협력하는 만큼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존 고객이 많다고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자연스럽게 전이되는 것도 아니다. 플랫폼에 고객을 묶어둘 '락인효과'를 내려면 혁신적인 고객경험(UX)이 중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들의 플랫폼이 성공하려면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덧붙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을 잘 만들어도 재미가 없으면 MAU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게임사가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전환하기 용이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현재는 KT와 신한은행만이 주축으로 나섰지만 추가적으로 콘텐츠 역량을 갖춘 기업이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 참여할 가능성을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KT스튜디오지니를 주축으로 구축한 미디어·콘텐츠 밸류체인의 성과가 가시화하면 이를 플랫폼 서비스로 활용할 수도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