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자산관리대부, 금융·비금융 '투트랙' 투자 왜 상장사 인수에 종속회사·관계사PEF 동원…저축銀 대주주 적격심사·바이아웃 대비 '양수겸장'
조영갑 기자공개 2022-02-23 08:20:25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1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사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금융업으로 사업 중심축을 이동하고 있는 한빛자산관리대부(한빛대부)의 '투트랙' 투자 방식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핵심인 저축은행 인수에 종속회사를 내세우면서도 모기업 인수는 관계사 사모펀드(PEF)를 활용,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대비하고 장기적으로 바이아웃(Buyout) 시장까지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빛대부 관계사 HB투자파트너스는 지난 17일 디스플레이 공정 장비 제조사 '참엔지니어링'의 대주주 지분 25.39%(1463만주)와 경영권을 53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HB투자파트너스는 한빛대부 대주주 양은혁 회장과 배우자 이서연 씨가 각각 50% 지분을 보유한 PEF 운용사다. 앞서 한빛대부의 100% 종속회사 HB홀딩스는 참엔지니어링의 종속회사 '참저축은행'의 지분 86%를 75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선 한빛대부의 투트랙 투자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핵심은 금융업과 비금융업의 구분이다. 금융업 시프트의 핵심인 저축은행 인수는 중간지주사 격인 HB홀딩스가 직접 나서되 저축은행 모기업인 사업회사 인수는 관계사 PEF(HB투자파트너스)를 활용하는 구조다. 2020년 인수한 ES큐브, 최근 인수한 참엔지니어링 역시 유사한 '투트랙' 투자 방식을 활용했다.
HB투자파트너스는 ES큐브(옛 라이브플렉스)를 인수한 뒤 손자회사인 HB저축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고, 모회사의 체질개선에도 성공한 바 있다. 2020년 HB투자파트너스는 ES큐브의 손자회사인 HB저축은행(옛 라이브저축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SPC(인수목적회사)를 설립, 총 741억원에 ES큐브 경영권 지분 등을 매입했다. 현재 ES큐브의 대주주는 지에프금융산업제1호 주식회사(32.19%)다. SPC의 최대출자자는 한빛대부(87%)다.
대신 한빛대부-HB홀딩스의 저축은행 실질 지배력은 확대했다. 지난해 하반기 HB홀딩스는 620억원 규모의 HB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 지분율을 50.4%까지 확대했다. 이전까지 ES큐브 자회사 태일을 통한 간접지배 구조였지만, HB홀딩스 직접 소유로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지난해 9월 금융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면서 저축은행 우회인수 논란도 피했다. 사업회사와 저축은행 소유 구조를 이원화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번 참엔지니어링과 참저축은행 투자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수 주체는 ES큐브 사례보다 더 명확하다. 핵심인 참저축은행 인수에는 HB홀딩스, 사업회사 모기업 인수에는 HB투자파트너스가 나선다. HB저축은행 인수 당시 대주주 적격성 심사의 학습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 소재 참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말 수신 6127억원, 여신 5941억원, 자기자본 827억원 수준의 우량 저축은행이다. BIS비율 역시 13.33%로 양호하다. 이미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한 선례가 있기 때문에 무난하게 인수를 마무리하고 HB저축은행과 더불어 금융사업을 이끄는 투톱이 될 전망이다.
코스피 상장사 참엔지니어링은 PEF를 통해 인수하는 구조라 ES큐브와 더불어 향후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디스플레이 고객사의 전방 투자 확대로 평판디스플레이(FPD)사업 부진을 털어내고 있어서다. 지난해 말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등에서 3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따내면서 수주잔고를 400억원 이상으로 늘렸다. 리페어 장비를 전문으로 하는 만큼 향후 미니LED 시장이 개화하면 기업가치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HB홀딩스 관계자는 "자회사 참저축은행 매각으로 750억원의 유동성이 참엔지니어링으로 유입되는 만큼 단기간에 재무구조와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HB투자파트너스는) ES큐브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바이아웃 펀드로서의 역량 역시 시장에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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