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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곳간 채운 미래컴퍼니, '반도체 피보팅' 속도낸다전방투자 회복 덕 흑자전환, 현금자산 360억…웨이퍼 장비·ToF 모듈 투자 확대

조영갑 기자공개 2022-03-16 07:55:44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4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 고객사들의 전방투자가 되살아나면서 지난해 실적을 회복한 미래컴퍼니가 두둑해진 곳간을 바탕으로 '피보팅(Pivoting)'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핵심은 반도체다. 업황 관련 변동성이 큰 디스플레이 장비사업 대신 비교적 안정된 반도체 장비사업으로 중심축을 이동하겠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전지인 전고체 배터리 등 신사업에도 투자를 확대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미래컴퍼니는 지난해 매출액 1163억원, 영업이익 46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0년 매출액 589억원(영업손실 180억원) 대비 약 100%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시설투자를 대폭 줄였던 중화권 고객사들이 지난해 투자 물꼬를 다시 트면서 장비 수요가 늘어난 덕택으로 풀이된다.

미래컴퍼니는 디스플레이 패널 가공장비인 엣지 그라인더(Edge Grinder)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회사다. 이후 코너 라운디드(Corner Rounded), 노치(Notch), 베젤리스(Bezeless) 등 다양한 패널 모양을 가공할 수 있는 그라인더 장비를 지속적으로 출시하면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를 비롯 BOE, CSOT, 티엔마(Tianma) 등이 고객사다. 특히 지난해 말 국내 고객사와 기존 휠 베이스 그라인더 장비가 아닌 신규 공정장비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두각을 드러냈다. 16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미래컴퍼니는 지난해 패널 공정장비의 공급 확대로 선전했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매출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미래컴퍼니는 전방 고객사 투자에 따라 1815억원(2017년)→2134억원(2018년)→974억원(2019년)→589억원(2020년) 등 매출 변동성이 커지는 구조다.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실적 변화폭을 줄이는 게 당면과제로 지적된다.

다행히 2020년 마이너스(-) 149억원이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지난해 말 246억원으로 전화된 덕분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360억원 규모로 증가한 점은 고무적이다. 다양한 신사업에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미래컴퍼니는 업황과 관계없이 매년 80억원 수준의 연구개발비를 지출하고 있다. 유동성이 보충된 만큼 올해는 100억원 이상을 R&D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 공정 장비와 비메모리 칩 모듈 등 투트랙 접근이 예상된다.


반도체 공정 장비의 경우 국내 주요 고객사의 양산 라인에 진입했다. 지난해 1분기 고객사 퀄(품질인증) 테스트를 통과하고, 웨이퍼 신공정 라인에 초도 납품을 완료했다. 고객사와 강한 수준의 NDA(비밀유지협약)이 설정돼 있어 공급계약 금액과 장비의 스펙(spec)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미래컴퍼니가 그라인더 기술에 특화된 만큼 메모리 반도체 웨이퍼의 두께를 현저히 줄이는 공정에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 추가 납품이 예상된다.

ToF(Time of Flight) 관련 비메모리 반도체 역시 기대되는 품목이다. 반도체 사업은 장비 수주 산업과 달리 판로가 확보되면 싸이클이 길어 일정한 수요가 담보된다. 미래컴퍼니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트루 VGA급 해상도(640X480 픽셀) 칩을 자체 개발해 ToF 3D 카메라 모듈(에스큐브)을 출시했다. 삼성전자의 이미지 센서가 탑재된 모듈이다. 소비전력이 낮고, 안면인식 기능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현재 국내 주요 고객사와 스마트 가전, 모빌리티 전장 부문에 모듈 공급을 논의하고 있는 거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컴퍼니는 2014~2015년부터 기존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과 별개로 반도체 관련 투자를 시작해 지난해부터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올해 투자를 확대해 피보팅에 성공한다면 디스플레이에 집중된 매출액이 이원화돼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래컴퍼니는 차세대 전지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 관련 장비 역시 개발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황화리튬 고체를 기반으로 한 2차전지다. 소재의 안정성과 효율이 매우 뛰어나지만, 아직 최적의 전해질이 개발되지 않았다.

2020년 씨아이에스, 디에이치(DH)와 함께 정부국책과제에 선정, 현재 턴키 공정 프로세스를 개발하고 있다. 전공정과 스태킹(stacking) 사이의 프레싱, 검사장비 등을 맡았다. 삼성SDI가 수요기업인 만큼 수년 내 상용화가 진행되면 안정적인 판로가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컴퍼니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 사업과 관련 지난해 말 연구소에 드라이룸(Dry room)을 완공해 생산라인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디스플레이 신공정 장비의 개발에 투자하는 동시에 반도체, 전고체 배터리 사업 등이 안착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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