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3월 29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SD엔진은 지난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 실적 부진에 대금 협상의 어려움이 겹쳐 영업활동으로 돈을 벌지 못했다. 그러나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 호황에 힘입어 선박엔진 수주잔고를 넉넉하게 채우기도 했다. 올해는 수주잔고를 발판으로 실적 반등을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HSD엔진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020년 838억원에서 2021년 -458억원으로 줄었다.

원재료비 부담 급증에 따른 실적 부진이 주요 원인이다. HSD엔진은 2021년 영업손실 398억원을 내 2020년 영업이익 200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철강 원부재료 가격의 상승으로 선박엔진의 주요 재료인 철판 가격이 2020년 톤당 61만8000원에서 2021년 107만7000원까지 뛰었다.

조선사로부터 받아야 할 선박엔진 제작대금이 잘 회수되지도 않았다. HSD엔진의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매출채권)은 2020년 298억원에서 2021년 596억원으로 2배 증가했다.

지난해 선박 재료인 조선용 후판도 가격이 뛰어 국내 조선3사(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가 합산 영업손실 4조4514억원을 보는 등 조선사들도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이런 상황에서 HSD엔진이 ‘원청’인 조선사들을 상대로 대금 납입을 재촉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다만 지난해 HSD엔진은 9478억원어치 수주를 쌓았다. 2020년보다 76% 급증했다. 2018년 1조243억원 이후 최대 규모의 수주이기도 하다. 이에 조선업계에서는 올해 HSD엔진의 흑자전환 가능성이 제기된다.


HSD엔진의 대규모 일감 확보는 LNG선(LNG운반선과 LNG추진선) 호황의 수혜다. 2021년 국내 조선3사는 합산 수주목표 317억달러를 웃도는 458억달러어치 선박을 수주했다. 이 물량은 해양플랜트 5기와 현대미포조선(한국조선해양 자회사)이 수주한 중소형선을 제외하면 대부분 대형 LNG선이었다.

LNG선에는 LNG와 석유연료를 모두 선박연료로 활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추진엔진(D/F엔진)이 탑재되는데 세계적으로 대형 선박에 필요한 이중연료 추진엔진을 제작할 수 있는 곳은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와 HSD엔진 2곳뿐이다. 3사의 수주가 늘어나면 HSD엔진의 수주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LNG선 호황이 계속되면서 조선3사는 올해도 3월 말 기준으로 합산 수주목표 353억달러의 40%가량을 채우는 등 수주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HSD엔진도 한동안 높은 선박엔진 수주잔고를 유지하면서 좋은 실적 흐름을 지속할 공산이 크다.

HSD엔진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잔고는 올해부터 시차를 두고 실적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일감을 넉넉하게 확보한 만큼 올해는 지난해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