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텍, 글로벌 스마트 의료기기 기업으로 비상 '날개' 미국 카디악인사이트 M&A,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원천기술 보유 글로벌 기업 성장 목표
박상희 기자공개 2022-03-04 07:54:57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2일 13: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8년 설립된 드림텍은 종합전자부품 제조업체로 출발했다. 2015년부터 신사업으로 추진해 온 스마트 의료기기 분야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드림텍의 미국 카디악인사이트(CardiacInsight, Inc.) M&A(인수합병)는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도약을 위한 '화룡점정'이라는 평가다. 드림텍이 의료기기 업체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카디악인사이트는 드림텍이 지난해부터 국내에 공급해온 부정맥 진단용 웨어러블 심전도 패치인 '카디아솔로(CardeaSOLO)'를 분석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업체다. 2020년부터 카디아솔로를 양산해 온 드림텍은 이번 인수로 소프트웨어 원천기술도 확보하게 됐다. 드림텍은 향후 스마트 의료기기 분야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원천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심장질환 진단 시장에서 웨어러블 패치 각광…글로벌 기업도 속속 진출
스마트 의료기기가 적용될 수 있는 분야는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드림텍이 주목한 건 심장질환 진단 시장이다. 2020년 12월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세계 10대 사망 원인 1위는 심혈관 질환이다. 국내에서도 2021년 9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사망 원인에 따르면 심장질환은 암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심장질환의 대표적인 신호는 부정맥이다. 일반적으로 부정맥 진단을 위해서는 '홀터 검사'가 이용됐으나 최근 이 방식의 단점을 해소한 '웨어러블 패치'가 주목받고 있다. 가슴 부위에 부착하는 패치 형태로, 7일에서 최대 14일까지 심전도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다. 웨어러블 패치 등장에 힘입어 글로벌 심전도 모니터링 시장은 2020년 약 67억달러 규모에서 2026년 9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환경 변화에 발맞춰 글로벌 기업들은 M&A를 통해 심전도 모니터링과 관련한 웨어러블 패치 분야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필립스(Philips)는 2020년 12월 원격 심장 진단 및 모니터링 전문업체 바이오텔레메트리(BioTelemetry)를 28억달러에 인수한데 이어, 2021년 11월 클라우드 기반 AI 심장진단 모니터링 업체인 카디올록스(Cardiologs)를 인수하며 심장 관련 생체신호 모니터링 솔루션을 강화했다.
의료용 모니터, 침상 등 다양한 의료기기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힐롬(Hillrom)은 2021년 1월 웨어러블 패치 솔루션을 보유한 바디다이아그노틱스(Bardy Diagnostics)를 3억7500만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달 보스톤사이언티픽(Boston Scientific) 역시 웨어러블 패치 솔루션 기업인 프리벤티스솔루션스(Preventice Solutions)를 12억2500만달러에 인수했다.
드림텍도 이 흐름을 놓치지 않고 기회를 잡았다. 미국 소재 의료기기 기업 카디악인사이트를 2300만달러(274억원)에 인수했다. 드림텍은 2020년부터 국내에 판매되는 카디아솔로를 양산하는 등 카디악인사이트와 오랜 기간 제휴해왔다. 카디아솔로의 하드웨어 전진기지 역할을 하던 드림텍이 소프트웨어 원천기술을 보유한 카디악인사이트를 인수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2022년 1분기 현재 기준으로 카디아솔로는 전량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다.
드림텍 관계자는 "투자를 포함한 전략적 제휴는 여러 기업과 맺어왔으나 의료기기 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카디악인사이트가 처음"이라면서 "국내 및 APAC 지역 향 제품은 2020년부터 국내에서 생산했고, 카디악인사이트가 미국시장에 판매하는 제품은 올해 1월부터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 중 웨어러블 심전도 패치를 개발 양산하는 곳으로는 휴이노, 에이티센스 외에 씨어스, 웰리시스 등이 있다. 드림텍은 카디악인사이트 인수로 이들을 제치고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로 부상하는데 날개를 달게 됐다.
◇글로벌 부정맥 진단 시장 직접 진출…소프트웨어 역량 강화
드림텍의 카디악인사이트 M&A는 국내 업체가 부정맥 진단용 웨어러블 패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원천기술을 확보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부정맥 진단 시장에 직접 진출한다는 의미가 있다.
카디악인사이트는 부정맥 진단용 웨어러블 심전도 패치인 카디아솔로 분석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2017년 미국 식품의약처(FDA) 승인을 받은 이후 2019년부터 미국에 제품을 공급을 시작, 2021년까지 약 10만 건의 누적 검사 건수를 기록했다.
드림텍은 카디악인사이트와 2019년부터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의료기기를 공동 개발 및 양산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 드림텍은 의료기기 브랜드 ‘아이시그널(iSigNal)’을 론칭, APAC 지역 내 23개국을 대상으로 카디아솔로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품목 허가를 통해 제품을 공급해오고 있으며, 2월 1일부터 보건복지부 ‘선별급여 지정 및 실시 등에 관한 기준’ 개정안에 따라 건강보험을 적용받으면서 국내 의료현장에서 보다 폭넓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드림텍은 이번 카디악인사이트 인수로 스마트 의료기기 분야 선도 시장인 미국에서 의료기기를 직접 영업/마케팅 할 수 있는 조직과 역량을 확보하게 됐다. 그동안 제품 하드웨어 개발 및 양산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의료기기 사업에 소프트웨어 원천기술을 확보하게 되며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으로 진일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확보한 소프트웨어는 추후 의료기기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데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드림텍은 미국 소재 라이프시그널스(LifeSignals Inc.)와 공동 개발하고 있는 무선 심전도 패치 ‘바이오센서(Biosensor)'에 카디악인사이트의 소프트웨어를 적용한다. 바이오센서는 가슴 부위에 부착 시 환자의 생체신호를 모니터링하는 의료기기다.
드림텍은 카디악인사이트의 분석 소프트웨어를 바이오센서에 접목해 모니터링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할 예정이다. 병원 내 모니터링은 물론 원격진료 시장에서도 빠른 모니터링 및 분석이 가능해져 의료 서비스의 품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드림텍은 나아가 심전도는 물론 호흡수, 체온, 산소포화도, 혈압 등 다양한 생체신호를 분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 시장의 요구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형민 드림텍 대표는 "이번 카디악인사이트 인수로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역량을 함으로써 의료기기 스타트업과의 협업이나 의료 현장 진입 부문에서 드림텍의 역할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그간 스마트폰 부품 제조 사업으로 축적해온 개발 및 양산 능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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