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of PMI] 김태원 화성코스메틱 대표"'볼트온 속도내 성장 모멘텀 확보""전통 제조업에 스타트업 DNA 심는다"
임효정 기자공개 2022-05-25 08:22:37
[편집자주]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M&A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가운데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투자금 회수 실적과 직결될 뿐만 아니라 운용사의 밸류업 전략, 더 나아가 운용 철학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벨은 PE 포트폴리오 기업에서 PMI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키맨과 조직을 찾아보고 핵심 모멘텀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4일 07:30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장품 섹터는 코로나19라는 변수로 적잖은 타격이 입은 업종 중 하나였다. 30년에 달하는 업력을 보유한 화성코스메틱도 예외는 아니었다. 2020년 매출액은 20% 이상, EBITDA는 40% 가까이 감소했다.위기는 늘 존재한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화성코스메틱은 빠르게 위기에 대응했고, 이를 계기로 체력은 한층 강해졌다. 지난해 30% 이상 매출 신장을 이룬 화성코스메틱은 올해 역시 30%를 웃도는 성장이 예상된다. 올해에는 잠시 미뤄놨던 과제를 해결하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다. 플랫폼화, 수직계열화를 위해 볼트온에 적극 나서,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어펄마 인수 후 이듬해 코로나 변수, 위기 속 김태원 대표 선임
어펄마캐피탈은 화성코스메틱을 인수한 이듬해 예상치 못한 변수에 맞닥뜨리게 됐다. 글로벌 펜데믹은 화장품 업계를 강타했고, 특히 색조화장품을 주력으로 하는 화성코스메틱에 가해지는 타격은 더 컸다. 2019년 502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이듬해 390억원으로 주저앉았다.
김태원 대표가 선임된 건 2020년 하반기다. 가장 힘든 시기에 투입된 인사로, 그 만큼 부담감도 컸다. 김 대표는 현대자동차 마북리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중 컨설팅을 알게 됐고, BCG로 이직해 컨설턴트로서 오랜 경력을 쌓았다. LS엠트론 전략기획부문장을 역임한 그는 화성코스메틱에 앞서 GS리테일에 몸담았다. 화장품은 홈쇼핑부문의 주요 카테고리 중 하나다. 김 대표가 자연스럽게 화장품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이다.
화성코스메틱에 합류한 김 대표는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를 제거하는 일에 우선순위를 뒀다. 그는 "고객 대응속도, 초기품질, 생산성 등 3가지를 저해하는 요소를 계속적으로 찾아 이를 제거하는 일에 몰두했다"며 "제품을 다각화하기 위해 연구인력을 대거 확충했고, 그 결과 3배 가까이 해당 인력이 늘었다"고 말했다.
제품군을 강화하는 동시에 확장 전략을 펼치기 위해 아모레퍼시픽의 색조 R&D 임원 출신을 채용했다. 화장품 제형의 다양한 색상을 정밀 분석하고 제조할 수 있도록 컬러리스트(Colorist) 인력도 확보했다. 컬러리스트를 두고 있는 건 국내 화장품 업체에서 보기 드문 사례라는 점에서 통큰 베팅이었다. 이 과정에서 사모펀드가 주인인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김 대표는 "코어밸류에 집중할 수 있었고, 과감한 투자가 뒷받침되면서 턴어라운드 시점을 앞당겼다"고 평가했다.
발 빠른 위기 대응으로 결실을 맺은 건 지난해 하반기다. 40%대였던 해외 고객 매출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70% 이상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기록한 EBITDA 이익률은 16.8%로, ODM 업계 내 최상위권에 속하는 지표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역시 성장세를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올해 확정된 수주 규모가 이미 지난해 매출액을 넘어선 상태"라며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플랫폼화·수직계열화 '볼트온' 추진, 성장 동력 마련
김 대표는 고객중심, 현장경영, 혁신이란 경영철학을 화성코스메틱에 맞게 재해석했다. 부서마다 '우리의 고객이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인지하는 게 첫 번째다. 고객을 알아야 요구에 맞는 일을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부서간 소통 채널을 강화해 같은 목표를 가지고 효율적으로 업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 보고서가 아닌 현장에서 직원과 논의해 개선책을 모색한다. 전통적인 제조업에 스타트업의 문화를 배양하는 것 역시 김 대표가 추구하는 혁신 경영이다. 화성코스메틱은 1994년 설립됐지만 전신은 30년 전으로 더 거슬러 올라간다. 1964년 나무연필 제조업체로 설립됐으며 이 노하우를 이용해 아이라이너를 생산한 것이 시작이 됐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에 투자한 경험을 통해서 혁신 경영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금 느끼게 됐다"며 "화성코스메틱은 업력이 오래된 만큼 전통적 제조업 문화가 배어있는데 여기에 스타트업의 문화를 입혀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의 직접적인 피드백이 대표적 사례다. 직원들은 언제든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으며, 팀장을 거쳐 올라온 내용은 대표가 직접 코멘트를 달아 주는 방식으로 피드백을 준다. 48시간 안에 답을 주는 게 김 대표 만의 룰이다. 성공체험을 제공해 직원 모두가 주요 구성원이라고 느끼게 해주는 방식으로 혁신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화성코스메틱의 최대 과제는 볼트온이다. 단일영업에서 솔루션영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라인업을 확장하자는 취지다. 이와 함께 원료, 용기 등 수직계열화로 경쟁력을 한층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기존에는 아이라인 제품 중심으로 단품 영업을 했다면 더 많은 품목을 원하는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볼트온 전략으로 플랫폼화, 수직계열화를 이뤄 경쟁력을 한층 키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태원 화성코스메틱 대표 이력
△1995~1996년 현대자동차 마북리연구소
△1997~2002년 BCG 컨설턴트
△2002~2006년 I&S컨설팅그룹 co-founder, 전략컨설팅부문 디렉터
△2007~2016년 LS엠트론 전략기획부문장
△2016~2020년 GS리테일 전략투자실장 (홈쇼핑부문)
△2020~ 현재 화성코스메틱 CSO, 대표이사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임효정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MBK파트너스, 2년만에 '모던하우스' 매각 재추진
- [2024 이사회 평가]씨에스윈드, '대주주 의장' 체제로 독립성 아쉬움
- 글랜우드, SGC그린파워 인수금융단 'NH증권·신한·우리은행' 확보
- [thebell interview]오홍근 안다H운용 대표 "헤지펀드로 대체투자 새 지평 연다"
- [줌인 새내기 PE]혹한기 속 빛난 TKL의 저력, 첫 바이아웃 딜로 존재감 입증
- 제이더블유앤파트너스, '중우엠텍' 700억 투자 추진
- '신생 PE' TKL인베스트먼트, '덴탈맥스' 경영권 인수
- [Key of PMI]하재상 TSI 연구소장 "배터리 혁신소재로 성장동력 확보"
- '카카오뱅크 리파이낸싱' 앵커에쿼티, 1200억 추가 출자 단행
- MBK-영풍, '고려아연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지연' 전략적 이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