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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그룹 진단]'포스트 아주캐피탈' 어디에서 찾을까②2가지 원칙, 잘할 수 있거나 완전히 새롭거나...제조업 매물 관심

조은아 기자공개 2022-06-07 09:36:45

[편집자주]

아주그룹의 주력인 레미콘 사업은 건설경기에 좌우돼 불확실성이 높다. 더 큰 문제는 업황이 악화돼도 내부에서 꺼낼 만한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허리띠를 졸라매며 불황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레미콘 사업에서 전체 영업이익의 70%가 나오는 아주그룹은 늘 사업 다각화에 대한 고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아주캐피탈을 매각한 뒤 곧바로 신성장동력을 발굴할 것처럼 보였던 아주그룹이 몇 년째 멈춰있다. 더벨이 과도기를 지나고 있는 아주그룹을 진단했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31일 10:46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주그룹이 그룹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아주캐피탈을 과감히 매각한 건 당장의 이익보다 먼 미래를 본 결정이었다, 아주캐피탈은 업계 2위권으로 매각이 추진되던 2014년~2017년까지 매년 7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다. 수익성도 비교적 탄탄했고 그룹 기여도도 높았다. 당시 아주그룹은 급한 자금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매각을 결정한 건 아주그룹 품에서는 점차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아주캐피탈은 조달금리 상승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조달에 강점이 있는 은행 계열 캐피털 회사와의 경쟁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아주그룹은 여러 차례 매각 시도 끝에 우리금융지주에 3100억원의 가격으로 아주캐피탈을 넘겼다.

매각 이후 관심은 '포스트 아주캐피탈'에 쏠렸다. 당시만 해도 빠르게 빈자리를 채울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매각을 추진한 배경으로 바로 대체제를 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업계는 봤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아직까지 아주캐피탈을 대신할 만한 신사업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계속 인수합병(M&A)을 염두에 두고는 있지만 마음에 드는 매물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아주그룹은 아주캐피탈을 인수하고 또 경영하는 12년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어떤 회사를 인수해야 하는지 명확한 조건을 세우는 기준점이 됐다. 아주그룹은 크게 2가지 원칙을 두고 매물을 찾고 있다.

우선 잘 할 수 있는 사업이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아주그룹은 2005년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대우캐피탈을 인수해 아주캐피탈을 세웠다. 그러나 금융업 경험이 전무해 매각 직전까지도 경영에 고충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때의 경험을 발판삼아 잘할 수 있고, 아주그룹이 지닌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분야, 즉 제조업 쪽 회사를 인수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아주산업은 국내 3위의 레미콘 사업자이지만 공장 수는 1위 유진기업, 2위 삼표산업과 비교해 적다. 유진기업(동양 등 계열사 포함)이 46개, 삼표산업이 17개 공장을 각각 보유하고 있지만 아주산업은 수도권에 7개의 공장만 운영 중이다. 이는 바꿔말하면 그만큼 생산 효율성이 높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다른 신사업을 찾을 때도 생산공정 운영 노하우를 살릴 수 있는 분야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 원칙은 잘 모르는 사업이라면 아예 새로운 사업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대신 성장성이 높고 아주그룹이 처음부터 잘 키워낼 수 있어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아주그룹 관계자는 "몇 년째 M&A 시장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적당한 매물을 찾고 있지만 조건에 맞는 매물을 찾지 못했다"며 "M&A를 통해 그룹과 잘 맞는 사업에 진출한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고 코로나19 등으로 보수적 경영으로 돌아섰던 영향도 있었던 만큼 M&A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5년 이상 매물을 찾기만하면서 안팎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몇 년째 그룹의 신성장동력이 없고 실적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이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산업의 패러다임이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장고'만 하다 타이밍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주그룹은 매물을 찾는 것과 별개로 그룹 차원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스타트업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현재 아주컨티뉴엄에서 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아주컨티뉴엄은 앞서 2월 '아주호텔앤리조트'에서 현재의 사명으로 간판을 바꾼 이후 프롭테크 영역을 중심으로 꾸준히 투자처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달 살기 숙소 추천 및 연결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리브애니웨어'에 투자했다.

이미 성공사례도 있다. 스파크플러스를 통해서다. 아주컨티뉴엄은 2016년 공유오피스 관련 스타트업인 스파크플러스에 투자했는데 10배의 차익을 실현했다. 다만 단순 차익 실현에 초점을 두지 않고 그룹의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두고 투자처를 계속 찾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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