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5월 27일 08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안타증권에서 나온 한 리포트가 케이팝(K-Pop) 팬들에게 화제다. 흔히 아이돌 덕후라 불리는 케이팝 팬덤을 '무보수 크리에이터 집단'으로 조명한 리포트다. 팬덤을 일종의 창작자 집단, 자기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주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길 원하는, 아티스트의 가치성장이 공동 목표인 집단으로 정의했다.과거 엔터산업은 이런 팬덤을 소비자로만 인식했다. 그러다 팬아트, 움짤(밈), 트위터나 커뮤니티 글, 자체 생산 굿즈, 창작 영상콘텐츠들이 나오면서 신규 팬들이 유입되자 더 이상 소비자로만 국한하지 않았다. 엔터사에서 만든 아티스트 관련 1차 창작물(앨범, 굿즈 등)은 물리적 양이 부족한 탓에 팬덤은 적극적으로 2·3차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한다. 한때 화두가 됐던 '프로슈머(생산에 참여하는 소비자)'의 엔터테인먼트 버전이다.
팬덤이 제작한 2·3차 콘텐츠가 유튜브 등 글로벌 소셜미디어를 타고 세계적으로 무한 공유되면서 BTS, 블랙핑크, 싸이 등이 월드클래스로 발돋움하는데 기여했다. 덕분에 케이팝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으나 이들은 별다른 보상을 공유받지 못했다. 1차 콘텐츠 수익은 엔터사와 아티스트에게 돌아가고 2·3차 콘텐츠 유통과정에서 창출된 광고 등 각종 이익은 플랫폼이 대부분 가져갔다. 지금 같은 인터넷 환경에선 팬덤이 만든 콘텐츠에 대해 저작권, 소유권을 주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소위 덕질을 적극 하는 기간이 평균 1년 정도라고 한다. 적잖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면서 현실적 문제와 부딪힌다. 이들의 유출은 엔터산업에도, 이제 갓 글로벌 수준에 오른 케이팝에게도 좋은 일은 아니다. 동기부여가 되는 무언가를 제공해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
최근 대안으로 떠오른 게 NFT(대체불가토큰)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과 판매이력을 명확히 할 수 있는 NFT가 대중화되면 플랫폼보다 크리에이터의 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NFT 등 다양한 유형의 토큰으로 팬덤에게 의사결정권이나 경제적 보상을 줄 수 있다면 엔터사는 새로운 디지털 수익모델을 생성할 수 있고 팬덤은 유지 및 성장이 훨씬 수월해진다.
의사결정권을 주는 토큰은 축구계에서 이미 시작됐다. 블록체인 기반 팬 참여 및 보상 플랫폼 '소시오스닷컴'은 글로벌 유명구단(유벤투스, 파리 생제르망, AS로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웨스트햄 유나이트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구단이 토큰을 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토큰을 보유한 팬들은 구단 사안에 투표할 권한을 갖고 자신의 의견을 팀에 반영시킨다. 팬이 구단운영의 주체가 된다.
NFT를 통해 팬덤이 엔터사와 아티스트에게 적극 의견을 개진하거나 경제적 보상을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케이팝은 어떻게 변할까. 아이돌 덕후에 대한 세간의 안 좋은 시선을 불식시키고 세계를 장악한 케이팝의 시대가 좀 더 오래 지속되지 않을까. 진짜 '덕업일치(열성적으로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직업으로 삼음)'가 가능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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