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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를 움직이는 사람들]'R&D 컨트롤타워' 수장 정창화 부사장⑤신성장부문장 경험, 미래기술연구원장으로…커뮤니케이션 전문성 갖춘 '해결사'

유수진 기자공개 2022-04-06 13:28:32

[편집자주]

포스코그룹이 최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시대의 요구에 맞는 유연성을 갖추고 사업별 경쟁우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주사를 중심으로 기존 철강사업을 뛰어넘어 그린 에너지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더벨은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포스코 사람들의 면면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1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그룹은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앞두고 '미래기술연구원'에 많은 공을 들였다. 별도의 지주사를 두려고 한 이유가 신성장사업 육성을 통한 포트폴리오 균형이었기 때문이다. 연구원이 하루 빨리 자리를 잡고 제역할을 해야 포스코그룹의 '제2의 도약'도 현실화 된다.

그래서 출범 전부터 누가 수장을 맡을지에 관심이 모였다. 회사 안팎에서 지켜보는 눈이 많은데다 그룹의 미래를 좌우할 신사업을 책임지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믿을만한' 사람을 앉힐 거란 예상이 많았다. 그렇게 정창화 부사장이 초대 미래기술연구원장에 낙점됐다.

◇신성장부문장→미래기술연구원장…업무 연속성 '고려'

포스코그룹은 올 초 서울 포스코센터에 미래기술연구원을 개원했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육성할 'R&D 컨트롤타워'다. 각종 기술혁신이 쏟아지고 빠르게 친환경 시대로 전환되는 분위기 속에서 차세대 기술을 선점해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한 목적이다.

연구원은 △AI △이차전지소재 △수소·저탄소에너지 등 3개 연구소 체제로 구성됐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각 사업부문의 전문성 강화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바탕으로 핵심 사업에 대한 종합연구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그룹 전반을 포괄하는 성격으로 철강 중심의 기존 포스코 기술연구원과는 별개다.


관련 전문가도 대거 영입했다. 최고경영층이 얼마나 R&D에 정성을 쏟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작년 말 수소·저탄소연구소장에 KIST 윤창원 박사를, 연구위원으로 미국 KBR 출신 CCUS 전문가 윤주웅 박사를 각각 영입했다. 뿐만 아니라 각 분야별 전문가와 교수·고문 등 모두 60여명을 채용하는 등 신경을 많이 썼다.

다만 연구원장을 맡은 정 부사장은 R&D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 과거 이력을 살펴봐도 매치가 잘 되지 않는다. 그는 미국 웨인주립대와 동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고 졸업후 노스웨스턴대에서 박사 학위까지 땄다. 하지만 1996년 포스코에 입사한 후로는 주로 대외협력과 경영지원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셈이다.

접점을 찾자면 2017년부터 3년간 포스코차이나 대표법인장을 지내면서 신성장·신사업 관련 업무도 함께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무엇보다 지난해 포스코에서 신성장부문장을 지낸 경험이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업무의 연속성 차원에서다. 실제로 포스코홀딩스 출범 후 과거 신성장부문이 하던 업무가 미래기술연구원으로 대거 이관된 것으로 파악된다.


포스코는 2018년 말 조직개편을 실시하고 기존 철강부문을 철강·비철강·신성장부문 등 3개로 세분화했다. 이후 신성장부문은 이차전지소재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해왔다. 이번에 포스코홀딩스 출범과 함께 지주사로 옮겨져 친환경미래소재팀, 미래기술연구원 등으로 구체화됐다.

◇풍부한 대외협력 경험, 지주사 체제 안정화 '기여' 예상

정 부사장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중점을 두는 해석도 있다. 연구원이 이제 갓 출범했고 외부 영입 인사가 많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조직을 안정화시키는 작업이 급선무기 때문이다.

서로 손발을 맞춰보지 않은 인사들이 협력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려면 중간중간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은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연구원 산하 3개의 연구소간 균형을 맞추고 조화를 추구하는 것도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부사장은 포스코차이나 대표법인장을 지낸 3년을 제외하곤 대부분 PR실과 홍보실, 경영지원본부 등에서 근무했다. 인사와 홍보, 대관, 법무, 정보시스템 등을 두루 담당했다. 조정이나 조율에 익숙하고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췄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가 처음 사내이사가 됐을 당시 비슷한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풍부한 대외협력 경험을 갖춘 만큼 필요할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맡기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통상 재계에서 경영지원을 담당했던 인물이 등기임원에 오르는 경우는 흔치 않다. 특히 포스코는 생산(현장)이나 전략기획 출신들이 늘 메인이었다.

무엇보다 포스코는 2018년 최정우 회장 취임과 함께 '기업시민' 경영 이념을 선포하고 선제적으로 ESG경영을 실천해오고 있는 기업이다. 2020년엔 아시아 철강사 최초로 '2050 탄소중립' 계획도 발표했다.

하지만 사업장 내 안전사고 등 부정적 이슈가 종종 발생한다. 이는 기업 이미지 실추를 넘어 경영 이념을 통째로 흔들 수도 있다. 이 같은 상황을 사전에 막거나 최소화 하기 위한 차원의 조치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정 부사장은 주어진 역할을 무리 없이 소화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 입장에선 원만하게 문제를 풀 수 있는 인물이 반드시 필요하다.

포스코그룹은 이제 막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만큼 앞으로 다양한 문제들과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얼마전까지 포항시 등과 일부 갈등을 겪었다. 포스코홀딩스 본점 소재지와 미래기술연구원을 서울에 두기로 한데 대해 지역사회가 반발하면서다. 포스코가 양보를 결심하며 일단락 됐지만 언제든 비슷한 갈등이 재발할 수 있다.

정 부사장은 최근 포스코홀딩스 첫 주주총회에서도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지난해에 이은 사실상의 연임이다. 이사회는 "홍보·대외협력 분야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회사에서 추진하는 현안들을 지원해왔다"며 "경영전반의 통찰력을 보유하고 있고 미래기술연구원장으로서 그룹 성장을 지원해 이사회 운영과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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