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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노트북 OLED 패널' 양산 안하는 이유 생산단가 고려, 'TV·스마트폰·오토' 집중…IT는 2~4년 후순위, 8.5세대 증착평가 돌입

손현지 기자공개 2022-04-04 13:42:12

이 기사는 2022년 03월 31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은 생산하고 LG는 하지 않는 OLED 패널이 있다. 바로 '노트북용' OLED패널이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시장 점유율이 90%가 넘는 독보적인 강자다. 이미 전 세대에 걸친 생산라인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양산이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그간 노트북·태블릿 등 IT기기용 OLED패널 양산엔 선뜻 나서지 않았다. OLED 패널은 TV와 모바일, 오토용만 생산 중이다.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LG디스플레이는 OLED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했다. TV용 '대형 패널' 중심으로 생산라인 가동의 효율성을 최상으로 끌어올려 놓은 상태다. 이를 조정해 노트북용 OLED 패널을 생산한다면 단가가 상승해 수익에 불리하다.

◇삼성-LG, IT기기 OLED…미묘한 '전략차'

삼성디스플레이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노트북용 OLED를 제조하는 업체다. 태블릿 OLED 시장 점유율도 과반을 넘는다. 90Hz 고주사율 노트북용 OLED 패널 양산을 본격화하고 인치별 노트북용 OLED 패널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엔 태블릿 OLED 시장 선점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었다. 사용자의 눈 건강을 고려한 기술까지 접목시키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지난 30일 글로벌인증업체인 TUV와 SGS로부터 각각 '플리커 프리(Flicker Free)', '아이케어 디스플레이(Eye Care Display)' 인증을 획득했다. 화면 바탕을 어둡게 바꾸는 '다크모드'를 적용하면 유해 블루라이트(Blue Light)' 방출량도 78%까지 줄이도록 구성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트북용 OLED 블루라이트저감 기능 홍보영상 캡처
따지고 보면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도 IT기기용 OLED 패널 생산 비용 부담이 적은 건 아니다. 통상 스마트폰(6~6.5인치), 노트북(10~19인치), 모니터(20인치 이상), TV(42~97인치) 디스플레이는 모두 사이즈가 다르고 화질도 달라 한 공장에서 똑같이 만들 수는 없다.

OLED나 LCD는 큰 유리기판을 놓고 그 위에서 제조된다. TV든 노트북이든 디스플레이는 이 유리기판에서 쪼개어진 한 조각인 셈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6세대 이하, 노트북은 4세대 이상, TV는 6세대 이상에서 생산되는게 효율적인 편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본래 주력하던 스마트폰용(6~6.5인치) OLED 생산라인에서 이보다 사이즈가 2~3배는 큰 10인치대 노트북 패널까지 제작하려다보면, 면취를 조정해야 한다. 생산가동 효율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고, 결국 생산단가도 올라가게 된다.

그런데도 삼성디스플레이가 감행한 이유는 최근 IT 완제품사들의 OLED패널 수요와 맞물려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노트북용 OLED패널은 2020년 114만대에서 지난해 558만대로 389% 증가했다. 모니터용 OLED 패널 출하량은 올해 6000만대에서 내년 16만대, 2023년 31만4000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블릿 시장의 '큰 손'으로 불리는 애플도 OLED를 선호하는 추세다.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2023년 또는 2024년 출시 예정인 아이패드(10.9인치, 11인치, 12.9인치)에 OLED 패널 장착을 계획 중이다. 앞서 스마트폰에서 OLED패널이 LCD보다 더 나은 성능을 보여준다는 것이 입증됐기에 노트북, 태블릿 제품에도 적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아이패드(11~13인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태블릿이다. 아이패드 5000만대가 전량 OLED로 전환된다고 가정할 때 1억5000만~2억대의 아이폰 OLED와 맞먹는 수요가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삼성은 OLED에 올인하기로 했다. 스마트폰, 노트북, TV용 등 전 패널에서 LCD 생산을 중단하고 OLED패널을 생산키로 했다.

◇LG의 OLED전략, 'TV스마트폰→오토→IT' 계적 캐파확대

이와달리 LG디스플레이는 OLED패널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고 있다. TV 등 대형 패널 생산에 최적화된 7~10.5세대 가동 효율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려놓은 상태다.

최근엔 기류변화도 감지된다. 첫 관문인 대형 OLED패널이 손익분기점(BEP)를 넘기며 어느정도 궤도에 안착했다고 판단, 다음 단계로 '스마트폰용' 소형 패널 생산능력(CAPA)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의 P-OELD패널 수요에 부응한 조치다. 6세대(1500㎜×1850㎜) 라인의 3조3000억원 시설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용 OLED 캐파는 월 3만장이다. 향후 애플의 주문량에 대비해 2024년까지 월 6만장으로 캐파를 확대하는게 목표다. 6.45인치 OLED 패널 기준으로 연간 1억800만대 가량의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는 규모다.

프리미엄 오토용 OLED 패널 역량 강화에도 드라이브를 걸었다. 최근 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들이 자율주행·전기차를 만들면서 OLED디스플레이 탑재 수요가 많아졌다. OLED는 LCD와 달리 플라스틱 기판(PI)을 적용하기 때문에 차량 구조에 맞춰 자유자재로 구부려 구현할 수 있다.

하지만 노트북, 태블릿 등 'IT기기' 패널 만큼은 OLED가 아닌 'LCD' 생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못 만드는 게 아니라 안 만드는 것이다"며 "IT용 OLED패널은 시장 수요가 적어서 제조하려면 생산단가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오토용 OLED 패널 역시 가격이 비싸지만, IT보다는 선순위로 수량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수요 대비…IT OLED 패널 인프라 선제적 준비

당장은 아니지만 중기적 차원에서 IT OLED 생산 인프라 구축 준비엔 돌입했다. LG디스플레이는 8.5세대(2200x2500mm)용 기술 증착 평가에 나섰다. 그간 IT용 패널은 6세대(1500x1850mm) 유리원장을 사용해왔는데, 8.5세대를 이용하면 13.3인치 패널 생산량이 2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

대략 2~4년 정도 후순위로 두고 생산 계획 잡았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용 OLED패널을 각각 6대 4정도로 나눠 공급해온만큼 아이패드에도 두 회사가 OLED패널을 공급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한 대비다.

최근 모니터 수요증가에 '중형' 사이즈 라인업도 확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화이트(W)OLED 42·48·55·65·77·83·88·97인치 라인업에서 올해는 31인치 양산도 검토하고 있다. OLED가 색 재현율 측면에서 '게임용' 모니터에 최적화됐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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