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사 경영분석]하나자산신탁, 경쟁사 압도한 수익 '1등'…책준형 효과⑫영업이익 1257억, 이익률 77%…차입형 줄여 NCR 관리도 성공적
이정완 기자공개 2022-03-10 07:51:07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8일 14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자산신탁은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이하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을 토대로 올해도 외형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니란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매출 규모가 보다 큰 회사에 비해 이익은 더 많이 벌어들이며 지난해 부동산신탁사 중 영업이익 '1등' 기록을 세웠다. 토지신탁 사업 중 위험이 가장 높다고 평가 받는 차입형 토지신탁은 수주를 줄인 덕에 건전성 관리도 성공한 모양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자산신탁은 지난해 영업이익 1257억원을 기록해 14개 부동산신탁사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벌었다. 이기간 당기순이익은 927억원으로 역시 업계 1등이었다.
정작 매출은 1637억원으로 신탁업계 전통의 강자인 한국토지신탁(2051억원), 코람코자산신탁(1943억원)에 비해선 적었다. 그런데도 77%라는 압도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경쟁사를 모두 따돌렸다.
하나자산신탁의 실적 성장세는 201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됐다. 이 시기 하나금융그룹 품에 안겨 중위험·중수익 토지신탁 사업을 꾸준히 키운 덕에 얻은 성과다. 하나금융지주는 2010년 다올부동산신탁 지분 58%를 인수했고 이후 2013년 잔여 지분을 모두 매입하며 100% 자회사인 지금의 하나자산신탁을 만들었다.
하나자산신탁은 하나금융그룹에 속하기 전 보수적인 수주 기조로 잘 알려졌던 신탁사였다. 하지만 하나금융지주에서 부동산 수익성 강화 목표를 세우며 수익성 높은 토지신탁 사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다. 고위험·고수익으로 꼽히는 차입형 토지신탁과 중위험·중수익인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수주를 늘리기 시작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신탁사가 자금 조달부터 사업 추진 등 부동산 개발 전반을 책임지기 때문에 위험이 크지만 그만큼 수수료도 높다.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은 사업 초기에는 기존 방식의 관리형 토지신탁처럼 낮은 리스크를 지니지만 금융기관에 책임준공 손해배상 의무가 생기는 사업 막바지에는 유동성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두 사업 모두 부동산신탁사의 금융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 신용도가 수주의 핵심 요소로 다뤄진다. 대형 금융지주 회사를 모기업으로 둔 하나자산신탁이 이 분야를 키울 수 있었던 배경이다. 특히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시장은 하나자산신탁을 비롯해 KB금융그룹 산하 KB부동산신탁, 신한금융그룹 산하 아시아신탁이 삼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수년전부터는 하나자산신탁도 차입형 토지신탁 비중을 줄이고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에 집중하고 있다. 자본적정성을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리스크 탓에 금융회사의 자본적정성을 평가하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 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하나자산신탁의 지난해 말 기준 NCR은 900%로 금융당국에서 요구하는 최소 기준인 150%는 넉넉하게 상회하고 있으나 부동산신탁업계 중에서는 다소 낮은 편이다. 지난해 업계 평균 NCR은 1071%였다.
차입형 토지신탁 수주 감소세는 신탁계정대여금 변동 추이를 통해 알 수 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부동산신탁사가 토지를 수탁받은 뒤 사업비를 조달하기 때문에 이 사업을 키울수록 신탁계정대여금이 증가한다.
하나자산신탁의 신탁계정대여금은 2017년 1727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줄곧 감소해 지난해 말에는 738억원을 나타냈다. 부동산 분양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 비중을 줄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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