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2월 07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는 반도체·2차전지와 함께 한국 경제의 핵심 제조업 중 하나다. 기술 추이는 1900년대 후반 브라운관(CRT)에서 플라즈마표시장치(PDP),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진화했고 이 흐름 속에 기술주도권을 쥔 건 한국 기업들이었다.국내 디스플레이의 양대 축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그리고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사의 끊임없는 기술혁신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영원한 맞수' 삼성과 LG의 치열한 기술 경쟁은 결과적으로 동반 성장으로 이어졌다. 더 얇고, 더 크고, 더 컬러풀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시장에 내놓음으로써 주류를 바꿨고 추격자를 따돌렸다.
이를 통해 삼성과 LG는 나란히 세계 시장 점유율 1, 2위를 지켜왔으나 지금은 글로벌 입지가 예전 같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에 따르면 한국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은 2016년 45.9%에서 작년 상반기 30.3%로 낮아졌다. 반면 중국은 LCD 패널 저가공세를 퍼부으며 17.6%에서 42.6%로 성장했다.
지난 10년간 중소형 OLED만 고집했던 삼성디스플레이가 QD(퀀텀닷)기술로 대형 OLED 패널 시장에 진출한 배경에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깔려있다. 위기의 시대에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 디스플레이 시장은 LCD에서 OLED로 넘어가는 기술 전환기에 놓여있다. 'OLED 초격차'가 중요한 지금이 디스플레이 산업의 골든타임이다.
아직 OLED 분야에선 중국기업이 한국을 못 따라오고 있으나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등에 업은 만큼 위협적인 존재다. 삼성과 LG가 걸어온 길은 달랐으나 이제는 한 곳을 바라보고 있다. 둘 다 OLED로 시장 질서를 바꾸겠다는 방향성으로 열심히 달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삼성의 대형 패널 진출 소식에 "동반자가 생겨서 좋다"고 환영했는데 진심으로 느껴졌다. 국내 디스플레이 생태계가 전반적으로 같이 커져야 한국 기업들이 더 클 수 있다. 특히 LG는 10여 년 전부터 대형 OLED 패널 양산을 시작한 만큼 기술경쟁력이 뛰어나고 노하우가 상당하다. '반도체 DNA'를 가진 삼성의 기술 혁신에도 시장의 기대가 크다.
이제부턴 체계적인 인재 양성 프로그램 마련 등을 비롯해 정부의 육성책이 뒷받침해주는 게 관건일 것이다. 여전히 소부장 부분은 미국과 일본 등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만큼 국산화도 갈 길이 멀다. 두 기업이 협력사들과 손잡고 치열하게 경쟁하며 명실상부 디스플레이 강국 자리를 지켜나가길 기대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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