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모카브랜즈, 공격적 투자로 'NFT 왕국' 만든다 [NFT 옥석가리기]①크립토키티·더샌드박스 등 연달아 성공시키며 성장…한국 시장 진출도 적극적
노윤주 기자공개 2022-06-10 11:27:01
[편집자주]
2021년을 뜨겁게 달군 키워드는 메타버스와 대체불가토큰(NFT)이다. 팬데믹 이후 가상세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그 세계를 이루는 필수요소인 NFT의 가치도 수직 상승했다. 동시에 너무 많은 NFT가 쏟아져 나오면서 유일성이 장점인 NFT의 가치가 훼손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옥석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에서 시장 대표주자들의 특징과 장단점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8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블록체인 게임 퍼블리싱 기업 애니모카브랜즈는 올해 초 55억달러(약 7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대체불가토큰(NFT) 열풍을 타고 1년만에 기업가치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제는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을 넘보고 있다.애니모카브랜즈 성장 동력은 다양한 포트폴리오에서 나온다. 크립토키니, 엑시인피니티, 더샌드박스 등 NFT 시장에 한 획을 그은 프로젝트들이 모두 애니모카브랜즈 품에서 탄생했다. 최근에는 국내 기업과의 조인트벤처 설립, 자회사의 지사 마련 등 한국 시장 진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크립토키티 만나면서 급 성장…340개 스타트업에 1조8000억원 투자
애니모카브랜즈는 본사는 홍콩에 위치해 있다. 기업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현재는 전 세계 7개국에 지사를 두고 250명의 팀원을 두고 있다.
애니모카브랜즈라는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건 2018년이다. 회사는 NFT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크립토키티' 중화권 퍼블리싱 권한을 따냈다. 크립토키티는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 게임 중 하나다. 서로 다른 생김새의 고양이 NFT를 수집해 더 특이하거나 예쁜 고양이를 만드는 간단한 방식이다. 2017년 말부터 큰 인기를 얻어 당시 최고가 2억원(600이더리움)에 거래되기도 했다.
2018년 중순부터 가상자산 하락장 일명 '크립토 겨울'이 지속되면서 크립토키티의 인기도 시들해졌다. 그러나 시장 성장 가능성을 직접 확인한 애니모카브랜즈는 가상자산 사업을 접지 않았다. 대신 저평가된 유망 스타트업을 찾아 인수하기 시작했다. 2018~2019년 두 해 동안 애니모카브랜즈가 투자 또는 인수한 기업은 100개에 달한다. 대표적인 자회사 더 샌드박스도 2019년에 계열사로 편입됐다.
애니모카브랜즈는 올해 초 유상증자를 통해 3억6000만 달러 투자금을 신규 조달했다. 리버티 시티 벤처스 주도로 이뤄진 해당 투자에는 소로스펀드, 미래에셋, 10T홀딩스, 델타펀드 등 다양한 기업이 참여했다. 지난해에는 삼성넥스트, 컴투스 등 기업으로부터 다건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애니모카브랜즈는 확보한 투자금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진행 중이다. 유망한 IP를 선점해 하나의 커다란 NFT, 메타버스, 콘텐츠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엮는 '웹3' 구축 목표도 가지고 있다. 4월 기준 총 340개 기업에 15억달러(약 1조8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한국 시장 적극 진출…CEO "당장은 불황이지만 미래 시장 전망 긍정적"
규모 확장 속도에 비해 매출은 크지 않다. 애니모카브랜즈는 보유 하고 있는 IP, NFT, 메타버스 프로젝트가 성장할수록 매출도 덩달아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애니모카브랜즈 매출은 1억4800만달러(약 1860억원)이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넉달 동안에는 5억7300만달러(약 7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성장 중이라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달라는 게 애니모카브랜즈 측 설명이다.
애니모카브랜즈 리스크로는 적은 현금보유량이 꼽힌다. 4월 기준 애니모카브랜즈가 가진 현금성 자산은 9800만달러(약 1230억원)이다. 반면 가상자산은 현금보다 두 배 이상 많은 2억1100만달러(약 265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테더(USDT), 유에스디씨(USDC), 비유에스디(BUSD) 등 스테이블 코인과 이더리움(ETH), 비트코인(BTC) 등 규모가 큰 메이저 코인으로 구성돼 있다.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은 가상자산도 61억달러(7조 6000억원) 상당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 애니모카브랜즈 자회사가 발행한 가상자산으로 게임, 메타버스 등에서 사용하는 용도의 토큰들이다. 가치변동이 심한 알트코인으로 재무제표에서 제외했다.
애니모카브랜즈는 거대한 메타버스 세계 구축을 구상 중인 만큼 국내 시장에도 속속 진출 중이다. 지난 3월에는 큐브엔터테인먼트와 합작법인 '애니큐브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NFT 발행 소식을 알렸다. 비투비, 펜타곤, (여자)아이들 등 큐브엔터의 아티스트 IP를 활용해 '뮤직 메타버스'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자회사인 더 샌드박스도 지난해 국내에 한국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더 샌드박스 사용자 수가 많은 국가다. 더 샌드박스는 메타버스 세계 안에 '케이버스(K-Verse)'를 구축하고 국내 IP 콘텐츠 및 랜드마크를 옮겨 넣을 예정이다.
얏 시우(Yat Siu) 애니모카브랜즈 대표는 최근 CEO레터를 통해 "시장을 향한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긍정적인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며 "인터넷은 디지털재산과 그에 따른 경제 생태계가 마련되는 웹3로 진화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닷컴버블이 인터넷을 붕괴하지 못했고, 2018년 크립토겨울이 가상자산의 불꽃을 끄지 못한 것을 기억한다"며 "지금 찾아온 가상자산 불황도 NFT, 메타버스 열풍을 없앨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출입은행, 상반기 출자사업에 14곳 출사표
- 카카오, 2억달러 교환사채 발행 '공식화'
- [Red & Blue]수급 몰리는 피제이메탈, 알루미늄 시세 급등 '수혜'
- 이에이트, 가천대·길병원과 '디지털 트윈 병원' 구축 MOU
- [멀티플렉스 재무 점검]베트남만 남은 롯데시네마 해외사업
- [뮤지컬 제작사 열전]EMK컴퍼니, 고속성장 비결은 '대기업과 10년 동맹'
- 모트롤 인수 추진하는 두산그룹, 3년 전과 달라진 건
- [LG화학의 변신]패착된 NCC 증설, 자산 유동화 '제값 받기' 관건
- [캐시플로 모니터]포스코인터 '조단위 투자' 거뜬한 현금창출력
- [항공사 기단 2.0]'공격 확대' 에어프레미아·이스타, 매출·리스 줄다리기
노윤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이통3사 AI 매치업]캐시카우 AICC, 통신3사 모두 참전 '각개전투'
- [카카오의 변신, 브라이언을 지워라]윤석 의장 체제 2년, 사측 견제 강화 미션
- 스테이지엑스 법인설립, 컨소시엄 참여사 '주주로 대거 참여'
- [카카오의 변신, 브라이언을 지워라]어깨 무거운 정신아 대표, 인력·사업 쇄신 과제
- [크립토 컴퍼니 레이더]현금실탄 확보한 H랩, 블록체인 사업 확대 박차
- 비상장 선학개미의 '주주권리'
- 카카오, 브레인에 360억 투입 'LLM 연구 지원'
- [Company Watch]마케팅 힘썼던 코빗, 적자 지속 탓 '빡빡한' 곳간 관리
- SKT, 인도·동남아 시장에서 '메타버스' 활로 찾는다
- 매출 늘린 고팍스, 남은 과제 '부채 해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