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의 무기 '조인트벤처' 올해 잇달아 합작법인 설립 발표...단점보다 장점에 주목
조은아 기자공개 2022-06-21 07:55:49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7일 09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최근 몇 년 사이 합작법인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들어 6개월간 설립을 완료했거나 설립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합작법인만 4곳에 이른다. 합작법인은 가장 강도 높은 기업간 협력인 만큼 LG화학을 대표하는 신 부회장도 부쩍 언론에 얼굴을 내비치고 있다.LG화학의 합작법인 설립은 사업분야는 물론 국경도 가리지 않고 이뤄지고 있다. 합작법인의 장단점은 명확하다. 부족한 역량은 보완되고 자금이나 리스크 부담은 분산된다. 다만 의사결정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는 건 단점으로 지적된다.
LG화학은 최근엔 일본 도레이와 헝가리에 세운 분리막 합작법인이 공식 출범했다고 발표했다. LG화학과 도레이는 지난해 10월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분리막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고 2028년까지 총 1조원 이상을 단계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앞서 5월 말엔 2차전지 소재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 화유코발트의 양극재 자회사인 B&M과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LG화학이 51%의 지분을, B&M은 49%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이어 6월 초에는 고려아연의 자회사인 켐코(KEMCO)와 리사이클 및 전구체 합작법인 '힌국전구체주식회사'를 설립한다는 발표가 이어졌다. 켐코 51%, LG화학 49%의 지분으로 구성된다. 이 밖에 GS EPS와 함께 '바이오매스 기반 친환경 에너지 사업 협력을 위한 기본합의서(HOA)'를 체결했는데 역시 합작법인 설립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해에도 합작법인 설립 발표가 연이어 이뤄졌다. 세계 4대 곡물가공 기업인 미국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와 손잡고 미국에 친환경 플라스틱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고, 바이오디젤 기업 단석산업과 손잡고 바이오오일 합작법인도 세우기로 했다. 태광산업과 손잡고 아크릴로니트릴(AN) 증설을 위한 합작법인 티엘케미칼도 설립한다.
기업들이 합작법인을 세우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술력과 자본이 부족할 때 합작법인을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해외 진출이 한층 용이해지기도 한다. 해외에 진출하려면 각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하는데 자국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해야만 진출이 가능한 곳도 있다. 합작을 통해 공장 설립에 필요한 자금 부담은 물론 각종 리스크도 덜 수 있다.
특히 2차전지 사업은 핵심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외에도 다양한 소재가 필요하고, 또 소재를 만들기 위해 리튬이나 니켈, 흑연 등 광물도 필요해 사업 범위가 워낙 넓다. 협력 없이는 제대로 된 제품을 생산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가격 경쟁력 역시 갖추기 어렵다. 2차전지 산업에서 기업간 합종연횡이 더욱 활발한 이유 역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다만 단점 역시 명확하다. 양쪽 회사에서 함께 CEO(최고경영자)를 비롯해 주요 경영진을 선임하다보니 이 과정에서 양쪽의 힘겨루기가 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선임을 마치더라도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질 수 있고,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가 다소 불분명하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신학철 부회장은 단점보다는 장점에 주목하고 있다. 취임 이후부터 합작법인 설립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G화학(LG에너지솔루션)이 2019년 중국 지리자동차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게 대표적이다. 그간 기술 유출 우려 때문에 합작법인 설립을 꺼려왔는데 과감히 설립을 선택했다.
합작법인을 이끄는 인물에도 관심이 쏠린다. 합작법인의 경우 지분율이 같으면 보통 공동대표를 선임한다. LG화학과 도레이가 헝가리에 세운 분리막 합작법인은 지분율이 같다. LG화학의 이유민 유럽사업추진TFT장과 도레이의 요시무라 이쿠오 헝가리 법인장이 초대 CEO를 맡고 있다.
지분율이 다를 경우 조금이라도 지분을 많이 들고 있는 쪽이 CEO를 선임한다. 중국 화유코발트와 설립하는 합작법인의 경우 LG화학 지분율이 51%로 더 높아 LG화학 쪽의 김우성 대표가 이끌고 있다. 고려아연의 자회사 켐코와 설립하는 합작법인은 켐코 지분율이 51%인 만큰 CEO 역시 고려아연 측 인사가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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