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VC 돋보기]카카오벤처스, 출발점 김범수 의장 개인회사①2012년 사재 50억으로 케이큐브벤처스 출범, 3년 후 카카오 계열 편입
이명관 기자공개 2022-04-06 08:13:28
[편집자주]
CVC(Corporate Venture Capital, 기업형 벤처캐피탈)는 일반 기업이 재무적·전략적 목적을 가지고 벤처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만든 벤처캐피탈(VC)을 뜻한다.최근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까지 CVC를 두고 있다. 전방위적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특히 정부차원에서 CVC에 대한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그 숫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이 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CVC의 전략과 투자현황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1일 07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벤처스는 IT 공룡 군단 카카오의 일원이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카카오는 플랫폼을 장악하며 대기업집단으로 이름을 올릴 정도로 몸집을 키웠다. 카카오벤처스는 카카오의 성장 과정에서 첨병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카카오벤처스의 역할은 잠재력 있는 초기기업의 발굴이다. 여느 CVC와 다름없다. CVC의 선행 투자 이후 모기업이 인수하는 구도다. CVC는 일반 VC보다 모기업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린 투자를 한다.
물론 통상적인 형태의 스타트업 투자도 활발히 한다. 이 관점에서 카카오벤처스는 발굴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국내 최초 수익률 '100배' 벤처펀드가 바로 카카오벤처스의 손에서 나왔다.
◇김범수 의장, 50억 사재 출현 설립
카카오벤처스는 2012년 설립됐다. 사명은 케이큐브벤처스다. 회사 간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케이큐브벤처스는 출범 당시엔 카카오 계열은 아니었다. 특수관계 정도로 묶여있었다. 연결고리는 김범수 의장이다.
케이큐브벤처스의 설립자는 김 의장이다. 김 의장은 50억원을 출자해 초기 설립자본금을 댔다. 여기에 임지훈 전 카카오 대표도 힘을 보탰다. 임 전 대표는 케이큐브벤처스의 초대 대표로 나섰다.
케이큐브벤처스를 만든 김 의장의 목표는 '우리나라에 100명의 CEO를 양성하자' 였다. 애초 김 의장을 비롯한 설립멤버들은 초기 기업 투자에 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시장에 모험자본은 나름 있었지만, 정작 초기 단계에 투자하는 VC는 많지 않았다.
스타트업은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다보니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사업 아이템의 잠재력이 상당하더라도 제때에 투자를 받지 못하면 빛을 보지 못하고 무너지기 쉽다.
같은 맥락에서 케이큐브벤처스는 초기 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VC를 표방했다. 국내에선 창업 초기를 '3년 미만'으로 정의한다. 실제 케이큐브벤처스란 이름을 달고 투자한 스타트업 대부분이 창업 초기 기업이었다. 라운드 별로 보면 시드와 시리즈A에 집중됐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케이큐브벤처스가 문어발 식으로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크게 세 가지 영역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선행기술 △모바일 △게임이다. 선행기술은 인공지능이나 IoT, 로봇 등의 기술을 포괄한다고 보면 된다. 모바일은 O2O, 핀테크 등이다.
케이큐브벤처스는 '업'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꾸준히 초기기업에 투자했다. 100배가 넘는 멀티플로 업계 이목을 끌었던 케이큐브1호 벤처투자조합을 시작으로 케이큐브벤처스란 이름을 마지막으로 달았던 2017년까지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은 700억원을 넘는다. 당시 운용자산(AUM)은 1100억원 정도였다. 포트폴리오에 담은 투자기업은 80개 이상이다.

◇2015년 카카오 계열 편입, CVC로 본격 출항
설립 초기 김 의장의 개인회사였던 케이큐브벤처스는 2015년 변곡점을 맞이한다. 지배구조에 변화가 나타났다. 2015년 3월 김 의장은 3년간 보유하고 있던 케이큐브벤처스 지분 전량을 카카오에 넘겼다. 이때 책정된 가격은 55억5100만원이다.
김 의장 입장에선 큰 차익을 남기지는 않은 모양새였다. 가격은 물가 상승률 정도만 반영됐다. 애초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만든 벤처캐피탈이었던 터라 밸류는 큰 의미부여를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케이큐브벤처스는 이때를 기점으로 보다 공격적으로 투자와 펀딩에 나설 수 있었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케이큐브벤처스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주주배정 증자를 통해 135억원을 출자했다. 이를 통해 케이큐브벤처스의 자본금은 185억원을 불어났다. 이때부터 케이큐브벤처스는 CVC로서 본격적으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카카오가 케이큐브벤처스에 기대하는 것도 신성장동력 발굴이었다.
시장에서도 케이큐브벤처스의 행보를 주목했다. 특히 스타트업 투자에 유독 적극적인 카카오였던 터라 양사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도 상당했다. 물론 김 의장의 개인회사 시절에도 양사는 지속해서 협업했다. 케이큐브벤처스가 스타트업 혹은 잠재력 있는 기업을 발굴해 투자, 육성하면 카카오가 시너지가 기대되는 스타트업에 대규모 후속 투자금을 집행하며 기업 성장을 이끄는 형태였다.
3년 후인 2018년 케이큐브벤처스는 '카카오' CVC라는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카카오벤처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공식적인 사명 변경 이유는 '카카오 공동체로서의 브랜드 일관성 강화'였다.
사명 변경 후 카카오벤처스는 초기기업 발굴에 힘을 쏟기 위해 액셀러레이터 분야로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여기에 밸류업파트너 팀을 신설하면서 스타트업 성장에도 힘을 줬다. 밸류업파트너팀은 카카오벤처스의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현장감 있는 조언과 네트워크를 제공하며 투자한 팀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기업가치 증대의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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