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6월 22일 07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번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받은 낙제점이 이유다.LH는 지난해 임직원 비위 행위로 전국민적인 질타를 받은 뒤 나름대로 뼈를 깎는 자아성찰을 했다. 1년이 지나 '비위기업' 오명을 딛고 겨우 정신을 추스리나 싶었는데 이번엔 경영 실적까지 안 좋은 '무능기업'처럼 비춰졌다. 이쯤되면 LH로선 국민여론 '트라우마'가 생길 만도 하다.
사실 LH 입장에선 약간 억울한 측면이 있다. 임직원의 대규모 비윤리 행위를 사전에 잡아내지 못했다는 원죄가 있지만 곧바로 잘못을 인정했고 다시 태어나기 위해 1년간 안간 힘을 썼다. 국민 주택 공급이라는 기존 사업 수행에 더해 규율 재정비와 조직 개편 등 내부 혁신을 밀어붙이는 데에도 상당한 에너지를 쏟았다. 타 공기업들보다 2배의 연료를 소진해야 했다.
쇄신의 중간 결과물은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중간에 대선 국면이 맞물려 스텝이 다소 꼬인 측면은 있지만 다양한 세부 개혁안을 빠르게 내놓고 집행했다. 감시 기능을 보강하면서 개인보단 시스템에 의해 일이 흘러가도록 제도적 측면을 보완했다.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선 모든 것을 다 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보더라도 경영 실적은 나쁘지 않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5조6500억원으로 최근 5년래 최대치다. 영업이익률 역시 2019년 13.5%에서 이듬해 17.7%로, 지난해엔 20.6%로 매년 개선됐다.
다만 정부가 초점을 둔 경영평가 항목은 실적 수치보단 경영 안정성이었다. 자본생산성과 금융비용, 재무관리계획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이 항목에선 LH가 다소 부진했던 게 사실이다.
부채규모는 완만한 우상향 흐름이며 여기에 동기화 된 금융비용도 꾸준한 증가추세다. 최근의 실적 성장세 역시 매년 자본으로 투입되는 수조원대의 정부 보조금 규모를 고려하면 자본생산성이 그리 높다고 보기는 힘들다. 다만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다보면 보조금 및 부채 증가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할 말이 없게 된 모양새다. 타 기관보다 수행해야 될 과제가 많았고 에너지 소모가 컸지만 평가는 평가다. 종합 평가에서 낙제점 D등급을 받은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LH는 이 참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를 갖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관점을 바꿔 생각해보면 지금 이 시기가 김현준 사장이 얼마 전 강조한 '환골탈태'를 할 수 있는 적기가 될 수도 있다. LH의 변화상을 지켜보는 게 올 하반기의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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