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물적분할 바로보기]'황금알 낳는 거위' 클라우드, '클로잇'으로 분사 왜①쌍용정보통신 100% 지분 보유, 비효율 지적…향후 지분 일부 매각 가능성 ↑
박상희 기자공개 2022-04-13 07:34:34
[편집자주]
물적분할이 주식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1998년 외환위기 여파 속에 부실 사업을 정리하는 수단으로 도입됐던 물적분할은 이후 성장 가능성이 큰 신사업부문을 떼어내 손쉽게 외부 투자를 유치하거나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으로 변했다. 물적분할은 기업을 쪼개는 행위 그 자체보다는 분할 이후 기업이 상장이나 투자유치, 매각 등 어떤 수순을 밟느냐에 따라 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 지배구조, 재무구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물적분할을 예고한 기업의 목적과 향후 움직임을 더벨이 쫓아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7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스템 통합 전문업체 '쌍용정보통신'이 클라우드사업부문을 물적분할을 통해 자회사(클로잇)로 분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온 사례처럼 '될성부른 떡잎'이 확실한 클라우드사업을 고속 성장시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다만 클라우드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향후 클로잇이 쌍용정보통신의 100% 종속기업으로 남아있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분 매각이나 투자 유치 등의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 상장사 쌍용정보통신은 지난달 14일 이사회를 열고 클라우드 이노베이션(CI) 사업부문을 분할해 '클로잇'이라는 회사를 신설하기로 했다. 신규 분할된 회사는 클라우드기술 전문회사로서 쌍용정보통신의 클라우드 사업을 위해 기술적 지원을 담당한다. 분할기일은 오는 5월1일이다. 분할등기 예정일은 같은달 6일이다.
앞서 쌍용정보통신은 지난해 영업부문 분류를 변경했다. 2020년까지 쌍용정보통신의 사업부문은 IT 인프라와 SI(시스템 통합)으로 구분됐다. 현재 사업부문은 클라우드사업부문과 그 외 사업부문으로 구분된다. 명실상부 클라우드사업이 쌍용정보통신의 핵심이자 주력이 됐음을 의미한다.
클라우드 사업부문의 존재감은 실적에서도 고스란이 드러난다. 2019년 클라우드부문 매출액은 62억원이었으나, 2020년 124억원, 2021년 812억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수익성 측면에서 클라우드 사업의 기여도는 매출보다 훨씬 더 크다. 클라우드부문 매출이 지난해 큰 폭으로 성장하긴 했지만 클라우드외부문 매출 규모가 1621억원으로 클라우드부문(805억원)의 2배에 달한다. 비용을 조정하기 전 영업이익은 클라우드부문이 251억원으로, 클라우드외부문(181억원)을 압도한다.
향후 클라우드사업부문의 성장 기대감은 더 크다. 쌍용정보통신은 2025년 클라우드 매출 비중을 70%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이 2025년까지 22만대 100%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어 긍정적"이라며 "특히 쌍용정보통신은 공공분야 매출 비중이 70%대를 차지하고 있어 클라우드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쌍용정보통신은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과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SaaS(Software as a Services) 형태의 서비스를 확대해 안정적인 매출 비중 확대와 함께 수익성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쌍용정보통신 안팎에서 클라우드사업이 향후 회사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쌍용정보통신은 왜 클라우드사업부문을 자회사로 분사하려는 것일까. 클라우드사업의 향후 성장 가능성을 감안하면 자금 조달 목적이 커 보인다는 분석이다.
2020년 쌍용정보통신을 인수한 아이티센그룹은 현재로선 물적분할 하는 클라우드사업부문의 자금유치(프리IPO)나 상장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아이티센그룹 관계자는 "분할하는 클라우드 사업부문의 자금조달이나 상장 등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룹의 사업 정체성을 클라우드에 집중할 계획이라 향후 자금 조달이나 지배구조 상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속단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모기업인 쌍용정보통신 입장에서 볼 때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지분율만 고수하면 되는데 고속 성장이 기대되는 클라우드사업부문 지분 100%를 유지하는 건 효율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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