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에 빠진 코스피 상장사]KR모터스, '전기 이륜차' 향 R&D·지분 투자 속도②현대케피코·LG엔솔 협업 '이루션' 출시, 그린모빌리티 51% 투자…보조금 시장 경쟁력↓
신상윤 기자공개 2022-03-04 08:00:04
[편집자주]
한국 증권시장을 대표하는 맏형 '코스피(KOSPI)'는 명실상부 국내 자본시장을 대표한다. 그러나 까다로운 상장 절차와 달리 시장에 입성한 기업은 온실 속 화초와 같다. 대형 악재만 아니라면 만성 적자 기업도 상장사 지위를 유지한 채 다양한 이점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만성 적자 기업들이 코스피라는 울창한 숲 안의 늪에 발목이 빠진 채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더벨은 4년 이상 적자를 낸 코스피 상장사들의 현재와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5일 15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R모터스가 전기 이륜차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만성 적자의 늪에 빠진 열악한 사업구조를 전환하고 친환경 정책 강화와 맞물려 교체 수요가 생기는 시장에서 선점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대기업 계열사와 협업 체계를 구축한 데 이어 전기 이륜차 전문기업에 투자해 기술 제휴 등에 나섰다. 전기 이륜차 구매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정부 보조금 대상에 선정되느냐도 판매 확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25일 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 상장사 KR모터스가 판매하는 전기 이륜차 가운데 정부 보조금을 받는 모델은 경형 'E-Deliroad'와 소형 'E-Deliroad PRO' 등 2가지다. 이스코(E-SKO)라는 이름이 붙은 이 모델들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다. 경형과 소형 각각 127만원, 239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되는 모델들이다. KR모터스가 중국 기업과 합작으로 설립한 공장에서 생산된다.

다만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 밀리면서 KR모터스는 지난 10년간 만성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2019년 중국 '제남칭치오토바이유한회사'와 합작 설립한 공장이 가동하면서 현지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연결 기준으론 매출 성장과 흑자 전환에 기여한 반면 별도 기준으로는 여전히 역성장하는 중이다.
이에 KR모터스는 적자 사업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구조조정과 더불어 전기 이륜차와 같은 시장으로 밟을 넓히는 중이다. 특히 2018년 2월 전기 이륜·삼륜차 전문기업 '그린모빌리티'와 신규 모델 개발과 마케팅 등에 협력하기로 하면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그린모빌리티는 대구를 거점으로 전기 이륜차 등을 생산해 판매하던 곳이다. KR모터스는 지난해 2월에는 그린모빌리티 지분 51%를 취득해 기술 제휴 등 기회를 넓히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전자제어시스템 전문기업 '현대케피코'와 협업도 눈길을 끈다. KR모터스는 현대케피코, LG에너지솔루션 등과 함께 소형 수냉전기 이륜차 '이루션'을 개발했다. 지난해 11월 양산 준비를 마친 가운데 배터리를 교환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 타깃은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성장한 배달 업계 라이더들이다. 배달대행 전문기업 '바로고' 등과 협업에 나선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그린뉴딜 등 정책도 전기 이륜차 시장 전망을 밝게 한다.

관건은 KR모터스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느냐다. 간접적인 지표로 정부 보조금을 꼽을 수 있다. 현재 KR모터스 제품 가운데 정부 보조금을 받는 제품은 2가지다. 한국에서 정부 보조금을 받는 전기 이륜차는 국내외 제조사를 통틀어 총 93개다. 이를 고려하면 KR모터스는 2% 수준에 그치는 셈이다. 그나마 최근 지배력을 확보한 그린모빌리티를 포함할 경우 22개로 늘어난다.
국내 보조금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지만 무대를 중국과 동남아 시장으로 넓히면 조금 여유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모기업 코라오그룹 네트워크 활용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와 관련 최근 현대케피코 등과 개발한 전기 이륜차 이루션은 동남아 시장의 전략 모델로 선정됐다. 중국에선 합작 법인을 통해 생산된 제품 매출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라인업 확대 등으로 판매를 늘려갈 수도 있다.
이 같은 성과가 본격화되면 최근 몇 년 간 이어졌던 사업구조 전환과 구조조정 등의 효과가 맞물려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KR모터스는 별도 기준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3억원에 그치면서 2012년부터 이어졌던 적자 경영의 추세와는 소폭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영업손실률도 예년과 달리 한 자릿수 대를 기록했다.
KR모터스 관계자는 "국내에선 배달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전기 이륜차 공급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이어 중국 법인 등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도 판매와 매출을 증가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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