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T 핀테크 혈맹]라이벌 SKT와 KT, 메타버스 출발점 달랐다이프랜드 오가닉 성장 후 SK스퀘어 투자사 제휴 vs 신한과 동맹 먼저, 추후 플랫폼 구축
이장준 기자공개 2022-01-24 15:27:25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0일 10: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타버스 시장 진입을 놓고 SK텔레콤과 KT가 다른 접근법을 택해 눈길을 끈다. SK텔레콤은 통신사 가운데 가장 먼저 플랫폼을 구축하고 오가닉(organic) 성장 방식을 택했다. 추후 '자매사' SK스퀘어가 투자한 ICT 혁신 기업들과 제휴를 통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해 서비스를 먼저 선보였다.반면 KT는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기 전에 먼저 신한금융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었다. 믿을 만한 파트너를 선점하고 함께 큰 그림을 그린 뒤 행동에 옮기는 식이다.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을 위해 파트너십은 불가피하지만 양사의 지배구조 등 차이로 인해 출발점이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SKT, 이프랜드 출범 반년만에 MAU 100만…SK스퀘어 지원사격 기대
SK텔레콤은 이달 초 양맹석 메타버스사업 담당을 메타버스CO장으로 새로 선임했다. 새 수장을 중심으로 미래 먹거리가 될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7월 SK텔레콤은 차세대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공개했다. 국내 통신사 가운데 가장 빠른 행보였다. 이프랜드 내 아이템을 구매하고 판매할 수 있는 마켓 시스템과 룸 테마를 이용자 스스로 꾸밀 수 있는 공간 제작 플랫폼도 적용해 오픈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후 국내 방송사와 메타버스를 실시간으로 연계한 방송 프로그램 '더 마스크드 탤런트'를 선보였다. 참여형 메타버스 웹드라마 '만약의 땅'을 비롯해 전시회, 오프라인 콘서트 실황 중계 등 콘텐츠 영역을 넓혔다. 여기 힘입어 이프랜드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출시 반년 만에 100만명을 넘어섰다.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조금씩 축적하는 중이다.
SK텔레콤이 선도적으로 자체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던 데는 지배구조 영향도 작용했다. 이프랜드 출시 전 이사회에서 인적분할을 결의하며 계열사 간 역할을 나눴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디지털인프라 기업을 지향하고 SK스퀘어는 반도체·ICT 투자 전문회사를 표방한다. SK텔레콤은 기존 통신업을 고도화해 오가닉(organic) 성장을 꾀하고 SK스퀘어는 투자를 통한 인오가닉(inorganic) 성장을 추진하게 됐다.
메타버스 플랫폼 역시 이 같은 방식으로 고도화한다. SK텔레콤이 직접 플랫폼을 구축하고 운영하면서 SK스퀘어의 투자사와 제휴하는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3D 디지털휴먼 제작사 온마인드 투자도 이런 시너지를 고려해 이뤄졌다.
추후 코빗의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거래 마켓이나 메타버스 가상자산거래소 '코빗타운'과 이프랜드를 연동할 수 있다. 온마인드의 아바타 기술을 접목해 가상 인플루언서를 만드는 것 역시 가능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오가닉하게 내부 사업을 키워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게 중요한 숙제"라며 "내부에서 확보하지 못하거나 도움 될 만한 역량은 SK스퀘어가 투자한 외부 기업과 접점을 만들어 풀어 내는 식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설명했다.
◇KT, 파트너 먼저 물색…서비스 중복 등 비효율 제거
이는 KT의 메타버스 시장 진출 방식과는 자못 다르다. KT는 아직 전 그룹 차원에서 운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이 없다.
물론 KT도 오디오플랫폼 지니뮤직,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seezn) 등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자체 플랫폼을 구축할 역량은 충분하다. 일부 그룹사는 먼저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실험에 나서기도 했다. KT DS가 작년 12월 가장 먼저 이투스교육과 손잡고 국내 최초 메타버스 교육 플랫폼 상용화에 나섰다. 최근 KT알파도 한국토지신탁, 후오비 코리아와 메타버스 제휴를 맺고 '옴니버스 메타밸리'를 만들기로 했다.
다만 KT만 놓고 보면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기 전 신한은행과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구성한 것이다. SK텔레콤과 달리 사업과 투자 담당 법인이 분리되지 않은 KT의 지배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자체 플랫폼을 만들고 계열사의 서비스를 탑재해 운영하다 추후 파트너사를 구할 경우 서비스 중복 등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산하에 통신 관련 계열사만 남겨 제휴가 자유로운 SK텔레콤과는 입장이 다르다. KT 입장에서는 신한은행 같은 믿을 수 있는 파트너를 선점하고 함께 청사진을 그리는 방식이 보다 효율적이었으리란 관측이다.
단독으로 나섰을 때 고객 유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제약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도 최근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으로 거듭나려면 외부의 역량 있는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SK텔레콤과 KT의 출발점은 다르지만 파트너십은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추후 KT가 플랫폼을 구축하면 그룹 내 콘텐츠 역량을 활용할지 혹은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확장해 새로운 파트너사와도 전략적 제휴를 맺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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