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디지코 전환 실험]현재와 미래 모두 사로잡는 '가치성장주' 꿈④유무선 통신 안정수익 기반 배당 꾸준히, 그룹사 IPO·클라우드 분사 통해 재평가 기대
이장준 기자공개 2022-02-22 14:14:01
[편집자주]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하고 2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는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며 디지털 플랫폼 회사(디지코, DIGICO)로서 새로운 '몸값'을 인정받겠다고 나섰다. 디지코 전환을 주도한 구 대표의 임기가 내년 초 끝나는 만큼 올해에는 뚜렷한 성과와 주가로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디지코 KT가 그동안 시도한 변화와 시장 반응을 살펴보고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8일 12: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통신주는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 대표적인 가치주로 분류된다. 지난해 역대급 성과를 낸 KT 역시 시장의 기대에 부응코자 배당금을 1년 전보다 40% 가까이 늘렸다. 금리 인상기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매력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동시에 디지털 플랫폼 회사(디지코, DIGICO) 전환을 통해 가파른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려 한다. 케이뱅크, 밀리의서재 등 플랫폼을 앞세운 그룹사의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한편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을 분사해 시장에서 재평가 받겠다는 구상이다. KT가 현재는 물론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충족하는 '가치성장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KT, 캐시카우 통신업 토대로 배당 매력↑
KT는 지난해 연결기준 1조67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1조3024억원) 대비 41.2% 증가했다. SK텔레콤(1조3872억원), LG유플러스(9790억원)와 비교해도 상당한 수준이다.
가장 큰 수익원은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통신 비즈니스(Telco B2C)다. 지난해 무선·초고속인터넷과 유선전화를 아우르는 Telco B2C 부문에서 별도기준 연간 서비스매출 9조3395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서비스매출의 60% 수준이다.
경영성과의 과실은 주주한테도 돌아갔다. 2021년도 배당금은 4504억원으로 결정됐다. 1년 전 3265억원 대비 37.9% 늘어났는데 2013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앞서 2020년 KT가 별도기준 순이익의 50%를 배당하는 정책을 2022년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다.
김영진 KT 재무실장(CFO)은 2021년 4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개선된 이익과 기업가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2021년 주당배당금은 비현금성 손익을 조정해 41.5% 증가한 1910원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배당은 KT의 주가를 움직이는 가장 큰 요인이기도 하다. KT를 비롯한 통신 3사의 주가가 연말 배당락일 전후 변동폭이 큰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 같은 금리 인상기에는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을 지급해 경기방어주로서의 매력이 부각되기도 한다.
◇밀리의서재·케이뱅크 IPO 출격, KT클라우드 분사…그룹사 중심 성장 프리미엄
'디지코 KT'를 지향하는 만큼 성장주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KT 본체가 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가치주 이미지가 강한 만큼 계열사를 앞세워 시장에서 재평가를 받아 그룹 전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전략을 병행 중이다.
'밀리의서재'와 케이뱅크 등 플랫폼을 앞세운 그룹사 IPO 추진이 대표적이다. 밀리의서재는 그룹 내 미디어·콘텐츠 부문 컨트롤타워인 KT스튜디오지니의 자회사 지니뮤직이 지난해 인수한 국내 구독형 전자책 1위 기업이다. 올해 상장에 성공하면 구현모 대표 취임 이후 그룹사 IPO 1호가 될 전망이다.
KT그룹 차원에서 밀리의서재가 보유한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할 방침이다. KT스튜디오지니가 밀리의서재의 IP를 영상콘텐츠로 제작하면 올레tv, 시즌(seezn), 스카이라이프TV 등 채널에서 유통하는 식으로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IB업계에서는 2020년 실적에 기반해 밀리의서재 기업가치를 1500억원 이상으로 봤다. 내부에서도 올해 상장시 그 2배 이상 밸류를 인정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사인 모회사 지니뮤직도 밀리의서재의 오디오북 콘텐츠를 활용해 AI 오디오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기반으로 5년 넘게 횡보하고 있는 주가를 부양하려 한다.
금융부문에서는 케이뱅크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처음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달 19일 이사회에서 IPO 추진을 결의했다.
같은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서는 카카오뱅크가 높은 몸값을 받은 바 있다. 상장 직후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10위에 들며 단숨에 KB금융을 제치고 금융 '대장주'가 되기도 했다.
예대마진이라는 은행업의 본질은 같지만 지점이 없어 비용 측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고 시장에서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에 가능했다. 물론 현재 주가는 최고가의 반토막 수준이지만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은 4.16배로 다른 은행들과는 확연히 다른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
특히 케이뱅크는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 제휴를 맺은 이후 고속 성장하며 카카오뱅크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추후 다른 KT 그룹사의 고객 기반을 활용한 교차 판매 등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아울러 기존 그룹사들 외에 KT가 보유한 경쟁력 있는 사업을 떼내기로 했다. 클라우드/IDC 사업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분리해 오는 4월 'KT클라우드'를 출범키로 했다. KT는 국내 사업자 가운데 클라우드 사업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고 IDC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KT는 클라우드/IDC 사업에서 455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수요가 증가하면서 1년 전과 비교해 16.6% 성장했다. 성장 잠재력은 크지만 통신업에 가려져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해 분사를 결정했다. 별도법인을 만든 뒤에는 공격적인 투자와 선제적 제휴·협력을 통해 새로운 성장기회를 마련하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현재는 IPO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물적분할 이후 상장을 하는 '쪼개기 상장'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극에 달한 걸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은 디지코 전환의 핵심인 'ABC(AI, Big data, Cloud)' 비즈니스 가운데 가장 경쟁력 있는 클라우드 사업을 조명, KT가 반사이익을 누리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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