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팔로우온 투자파일]L&S벤처, '차량용품 커머스' 오토앤 밀착 동행 열매2016년·2018년 20억 지원, 상장 계기 엑시트 착수
박동우 기자공개 2022-02-03 07:35:26
[편집자주]
벤처투자 활황이 그칠줄 모르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연간 벤처투자 규모는 4조원을 훌쩍 넘었다. 일시에 유동성이 풀리면서 벤처기업 몸값도 덩달아 올랐다. 유례없는 현상에 벤처캐피탈의 투자 방정식도 바뀌고 있다. 여러 기업에 실탄을 대기 보다는 똘똘한 투자처에 잇따라 자금을 붓는 팔로우온이 유행이다. 성공할 경우 회수이익 극대화가 보장되는 팔로우온 투자 사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7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S벤처캐피탈이 오토앤과 밀착 동행한 노력에 힘입어 달콤한 열매를 수확하게 됐다. 최근 오토앤이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엑시트(자금 회수)에 시동을 걸었다. 일부 지분을 팔아 34억원을 확보했다.2016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20억원을 지원한 사례다. '현대차' 커리어를 연결고리로 삼아 김영종 L&S벤처캐피탈 상무가 소싱한 딜(Deal)이다. 남은 지분의 평가가치가 120억원가량인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추가 매도의 적기를 탐색할 전망이다.
◇김영종 상무 딜 소싱, '현대차 사내 벤처' 시절부터 주시
오토앤의 태동 시점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현대차그룹의 사내 벤처로 출범했다. 당시 김영종 L&S벤처캐피탈 상무는 현대차 벤처플라자의 책임연구원으로 활약했다. 신생기업 육성과 전략적 투자자(SI) 기능 강화에 방점을 찍은 조직인 만큼, 그는 모험자본업계 입문 전부터 스타트업 생태계를 두텁게 다지는 데 잔뼈가 굵었다.
김 상무는 회사의 설립 기획에 관여하면서 처음으로 오토앤과 연을 맺었다. 창업자인 최찬욱 오토앤 대표는 김 상무와 현대차그룹 입사 동기였다. 최 대표는 자동차 용품을 유통하면서 세차와 정비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복합 매장'을 론칭하는 아이디어를 짠 뒤 사내 벤처 공모전에 도전했다. 김 상무는 최 대표가 낸 계획서를 심의하면서 사업화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4년 동안 사업 기틀을 다지고 2012년 오토앤은 스핀오프(분사)에 성공했다. 김 상무의 커리어도 변화를 맞았다. 2015년에 현대차 벤처플라자를 떠나 L&S벤처캐피탈에 둥지를 틀었다. 김 상무와 최 대표가 재무적 투자자(FI)와 스타트업 경영진으로 만나게 됐다.
L&S벤처캐피탈은 2016년에 오토앤을 겨냥한 첫 자금 지원을 단행했다. 10억원을 투입했다. 약정총액 525억원의 '신성장동력 글로벌 스타 투자조합'과 300억원 규모의 '지디 청년창업 투자조합'에서 4000주씩 사들였다. 자금 회수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대신 보통주를 매입하면서 오토앤 경영진에 확고한 신뢰 의사를 표했다.
주저하지 않고 자금을 지원한 배경은 무엇일까. 자동차 액세서리, 튜닝 용품 등을 판매하는 커머스(상거래) 사업의 확장성을 눈여겨봐서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 입점과 오프라인 매장 개설을 병행하는 만큼,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추는 데 적합한 전략이라고 판단했다.
◇VC 추가 유치 조력, 잔고 평가가치 120억
팔로우온(후속 투자)은 2년 만에 이뤄졌다. 2018년에 L&S벤처캐피탈은 10억원을 추가로 베팅했다. 신성장동력 글로벌 스타 투자조합과 지디 청년창업 투자조합에서 3492주의 우선주를 각각 인수했다.
L&S벤처캐피탈은 딜(Deal)을 심의하면서 사업을 다각화하는 오토앤 경영진의 구상에 높은 점수를 줬다. 타이어 정비, 엔진오일 교체 등의 유지·보수 서비스를 오프라인 판매장과 통합하는 계획이 충성 고객군의 형성에 기여한다고 확신했다. △클리너 △거치대 △매트 등 자체 브랜드 상품 라인업을 구축하는 노력은 유통 가격 절감과 차량용품 시장 입지 확대에 유효한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FI)에 그치지 않고 오토앤의 외부 자금 조달 규모를 키우는 데도 김 상무가 활약상을 드러냈다. DSC인베스트먼트가 2018년 오토앤의 주주로 합류하는 데 도움을 줬다. DSC인베스트먼트의 자회사인 슈미트를 이끄는 김현준 대표와 2000년대 현대차 벤처플라자에서 함께 근무했던 인연을 살린 덕분이다.
L&S벤처캐피탈이 보유한 오토앤 지분은 보통주 전환과 액면분할, 무상증자 등을 거치면서 77만5992주까지 불어났다. 기업공개(IPO) 직후 신성장동력 글로벌 스타 투자조합과 지디 청년창업 투자조합에서 보유한 물량의 지분율은 6.02%였다.
올해 1월에 오토앤이 코스닥에 입성하면서 L&S벤처캐피탈은 결실을 얻을 채비에 나섰다. 이달 26일에 주가가 한때 2만원을 넘기자 일부 회수를 단행했다. 두 비히클(vehicle)이 갖고 있는 주식 7만7600주를 각각 처분하면서 34억원가량 확보했다.
현재 62만792주의 물량이 남았다. 잔고의 평가가치는 상당하다. 이달 26일의 종가인 1만9400원을 토대로 계산하면 약 120억원이다. L&S벤처캐피탈은 막대한 지분을 감안해 장기적 관점에서 분할 매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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