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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에 빠진 코스피 상장사]KR모터스, 10년째 이어진 '만성 적자' 속 변화 눈길①작년 2Q 반짝 흑자, 금융권 출신 노성석 대표 구조조정 속도…계속기업 불확실 탈피 관건

신상윤 기자공개 2022-03-03 08:00:42

[편집자주]

한국 증권시장을 대표하는 맏형 '코스피(KOSPI)'는 명실상부 국내 자본시장을 대표한다. 그러나 까다로운 상장 절차와 달리 시장에 입성한 기업은 온실 속 화초와 같다. 대형 악재만 아니라면 만성 적자 기업도 상장사 지위를 유지한 채 다양한 이점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만성 적자 기업들이 코스피라는 울창한 숲 안의 늪에 발목이 빠진 채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더벨은 4년 이상 적자를 낸 코스피 상장사들의 현재와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4일 16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상(韓商) 코라오그룹의 KR모터스는 국내 이륜차 시장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 측면에선 경쟁사에 크게 밀리지만 코라오그룹의 힘을 빌려 동남아시아, 중국 시장 등으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다만 지난 10년간 지속했던 적자 경영은 KR모터스가 처한 현실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KR모터스는 금융권 출신 노성석 대표를 앞세워 재무개선과 더불어 전기 이륜차 개발 등 전략을 통해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유가증권 상장사 KR모터스가 상장사 타이틀을 거머쥔 지는 46년에 달한다.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한국거래소 전신)가 문을 열면서 한국의 증권시장 역사가 시작된 이래 KR모터스는 1976년 5월 상장사 타이틀을 손에 쥐었다. 유가증권 상장사 가운데 KR모터스보다 상장 시점이 빠른 곳은 몇 군데 되지 않는다. 물론 상장 당시엔 피혁 관련 사업을 하는 대전피혁공업이 전신이었다.

1917년 9월 설립된 대전피혁공업은 1996년 효성기계공업을 흡수합병하면서 이륜차 사업으로 체질을 개선한다. 이후 수차례 변화 끝에 2014년 3월 코라오그룹에 편입되면서 KR모터스라는 사명을 갖게 됐다. 코라오그룹은 라오스의 한상인 오세영 회장이 지배하는 곳이다. 라오스를 거점으로 동남아시장에서 자동차 관련 사업을 영위한다. 오 회장은 KR모터스 인수 전에는 한국에서 중고차 및 자동차 부품을 수입해 유통하는 사업으로 코라오그룹을 일궜다.

KR모터스가 코라오그룹이란 든든한 배경을 갖게 됐지만 2014년을 전후해 국내 이륜차 시장은 수요 감소와 더불어 일본 등 글로벌 국가 제조사들과의 경쟁이 격화됐던 시점이었다. 실제로 KR모터스는 별도 기준 2012년부터 최근까지 적자 경영을 이어왔다. 매출액 규모도 2010년 1445억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이래 역성장을 거듭해 2020년 202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자회사 등을 포함한 연결 기준으로는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이다. 특히 2019년 5월 중국 남방그룹의 '제남칭치오토바이유한회사'와 설립한 합작 법인이 공장 준공과 함께 본격 가동되면서 도약의 날개를 달았다. KR모터스는 중국 법인의 50% 지분을 투자한 가운데 2019년 매출액은 1326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365억원 보다 크게 늘었다. 이에 힘입어 2020년에는 흑자 전환에도 성공한 상황이다.


문제는 KR모터스 별도 법인의 만성 적자다. 코스닥 상장사는 4년 이상 별도 법인의 적자가 이어지면 관리종목에 편입되고, 이듬해 영업이익 달성 실패 시 상장폐지 실질 심사 대상에 오른다. 반면 유가증권 상장사인 KR모터스는 이 같은 규제에 적용되지 않는 탓에 수년간 적자 경영에도 상대적으로 느긋한 상황이다. KR모터스는 2012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된 적자 규모만 914억원을 넘는다.

이와 관련 외부 감사인 인덕회계법인은 KR모터스의 지난해 상반기 검토보고서를 통해 계속기업으로서 불확실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외부 감사인은 KR모터스가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많고, 누적결손금이 249억원에 달한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KR모터스는 현재 금융권 출신 노성석 대표가 수장을 맡아 수익구조 및 체질개선에 칼을 대고 있다. 2018년 말 120명이 넘었던 임직원은 지난해 3분기 말 절반 수준인 67명으로 줄었다. 또 KR글로벌네트웍스와 에이치케이알(HR) 등을 합병해 계열사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일시적이지만 지난해 2분기 별도 기준 분기 흑자 경영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방 시장은 어둡지 않다. 코로나19 이후 배달시장이 커지면서 수요가 늘어난 데다 그린뉴딜정책과 맞물려 전기 이륜차 보급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에 KR모터스는 지난해 2월 전기 이륜·삼륜차 전문기업 '그린모빌리티' 지분 51%를 인수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현대케피코와 LG화학 등과 협업해 소형 수냉전기 이륜차 양산도 시작했다.

KR모터스 관계자는 "수익구조가 획기적으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올해는 전기 이륜차 등으로 사업에 대한 계획을 잘 세워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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