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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는 달라졌나]조직개편·내부단속 '투트랙' 과제⑪새 정부, 개편안 외부용역…공사 지원책 현실화 여부 주목

신준혁 기자공개 2022-07-08 09:22:28

[편집자주]

국민적인 지탄을 받았던 LH사태로 정부가 개혁안을 내놓은 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 LH의 혁신 노력과 결과물에는 몇 점을 줄 수 있을까. 바뀐 것도 있지만 못 바꾼 게 더 많다. 새 정부가 들어선 만큼 이제부터라도 쇄신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벨은 LH가 1년여 전 약속했던 쇄신안의 결과를 중간 점검해보고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6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영쇄신안은 새 정부 들어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섰다. 지난해 3월 투기 논란 당시 정부는 조직해체 수준의 개편을 내세웠지만 마땅한 결론을 내지 못했고 결국 윤석열 정부의 몫으로 넘어왔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취임 후 새로운 쇄신안을 요구하면서 강도 높은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투기 사태의 주요 원인이 일부 직원들의 모럴해저드였다는 점에서 공직윤리와 인사조직 개선 등이 쇄신안에 포함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LH도 내부 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세부규정을 제·개정하는 등 정부와 발을 맞추고 있다. 다만 스스로 자정능력을 기르기 위한 환경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경영 자율권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LH 조직·인력 개편방안 용역 착수

6일 조달청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LH는 최근 '미래지향적 LH 기능·조직 설계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용역기간은 착수일로부터 6개월(180일)이다. 정부는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기능·조직·인력안 도출할 예정이다.

정부는 LH의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공사의 역할을 재정립하기로 했다. 정책 면에선 공공과 민간, 중앙, 지방정부 등 지자체별로 역할분담 방안을 마련하고 로드맵을 도출한다. 여기에 LH의 사업물량 변화 추이를 분석해 공급량을 예측한다. 주거복지와 토지분양, 택지개발, 산업정책의 우선순위도 다시 세우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부동산 정책과 경영여건, 기술·사회적 변화를 파악하고 해외사례 등을 분석해 LH의 경영여건을 진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영여건과 관련해선 △인사·노무·성과관리 체계 △기능·직무·인력배분 △재무여건과 재무리스크 등을 진단하고 보완사항을 검토한다.

조직과 인력 구성에도 변화를 모색한다. 정책주체별 역할 분담과 사업 우선순위 등을 고려해 기능을 정리하거나 축소할 전망이다. 중첩이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총괄부서·사업부서의 기능 조정 및 설계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부동산 취득제한 등 자정노력…경영 자율권 보장 '목소리'

정부의 쇄신안과 별개로 LH는 지난해 투기 사태 이후 인사규정과 이해충돌방지제도, 업무직원 운영지침, 감사기준 시행세칙, 부동산 신규취득 제한 및 신고 등 내부규정을 새로 마련했다. 각 내부규정은 제정과 개정을 거쳐 투기 사태 이전 문제점을 보완했다. 특히 이해충돌방지제도와 부동산 신규취득 제한은 지난해 김현준 LH 사장이 부임한 후 제정된 규정이다.

이해충돌 방지제도는 임직원이 직무를 수행할 때 사적 이해관계를 배제하기 위한 제도로 신고와 기피신청을 통해 부동산 투기를 사전에 방지한다. 이해충돌 방지 담당관은 직무 수행을 정지시키거나 재배정할 수 있다.

부동산 신규취득 제한 및 신고에 관한 지침은 직무부서 등 제한대상자의 부동산 취득을 금지하는 규정이다. 만약 이를 위반할 경우 LH 사장은 6개월 내 취득부동산의 자진매각을 요구할 수 있다.

업계에선 정부가 LH의 경영쇄신 만큼이나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LH의 자정노력에 맞춰 경영과 채용, 복지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실제 LH의 경영 자율성은 공기업 가운데 낮은 편에 속해 현실에 맞는 개편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영실적을 평가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LH의 경영 자율성을 저해하고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LH 사장의 기본급은 올해 기준 1억2597억원 수준이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인상율은 7.8%에 불과했다. 경영평가 성과급이 1억1880억원 가량 지급됐지만 D등급을 받은 지난해 성과급은 0원으로 나타났다. 상임이사나 감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직원 1인당 평균보수액은 2017년 7493만원에서 올해 8006만원으로 6.8% 상승율을 기록했다.

신규채용 규모는 매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LH가 신규채용 규모를 정하는 게 아닌 기재획재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2017년 529명에서 2018년 428명으로 신규채용을 줄였다. 2019년 664명을 채용했고 2020년 절반 수준인 360명을 뽑았다.

지난해에는 경영쇄신안으로 '2000명 감축안'이 거론되면서 채용을 전면 중단하고 17명의 필수인력만 채용했다. 다만 지난해말 신규채용 별도 승인을 받아 올해 초 250여명을 채용했다.

시장 관계자는 "타 공기업과 비교하면 LH의 경영 자율성이나 직원 복지는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없다"며 "정치권의 거시적인 쇄신안도 중요하지만 LH가 자체적으로 내부통제를 구축할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LH사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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